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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도로 유료화? 일 안해도 좋으니 주둥이 닥치고 있어라 제발

강북강변도로와 올림픽도로를 유료화해야 한다는주장이 나왔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발표한 내용이다. 서울 강변북로와 올림픽도로를 1km당 401원으로 유료화한 상황을 가정해 통행량을 예측한 결과, 평일 출근시간대 1시간 총통행량(차량별 통행시간 총합)이 각각 32.0%, 35.8%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두 도로의 통행속도를 높이는데에는 더 좋은방법이 있다.1km당 1000원쯤으로 하면 두 도로는 아마도 평균시속 100km를 넘볼수 있을지 모른다.
이 정도의 일차원적인 대책은 굳이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아니어두 누구나 내놓을 수 있다.비싼 월급받으며 연구하는 이라면 뭔가 고차원적이고 발상의 전환을 하는,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실현 가능한, 매력적인아이디어를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 이처럼 정신없는 발상을 아이디어라고 내놓은 것을 보면 서울시에 낸 세금이 아까워진다.
돈을 내지 않고도, 추가 부담을 하지 않아도 빨리 달릴 수 있어야 한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난 뒤에 그래도 도로가 막히고 소통이 안될 때 그때, 국민 혹은 시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손을 벌려야 한다. 그래도 동의할까 말까인데. 아무런 사전 논의 없이 뜬금없이,아니면 말고 식으로 도로 유료화 문제를 제기한 저의가 궁금하다. 간 한번 보고, 두 세번 반복하다보면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두 도로를 유료화해선 안되는 이유는 많다.
첫째, 우회로가 없다. 많은 유료도로는 그나마 우회로가 있다. 남산1, 3호 터널은 유료지만 남산순환도로를 타면 돈을 내지 않고도 도심 진출입이 가능하다. 서초와 과천을 잇는 우면산 터널도 남태령을 넘거나 양재IC를 이용해 돌아가는 길이 있다. 천안-논산 민자 고속도로도 기존 경부고속도로로 가면된다.
하지만.
강북강변에 우회로가 있는가. 올림픽도로에 우회로가 있는가. 노들길이 있다고는 하지만 강변도로와 올림픽도로가 유료화되는 순간 노들길의 우회 기능도 상실하고 만다.


둘째, 도심이 막힌다. 두 도로를 유료화하면 그 길을 피해 가려는 많은 차들이 도심으로 돌아가려한다. 중앙엔 버스차로, 도로변엔 정차중인 택시, 지그재그로 달리는 오토바이, 게다가 곧 시속 60km를 힘겨워하는 전기차까지 달리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욕 나올 수밖에 없다.


셋째, 도로의 빈부격차를 부른다. 있는자들이 가는 길, 없는자들이 가는 길이 구분된다.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돈을 더 낸다해도 그들은 세금으로 닦은 길에서 혜택을 누리게 된다. 유료도로를 피해 우회하는 이들은 내 세금으로닦은 길을 쳐다만 봐야 한다.


넷째. 평범한 진리. 길을 막아선 안된다는 것이다. 길을 막는 순간 길은 존재의 이유를 상실한다.독일의 아우토반을 보라.막힘이 없다. 돈을 내라고 가로막는 이는 찾을 수 없다. 달릴 수 있는 이는 빨리, 속도가 느린 차는 천천히 달린다. 빠른 차가 내 뒤로 오면 길을 비켜주고 내 차가 느리면 아예 1차로 주변엔 가지도 않는다. 길을 활용하는 지혜가 녹아 있는 곳이 바로 아우토반이다. 돈이 있는 차가 빨리 달리고 돈 없는 이는 기어간다면 그것은 길이 아니다. 돈 자랑하는 공간일 뿐이다.


대안이 있는가.
물론 있다. 도심 교통체증을 줄이고 주행속도를 높이려는 게 목적이다.

첫째, 대중교통을 확충하면 된다. 굳이 자가용 타지 않아도 잠실에서 김포공항까지, 남양주에서 일산까지 빨리 갈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강북강변이나 올림픽도로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직행버스 늘리고, 지하철 보완하면 많은 이들이 굳이 내차 몰고 올림픽도로에 나서지 않아도 된다. 공용 자가용 개념인 도심용 커뮤터를 활성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다못해 공용자전거 사업이라도 활성화하면 지하철타고 자전거타지 비싼 휘발유 태워가며 내 차 몰고 나서지 않는다.
둘째, 사회 인프라의 문제다. 굳이 사람이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전자업무결재, 무료 와이파이 구역 확대, IT의 발전 등을 유도하면사람이 직접 움직이는 상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셋째, 경차 보급만 제대로 해도 도심주행속도는 크게 개선할 수 있다. 혼자타고 달리는 대형세단을 줄이자는 얘기다. 많은 사람들이 경차를 타면 연료소모를 줄이는 것은 물론 공간 효율이 높아져 주행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서울시장과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 행전안전부 장관이 경차를 타도 길이 막혀 도로를 유료화 해야 겠다고 한다면 적극 찬성이다. 하지만 그들이 에쿠스와 체어맨 뒷좌석에 앉아 다니면서 길이 막힌다고 자신들이 더 빨리 달리기 위해 길을 막고 돈을 내라고 한다면 절대로 안된다. 땡전 한 푼 낼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그 길을 무료로 달릴만큼 충분히 많은 세금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쯤에서 간보기를 끝내고 강북강변도로와 올림픽도로는 물론 다른 여타의 도로에서도 추가로 돈을 걷을 생각을 거둬들여야 할 것이다.
이 정도 제안이라면 수백만원 혹은 수천만원을 했을 것 같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연구보고서보다 훨씬 더 값어치 있는 보고서가 아닐까. 제발 좀 밥값들 했으면 좋겠다. 아니면 그냥 주둥이 닥치고 있던지. 제발!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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