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행사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국제행사. 부산모터쇼의 현실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부산모터쇼가 전국적인 행사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는 말은 부산모터쇼를 주관하는 벡스코가 한 말이다. 국제모터쇼를 지향하는 부산모터쇼가 국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부산모터쇼가 11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9일 막을 내렸다. 부산모터쇼를 주관하는 벡스코에서는 부산모터쇼 관람객이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주장했다. 벡스코는 또 부산모터쇼가 2500억원에 상당하는 경제파급효과와 9억6600만달러의 상담 성과를 보였다고 자랑했다.
대다수 수입차 업체들의 불참 속에 당초 우려와 달리 국내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나름대로 성황을 이룬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학술 세미나, 튜닝카 전시, 다양한 공연 등의 부대행사를 펼쳤고 바이어들을 위한 상담회도 성황을 이룬 것으로 보여 부산모터쇼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1년 처음 열린 부산모터쇼가 이제 10년을 맞으며 자리를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풀어야할 과제도 많다. 부산모터쇼의 공식 명칭은 ‘2010 부산 국제모터쇼’다. 인터내셔널 모터쇼지만 국내용 전시회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국제 모터쇼로서의 위상을 되찾던지 아니면 국제모터쇼이기를 과감히 포기하고 대신 알찬 국내 전시회로의 전환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국제모터쇼로 계속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북경모터쇼와 기간이 맞닿아 있어 해외의 관심을 끌기가 쉽지 않은데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수입차 업체들의 관심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2년후에 수입차들이 부산모터쇼에 대거 참여하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국제’를 떼어내고 ‘부산모터쇼’로 공식 이름을 정하는 방안도 고려할만하다. 굳이 국제 모터쇼를 고집하지 않아도 충분히 내실이 있는 자동차 전시회로 만들 수 있다. 전국적인 행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건 부산모터쇼를 주관하는 벡스코의 얘기다. 국제모터쇼가 국제적인 행사가 아닌 전국적인 행사로 자리잡았다는 건 자랑이 아니다.
국제 전시회로 가려면 전기차 전시회나 친환경차 전시회로 방향을 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시회의 성격을 특화하는 것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