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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SRX, 디자인은 쨍 파워는 짱짱

캐딜락 SRX는 캐딜락의 중형 SUV다. 풀사이즈 SUV인 에스컬레이드가 있고 그 아래에 SRX가 포진해 있다. 중형이라고는 하지만 이 차만 떼어놓고 보면 SRX가 풀사이즈 SUV라고해도 좋을 정도의 크기다. 4.85m의 길이, 1.91m의 너비는 그 자체로 당당한 사이즈다.오늘은 캐딜락 SRX를 탔다.

캐딜락의 디자인은 샤프하면서도 개성이 강하다. 한 10년쯤 후에도 먹힐 것 같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누가 봐도 캐딜락이다. 빼어난 디자인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상은 이 차의 아이콘처럼 곳곳에 응용됐다. 그 가운데 자리한 캐딜락의 앰블렘. 방패 모양의 이 앰블렘은 미국 럭셔리 세단의 자존심으로 오랜 기간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앞뒤 오버행은 최소한으로 유지했다. 오버행이 짧으면 실내 공간을 넓게 하기 유리할뿐더러 험로 주행을 할 때 접근각, 이탈각이 커 좀 더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깔끔하고 쨍한 인테리어는 마음에 든다. 특히 계기판이 그렇다. 3개의 클러스터로 나뉜 계기판은 해상도 높은 모니터에 뜬 쨍한 사진 같다. 파란 배경에 흰색 글씨로 전해지는 정보가 선명하다.

센터페시아는 방패 같다. 전체적인 틀을 방패처럼 만들어 캐딜락 전체의 이미지 통일성을 추구했다. 깔끔하고 잘 정돈됐다. 송풍구를 세로로 배치하는 것은 캐딜락의 특징. 헤드램프, 리어램프도 세로로 배치했다.

8인치 모니터는 수납식이다. 온전히 8인치 모니터를 다 들어내 내비게이션 등으로 사용할 수 있고 거추장스러울 땐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들여 넣을 수도 있다. 뒷좌석에도 좌우측에 8인치 모니터를 배치해 제각각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했다. 개별 좌석의 프라이버시 기능이 강조된 공간이다.

파노라마 선루프도 장착돼 있다. 창을 열면 유리가 드러나고 차창을 열수도 있다. 부드럽게 원터치로 열린다.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 좋다. 선루프가 열리는 공간도 넓다. 시원하다.

캐딜락 SRX는 한글을 알아듣는다. 음성인식 시스템을 갖췄는데 한글도 인식하는 것. 하지만 명령할 수 있는 한국말이 거의 없다. ‘라디오’ ‘CD’, ‘내비게이션’ 등 영어를 한국발음으로 해도 잘 알아듣는다. “라디오” 라고 말하면 알아듣고 라디오를 켠다.라디오가 영어라고 하지만 한국식 발음도 통한다. ‘뢰디오우’ 라고 하지 않고 편하게 ‘라디오’해도 알아듣는다. 블루투스 핸즈프리와 연결하면 전화도 걸 수 있다.이 차에는 40기가 하드가 내장되어 있어 필요한 음악, 영화 파일들 내장시켜 즐길 수 있다.

키는 가지고 있으면 ok다. 키는 주머니에 둔 채로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가속하면 소리가 먼저 와 닿는다. 조용한 느낌은 아니다. 거칠게 가속하면 엔진소리가 강하게 밀고 들어온다. 듣기 싫은 소리가 아니다. 엔진의 힘을 느끼게 하는 소리다.

V6 3.0 직분사 엔진은 265마력이다. 최대토크는 30.8kgm. 주행하는데 아쉬울 게 없다. 시속 100km에서 1500rpm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엔진의 효율이 높다. 엔진 속도를 높게 하지 않아도 필요한 힘을 낸다는 것이다. 자동6단 기어가 엔진의 힘을 매우 효율적으로 컨트롤한다.

차는 조용하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는 정도라면 엔진은 차분하고 실내는 조용하다. 속도에 따라서 A 필러에 부딪히는 바람소리 정도만이 들린다. 하지만 엔진을 밟으면 실내로 다이내믹한 즐거운 소리가 실내로 밀고 들어온다. 소리가 자극적인 찢어지는 소리가 아니라 즐길만한 요소로 작용한다. 매력 있는 소리다. 속도를 높이면 바람소리가 점차 커지고 시속 160km를 넘기면 날카롭게 실내로 파고든다.

가속감은 상당하다. 차의 힘을 있는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깊게 가속페달을 밟으면 시트가 몸을 밀고 나가는 느낌이 든다.

변속레버는 고급 무늬목으로 만들어 럭셔리하다. 나무와 가죽, 크롬도금 등을 이용하는 럭셔리 세단 인테리어의 정석을 따르고 있다. 개인적으로 짧은 변속 레버가 주는 손맛을 좋아한다. 이 차의 변속 레버 역시 짧아서 손에 잡히는 느낌이 참 좋다. 캐딜락 SRX는 풀타임 사륜구동에 전자제어식 LSD를 장착했다. 주행상황에 맞춰 시시각각 구동력을 배분해준다. 출발할 때에는 100% 후륜구동으로 움직인다. 가속성능, 승차감을 좋게 배려했다. 후륜구동의 밀고 가는 느낌을 맛보게 한다. 주행도중 회전차이가 발생하면 LSD가 작용해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높은 차다. 앞 뒤 시야가 시원해. 선루프가 넓게 유리로 되어 있어서 바깥을 보는 시선의 자유로움을 동승객들 까지 누릴 수 있다.

힘이 부족하거나 굼뜨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넘치게 반응을 한다. 넉넉한 힘이 뒷받침된다는 얘기다.

차의 흔들림이 좋다. 흔들림을 어느 정도 감수할 수밖에 없지만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넘은 후의 마무리가 깔끔하다. 잔진동이 거의 없다. 한 차례 쇼크로 충격을 잘 마무리한다. 뒤끝 없는 깔끔함이다.

가속감은 스포츠 세단 버금가는 느낌이지만 초기반응이 한 템포 늦는 감은 있다. 사륜구동이 주는 코너링에서의 안정감이 돋보인다. 기본적으로 사륜구동은 고속주행안정성, 코너링에서 두 바퀴 굴림보다 우월한 구조적 특성이 있다. 대신 동력전달 효율, 연비, 소음의 문제가 있다. 장단점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시속 100일 때 rpm은 1600, 수동으로 가면 스포츠 모드로 세팅되면서 6단 1600, 5단 2200, 4단 3100, 3단 4100, 2단 6500 rpm을 각각 마크한다. 2단이 시속 100을 커버한다는 사실이 의외다. 변속비가 넓은 편이다.

1단에서 가속하면 70km까지 오르고, 2단에서는 110km, 3단은 180km까지 허용한다.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기능을 갖췄다. 주행 중 가속 페달이 작동하고 있어도 브레이크가 우선적으로 작동하는 기능이다. 급출발 문제와 관련해서 관심이 되는 기능이다. 브레이크는 부드럽게 작동을 시작한 뒤 빠르게 속도를 줄이고 다시 마지막 순간에 부드럽게 마무리 한다. 영국 레이스 로직사의 비디오 브이박스를 이용해 체크한 시속 100km에서의 제동거리와 시간은 65.46m에 5.88 초다.

코너에서는 아무래도 압박감이 있다. 차 높이 때문이다. 과하게 코너링을 하면 차가 기울며 흔들리는 느낌은 속이지 못한다. 그러나 안정감은 잃지 않는 것은 사륜구동의 힘이다. 안정감 있게 자신 있게 차를 컨트롤할 수 있다. 높이가 주는 핸디캡을 사륜구동이 잘 상소해하는 셈이다.

급가속을 하면 타이어가 출발하는 순간 살짝 슬립한다. 하지만 오래가지는 않는다. 주행안정장치인 스태빌리트랙과 전자제어식 LSD가 개입해 타이어 슬립을 금세 잡아준다. 살짝 타이어가 헛도는 것을 허용해 다이내믹함을 느끼게 한 뒤 차의 안전을 위해 슬립을 바로 잡아주는 것이다. 개입시기가 약간 늦은 게 그리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다.

덩치가 크지만 야무지다. 찰지게 잘 달린다. 고속주행에서 가속감이 더뎌지는 느낌은 있다. 위 그래프에서 시속 180km를 넘기며 190km에 이를 때까지 10초가 넘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시속 150km까지 일상 주행영역에서는 충분히 탄력 있는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힘이 부족하다는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소 굵은 듯한 엔진소리는 즐기기 딱 좋은 정도로 튜닝 됐다. 제로백을 실측한 결과 153.92m, 9.65초에 끊었다. 차와 운전자가 하나 되는 짜릿함이 있다. 브레이크도 믿을 만한 수준이다. SUV이지만 거칠거나 투박하지 않고 엔진과 변속기의 부드러운 조화는 세단 수준이다. 흔들림 등에서 SUV임을 속일 수는 없다. 반면에 시야확보 등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 알고 운전하면 잘 컨트롤할 수 있을 것이다.

7250만원이다.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시승도중 만난 한 경찰이 시승차를 찬찬히 뜯어본 후차 가격을 물어보고는 “싸다”고 말했다. 차가 고급스럽게 보이는 데 비해 가격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말로 해석하고 싶다.

캐딜락 SRX는 안전장치들도 빵빵하게 준비했다. 스타빌리티 트랙은 주행안정장치다. 움직이는 차의 자세를 실시간 체크하면서 안정된 상태로 달릴 수 있게 해준다. 듀얼 댑스 에어백, 사이드 에어백, 커튼 에어백 등은 적극적으로 승객의 안전을 도모한다.

전자제어 LSD, 리얼타임 댐핑서스펜션 등도 차의 구동력과 흔들림을 안정화시켜 결과적으로 안전을 돕는다. 브레이크도 한 단계 진화했다. 달리다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브레이크는 제동 준비에 들어가고 살짝이라도 브레이크 페달을 터치하면 강하게 제동을 시작한다.

어댑티브 포워드 라이트 시스템은 차의 방향에 맞춰 헤드램프의 조사각을 조절해준다. 칭찬해야 할 부분도 있다. 마무리가 야무져 졌다. 단도직입에서 단골메뉴로 지적하던 지붕과 윈드실드 틈새 마무리가 이전보다 한결 나아졌다.

오종훈의 단도직입연비가 아쉽다. 리터당 8.1km를 간다. 크기에 비해 나쁘다 할 수 없다. 하지만 5등급이다. 5등급이면 최하 등급이다. 숫자로 드러나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연비를 개선해 3, 4등급은 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보디라인에서 튀어나온 리어램프도 거슬린다. 자연스럽지 않다. 디자이너 혹은 개발자의 의욕과잉이다. 보디라인과 조화를 이루는 램프였으면 좋겠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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