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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신한 가죽 소파에 몸을 파묻고 있으면 참 편안합니다. 온 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잠이 스르르 오기도 하지요. 소파에 기대 앉아 있으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지요.

그런 편안함을 차에서도 느낄 수 있을까요? 운전을 해야하는 운전석은 곤란하겠지요. 정신 바짝 차리고 운전해야하는 자리에서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편안함을 느끼며 스르르 잠이 들어버리면 안될테니까요.

침대는 과학이라는 광고가 있었지요.자동차 시트야 말로 진짜 과학이지요. 이에 비하연 침대의 과학은 별거 아니랍니다. 끝없는 진동에 대비하고, 충돌할 때 꺾여나갈 부분까지 고려하고, 가장 편한 자세와 빠른 동선, 그리고 시속 200km에서도 운전자의 몸을 제대로 받쳐줘야하는 자동차 시트와 한 곳에 가만히 고정된 채로 편하게 잠만 자게 해주는 침대는 사실 비교할 상대가 아니지요.

1886년에 칼 벤츠가 만들었다는 최초로 휘발유 엔진차에는 바퀴 세 개와 한 개의 시트, 그리고 휘발유 엔진만으로 구성됐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구성으로 만들어진 이 자동차가 바로 최초의 휘발유 엔진차인 벤츠 1호차입니다. 헤드램프, 사이드미러, 경적, 트렁크 등등의 장치들은 최초의 자동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데 시트는 있는 셈이지요. 그만큼 차에 없어서는 안될 구성 요소임을 말해주는 사실입니다.

시트는 이처럼 자동차에 반드시 있어야할 부분입니다. 사람이 타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타서 운전을 해야, 사람을 태워서 이동시킬 수 있어야 자동차일 수 있겠지요.

마차시대에서 자동차 시대로 넘어오면서 초기에는 나무나 쇠로 시트를 만듭니다. 딱딱한 재질에 마치 방석을 올려 놓듯, 첫을 덧대며 부드럽게 만들어 갑니다. 직물 시트로 변해가는 것이지요.

이후 자동차의 시트는 직물과 가죽으로 만들어집니다. 직물시트는 저렴한 가격이고 가죽시트는 고급재질입니다. 고급 차종이라고 하면 거의 대부분 가죽, 그것도 천연가죽으로 시트를 만듭니다.이탈리아 롬바르디아 평원에서 잡히는 물소의 가죽만을 고집하는 메이커도 있었지요.고급스런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고집이겠지요.

천연가죽은 고급스럽지만 비싸고 관리하기도 쉽지 않지요. 인조가죽이 나오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있습니다. 천연가죽에 비해 저렴하고 관리하기도 편하지요. 물론 고급스러운 느낌은 덜합니다.

직물은 가장 저렴한 시트 재질입니다. 싸다고 우습게 볼 건 아닙니다. 다양한 무늬로 꾸밀 수 있고 가죽에 비해 미끌림도 덜합니다. 하지만 직물시트는 시간이 갈수록 지저분해지는 게 사실입니다. 과자부스러기, 우유나 음료수 등을 흘리면 제대로 닦아내기가 불가능하지요. 어린이가 우유를 쏟았다고치면 그 냄새도 만만치 않죠.
하지만 싸구려라고 폄하할 필요는 없답니다. 요즘 직물시트는 불에 잘 타지 않게하는 방염처리는 물론 세균이나 곰팡이 벌레들의 서식을 어렵게 하는 항균처리 등이 기본입니다.

센스 있는 운전자들은 시트 커버를 잘 이용합니다. 시트 커버는 시트에 옷을 입히는 거라고 보면 됩니다. 새 차를 사고 한 2-3년은 원래 상태 그대로 탑니다. 타는 동안 시트에 때가 타고 얼룩도 지는 등 더러워지면 시트커버로 시트를 다 덮어 버리지요. 전혀 새로운 분위기로 바꿀 수 있지요. 시트 커버는 필요할 때마다 떼어내서 세탁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렇게 몇 년 사용하다가 커버가 낡으면 그때가서 시트커버를 벗겨내 버리면 또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되겠지요. 이러다 보면 어느 새 차를 바꿀 때가 되지 않을까요?

시트에는 여러 가지 장치들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열선을 깔아 구들장처럼 따뜻하게 덥혀주는 장치가 있는가하면 시트 내부에 팬을 장치해 바람을 내보내기도 한답니다. 시트 안에 선풍기가 있는 셈이지요. 더운 여름철 운전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죠. 가랑이가 땀에 차 축축해진 느낌을 말입니다. 그런데 시트에서 바람이 솔솔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상상만으로도 시원해지지 않습니까?

히팅 시트는 고급차에는 기본으로 장착되는 추세입니다. 특히 여성들이 ‘따뜻한 시트’를 좋아하지요. 추운 겨울에는 마치 아랫목같은 느낌을 주지요. 고급차가 아니어도 이를 채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요.

열선이나 송풍장치 이외에 안마기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동 안마기를 시트 안에 설치해 스위치를 누르면 탑승자의 등을 두드려주는 거지요. 거의 안마기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자동차의 시트는 가끔 침대로 이용되기도 한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는 피곤한 몸을 시트에 누이고 한 숨 자는 운전자들의 모습을 가끔 보게 되지요. 시트가 침대가 되는 거지요.

이쯤에서 눈치를 채신 분들도 많겠지요? 침대에서는 잠만 자는 게 아니니까요. 사실 자동차는 밀애를 나누는 공간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종종 있지요. 이때 중요한 것이 시트 조절 레버입니다. 시트를 누일 때 레버를 제끼면 시트가 뒤로 한 번에 젖혀지지요.

하지만 모든 시트가 다 그런 것은 아니랍니다. 어떤 시트는 마치 나사를 돌리듯 동그란 레버를 열심히 돌려야 시트가 조금씩 뒤로 넘어갑니다. 과거 대우자동차가 이
런 시트였지요.’바람둥이는 골프가 싫다’고 시승기 제목을 단 이유도 바로 시트 때문이었습니다.한 번에 넘기는 시트가 아니란 얘기지요. 눈길이 마주치며 불꽃이 튀기는데시트를 누이느라 낑낑대는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작업이 제대로 진행될리가 없겠지요. 믿거나 말거나 플레이보이들이 기피하게 되는 이유입니다.여성들에게는 가장 안전한 시트가 될수도 있지요. 아버지가 딸에게 차를 사준다면 시트가 선택기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전동식 시트도 있지요.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시트가 앞뒤로 움직이고 등받이 각도도 조절되지요. 레버를 제껴 조절하는 것 보다 시간은 조금 더 걸리지만 분위기가 다 식어버릴 정도로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닙니다.

자세를 전혀 조절할 수 없는 시트도 있답니다. 경주용 자동차에 사용되는 버킷 시트가 그렇지요. 버킷시트는 등받이를 조절할 수도 없고 시트를 앞 뒤로 움직여 볼 수도 없습니다. 딱 정해진 위치대로 고정시켜 앉아야 하는 것이지요. 드라이버의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게 해 경주 기록을 좋게하기 위한 것입니다. 엉덩이가 시트에 꽉끼고 어깨조차 마음대로 움직이기 힘들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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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시트는 경주용차를 위한 제품입니다. 일반 차에 이를 달면 몸을 편안하게 하고 운전하는 게 불가능해집니다. 항상 경주하듯 허리를 곧추세우고 두 팔을 쫙 편 자세로 운전해야 하니 편할 리 없지요. 오래 운전할수록 더 그렇습니다. 출퇴근하는 차에 이를 달고 다니는 것은 권할만한 일이 못됩니다.


어린이용 안전시트는 어른들이 신경써야 합니다. 부모의 결심과 선택에 따라 아이의 안전이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용 안전시트는 나이와 신체조건에 맞는 시트를 선택해 앉히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태어나서 약 7~8개월까지는 목을 가누지 못하는 시기로 신생아용을 사용해야 한다. 생후 6개월부터 5세(7~18kg)까지는 유아용을, 몸무게 18~27kg의 5세 이상 어린이들에게는 어린이용을 사용해야 합니다. 갓난 아이인 경우 어른이 안고 타는 경우가 많지요. 큰일납니다. 반드시 나이에 맞는 전용 안전시트에 태워야 하는 것을 명심하세요.

유아용 시트를 고를 때에는 반드시 우선 품질인증 마크를 확인해 봐야 합니다. 정부 공인기관의 검사를 통과한 제품에는 ‘검’자 마크가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아이의 머리를 제대로 보호해주는 제품인지 확인합니다. 특히 생후 6개월부터 5세까지 쓰는 유아용 카시트에는 별도의 머리 보호대가 있어야 아이의 머리가 차체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는 것을 막아줍니다. 아이의 키에 맞춰 안전띠를 조절해줄 수 있는지도 체크해야지요. 차체에 제대로 밀착해서 고정시킬 수 있는지, 장착과정이 복잡하지는 않은지, 통기성은 좋은지도 살펴보는 게 좋겠지요.

어린이용 안전시트는 반드시 뒷좌석에 설치해야 합니다. 가장 안전한 곳이기 때문이지요. 앞시트에 안전시트를 설치하고 아이를 태우고 가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에어백이 터지면 아이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충격이 가해지고 에어컨 가스로 인한 질식사고를 당할 위험도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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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