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워진 아우디 S4가 국내에 소개된 것은 드라마를 통해서다. 지난해 가을 ‘미남이시네요’ 라는 SBS 드라마로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TV 드라마를 론칭 무대로 삼았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던 그 차, 아우디 S4를 시승했다.
뉴 아우디 S4는 A4의 고성능 버전이다. A로 시작하는 세단시리즈의 고성능 버전이 바로 S 모델들이다. S는 최고의 성능을 의미하는 ‘Sovereign Performance’의 첫 글자에서 따왔다.
우리로 치면 준중형 정도의 크기인 아우디 A4는 2.0 리터 엔진이 211마력의 힘을 낸다. 힘이 월등히 세졌다는 현대차 쏘나타의 2.4리터 GDi 엔진이 201마력인 것과 비교하면 A4의 파워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미 A4 만으로도 고성능이라 할 만 한데 A4의 고성능 버전을 따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V6 3.0리터, 333마력짜리 엔진을 얹어 S4를 만든 것이다. 고성능에 대한 개념이 우리와는 확연히 다르다.
재미있는 것은 크지 않은 차체에 333마력이라는 엄청난 파워를 갖췄다는 점이다. 작은 거인이다. 차의 크기와 성능은 별 상관없음을 잘 말해주는 차다. 작은 엔진을 얹어도 차는 크고 볼 일이라는 우리네 정서로는 작은 차에 무려 300마력이 넘는 엔진을 올린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S4는 이처럼 한국의 정서와는 조금 동 떨어진 체형을 갖춘 차다.
아가리를 쩍 벌린 것 같은 큰 싱글 프레임 그릴에 살짝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S4라는 표시가 눈에 뜨인다. S4 배지 하나 달았을 뿐인데 차가 달라 보인다. LED 램프가 그리는 유려한 곡선은 이제 아우디의 확실한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았다. 비교적 단순한 사각 프레임 안에 제논 헤드램프와 LED 보조 램프가 조화를 이루며 배치됐다.
레드와인 컬러는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색이다. 물론 잘못 쓰면 싸구려 같아 보이지만 S4 시승차의 컬러는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알루미늄 소재가 적용된 사이드 미러도 시선을 잡아끈다.
단정한 인테리어는 보기에 좋고 조작하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버킷 타입의 시트는 운전자의 몸을 잘 지지해준다. 특히 허벅지가 닿는 부분을 길게 늘릴 수 있어 각각의 체형에 따라 시트를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스포츠 세단, 고성능 세단에서 시트는 엔진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다. 시트가 운전자를 잘 잡아주지 못하면 차의 고성능은 빛이 바래버린다.
센터페시아는 평면으로 배치되지 않고 운전석 쪽으로 살짝 틀게 배치됐다. 운전자의 조작편의성을 위한 것이다. 덕분에 운전석 공간이 비행기 조종석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조수석 대시보드 위에는 보기만 해도 듬직한 ‘콰트로’라는 영문표기가 있다. 아우디만의 풀타임 사륜구동 방식이다. 눈이 내리는 길이라면 더 없이 믿음직한 존재가 바로 콰트로다.
3세대 MMI(Multi-media Interface)에는 10GB의 하드 드라이브가 있다. 음악을 그 안에 넣어두고 덴마크의 명기, 뱅앤올룹슨 오디오 시스템으로 들으면 된다. 귀에 착착 감기는 소리가 색다르다.
도로 위에 S4를 올렸다. 첫인상은 역시 가속력. 대단한 힘을 느꼈다. 330마력의 힘은 7단 변속기를 통해 거칠지 않게 조절된다. 잘 조련된 야생마 같은 느낌이다. 엔진의 힘은 변속기를 거치며 낭비 없이 충실하게 차의 속도를 올린다. 탱탱한 가속감, 팽팽한 긴장감은 S4를 타는 내내 운전자와 함께 했다.
콰트로 시스템은 완벽한 뉴트럴 조향특성을 만든다. 핸들은 2.3회전하면 완전히 감긴다. 조향비가 좁은 편이다. 그만큼 예민한 특성임을 말해준다. 조향 피로감은 거의 없다. 핸들을 돌리는 운전자의 의도대로 잘 따라주는 차체가 재미있다. 잘 조련된 야생마라 말도 잘 듣는다.
S4의 서스펜션은 A4세단보다 20mm 낮다. 그만큼 달리기 성능에 중점을 둔 세팅이다. 서스펜션은 단단하지만 불필요한 진동은 잘 걸러줘 승객의 피로감을 줄였다. 천천히 달리는 일상 주행에서는 매우 편안했다. 스포츠카 맞나 싶을 정도로 저속에서는 소프트하다. 천천히 부드럽게 달린다. 하지만 부드러움은 거기까지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가속을 이어가면 거친 숨소리를 토해내며 발걸음을 바삐 움직인다. 주행모드는 컴포트, 오토, 다이내믹 세 가지 모드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속도를 높여가면 S4가 도로에 밀착해 달리는 느낌이 엉덩이로, 발바닥으로, 변속레버를 잡은 손으로, 시트의 엉덩이로 전해져 온다. 온 몸이 차와 하나가 되는 것이다. 20mm 낮은 차체에 콰트로 시스템이 어우러져 차와 운전자와 도로가 마치 하나인 듯 움직였다. 좁은 커브길에서도 부담이 적다. 차는 잘 돌아나갔고 타이어는 살짝 살짝 비명을 지르지만 그립은 유지했다. 컨트롤하기가 쉬운 편이다.
야간 운전을 할 때에는 하이빔 어시스트가 유용하다. 상향등을 켠 상태에서 맞은편에서 차가 나타나면 하향등으로 스스로 전환하는 것.
시속 100km를 가르킬 때 rpm은 1950 정도에 머문다. 시속 100km를 유지하며 수동 변속을 이어가면 3단에서 5000rpm, 4단에서 3600rpm, 5단 2950rpm, 6단 2400rpm을 각각 마크한다. 변속기가 폭 넓게 엔진 힘을 쓸 수 있게 해준다. 7단 S 트로닉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변속 타이밍이 0.2초에 불과하다. 수동변속기 보다 월등히 빠른 기록이다. 변속타이밍이 빠르다는 건 동력 효율, 연료 효율이 모두 우수하다는 말이다. S4의 연비는 8.5km/L. 그리 우수한 편은 못된다.
오종훈의 단도직입뒷좌석이 좁다. 차체 길이 4717mm로 작은 편은 아니지만 실내, 특히 뒷좌석에서 느끼는 공간은 좁다. 5인승이라고 뒷좌석에 어른 셋이 앉으면 짜증스럽겠다. 센터터널까지 높게 솟아 있어 뒷좌석에는 둘만 앉으면 좋겠다. 가끔 멈칫거리는 가속감이 드러난다. 2, 3단으로 변속되는 시점인 시속 66, 90km 부근에서 변속감이 좋지 않다. 변속이 부드럽게 이뤄지지 않고 걸리는 느낌이다. 막힘없이 시원하게 터지는 가속감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