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의 리콜 사태가 현대차에 기회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적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단순한 논리지요. 업계의 냉정한 현실이기도 합니다만 한마디로 웃기는 얘기입니다. 오히려 현대차도 언제 토요타 짝이 날지 모른다고 봐야 합니다.
토요타 여파로 현대차의 판매가 한두 달반짝 살아날 수는 있겠습니다. 현대차는 벌써 지엠의 뒤를 이어 ‘1000달러’ 마케팅을 시작했다 합니다. 토요타에에 자사 차로 갈아타는 고객들에게 1000달러를 준다는 것이지요. 토요타를 떠난 소비자들이 얼마만큼이나 현대차를 선택할지는 알 수 없지만 다만 한두대라도 더 팔겠지요.


하지만 길게보면 이번 리콜 사태는 전체 자동차 산업의 위기입니다. 소비자들이 자동차 품질에 대해 좀 더 까다롭고 확고한 인식을 하게 돼서이지요. 언제 어떤 메이커가 품질 시비에 휩싸일지 모릅니다.


이번 사태가 터지기 전만해도 ‘품질의 토요타’로 불리던 메이커입니다. 그런 토요타가 품질 문제 한방에 휘정하고 있는 거지요. 과연 현대차는 완벽한 품질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지 되물어야 합니다.


토요타 파동 여파로 현대차 판매가 늘수록 더 많은 고객들이 현대차의 품질을 눈여겨 볼 것입니다.일본이나 유럽, 미국 메이커의 차를 타다가 현대차로 갈아탄 현대차의 새로운 고객들은 지금까지의 현대차 고객들보다 훨씬 까칠하고 까다로운 소비자들일 것입니다. 이들이 현대차를 구매하고 타다가 예상치 못한 결함을 집어낼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현대차가 좋아할 때가 아니라 더 바짝 긴장해야 할 이유입니다. 오히려 판매량을 늘리기 보다 품질 점검에 더욱 열성을 쏟아야 합니다. 그래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1위의 저주’이기도 합니다. 세계 1위 자동차 메이커로 군림했던 지엠이 몰락했고, 그 뒤를 이어 선두에 오른 토요타가 불과 1년이 채 안된 시간에 주저 않았습니다. 또 다른 메이커가 1위 자리에 오르겠지만 그 자리는 영광스런 자리이기 보다 언제 그 자리를 내주느냐가 관건인 쫓기는 자리일 것입니다.


문제는 품질입니다. 제품의 품질을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하고 소비자들의 사소한 불만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입니다. 시장, 소비자들과의 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강화해야하는 것도 결국 품질 문제로 귀결됩니다. 시장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품질에 피드백 시켜야 한다는 것이지요.


현대차가 과연 그런지 스스로 되돌아 보아야 할 것입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물론 내수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지적과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 소비자들이 불편해하는 부분을 앞서서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스스로 살펴보고 앞서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토요타의 문제는 곧 현대차의 문제로 찾아올 것입니다.


미국의 한 자동차 컨설팅업체 대표는 “토요타는 새로운 지엠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소비자보다 상관의 눈치를 보기에 급급한 대기업 병을 앓고 있고, 품질관리 수준은 예전만 하지 못한 토요타를 날카롭게 지적한 말입니다.


현대는 어떻습니까. 대기업 병으로치면 현대차 만큼 중증인곳도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뒤돌아 서서 ‘회장님’과 ‘부회장님’ 눈치 보기에 급급한 회사이지요. 그나마 품질 수준이 예전에 비해 좋아진 것이 다행입니다.


문제는 품질입니다. 품질을 높이고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양적 팽창은 품질을 낮추거나 관리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작용할 위험이 큽니다. 바로 이 대목을 경계해야 합니다.


토요타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가는지,현대차는 또 어떤행보를 보일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