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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재미 쏠쏠한 렉서스 IS250 F 스포츠

한국 시장에 없는 렉서스 모델이 몇 있다. 그중 하나가 IS F다. 렉서스 라인업의 막내라 할 수 있는 IS지만 여기에 F가 붙으면 격이 달라진다. 배기량 5.0리터에 416마력짜리 V8 엔진을 얹은 스페셜 모델이다. ‘작은 차에 큰 엔진’은 렉서스보다는 유럽 럭셔리 브랜드에 더 어울릴 듯한 차다.

렉서스 IS250에 IS-F의 디자인 요소를 가미한 모델이 있다. IS 250F 스포츠다. 어찌보면 IS-F의 짝퉁이다. 하지만 렉서스가 만들어 짝퉁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어쨌든 겉모습은 IS F인 차 ‘IS 250F 스포츠’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IS F 같은 느낌을 주는, 그러나 IS F는 아닌 차다. 이 차 출시를 알리는 보도자료는 간단했다. 단 네 문장이었다. 브랜드의 사활을 결정짓는 비중있는 모델이 아니라 라인업의 다양함을 자랑하기 위한 양념같은 모델임을 알 수 있다.

역시 스페셜 모델에는 원색이 어울린다. 작은 차여서 원색이 더 멋있다. IS-F 전용 블루 컬러다. 매쉬 타입의 라디에이터 그릴, 리어 스포일러가 IS 250과는 다른 이 차의 외관상 특징이다. 인테리어에서는 스티어링 휠 하단에 붙은 F로고, 몸을 단단히 지탱해주는 버킷 시트가 이 차의 특징을 이룬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건다. 속도계와 타코미터의 바늘이 끝까지 치고 올라갔다가 제 자리를 찾는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역동적인 느낌을 시각적으로 전한다. 그러나 조용했다. 엔진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조용함이다. 도로 위로 차를 올리고 속도를 시속 100km에 맞췄다. rpm은 1800 수준이다. 조용한 편. 간간이 노면 잡소리가 올라오지만 차보다 도로 탓이다. 렉서스를 타다보면 몽환적인 느낌을 받는다. 이 차 역시 예외는 아니다. 바깥 세상과 격리된 딴 세상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다.

시속120km를 넘기면서 속도계 주위로 주황색 원이 생긴다. 속도를 더 높이면 빨간색으로 변한다. 속도가 빠르니 주의하라는 메시지다. 시속 170km 부근에서 바람소리가 꽤 크게 실내로 파고든다.

부드럽게, 하지만 강하게 달리는 느낌이다. 고속에서도 운전자의 스트레스는 크지 않다. IS 250이면 라인업에서 막내지만 막내답지 않은 야무진 성능 보여준다. GS와 더불어 IS는 렉서스에서 가장 달리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모델 중 하나라는 걸 새삼 느낀다. IS는 작지만 럭셔리 세단의 면모를 갖춘 차다. 여기에 IS-F 분위기를 더해 스포티한 감각까지 살아있다. FR의 승차감은 이 차에도 살아있다. 직진안정성은 차에 대한 신뢰를 더해준다. 시속 200km를 넘보는 고속주행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바탕으로 운전자의 불안감을 확실하게 줄인다. 뒤에서 차를 밀어주는 구동계의 느낌은 뒷바퀴굴림차의 선물이다. 앞뒤 균형을 이루는 무게 배분과 구동력이 주는 안정감이 돋보인다. 바로 이전 요소들로 해서 운전자는 차를 신뢰하게 된다.

핸들에는 패들시프트가 있다. 수동변속모드를 가진 6단 자동변속기다. 수동모드에서 자동변속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고집스런 운전자들이 좋아하는 세팅이다. 1단에서 60, 2단에서는 100km까지 속도를 올린다. 3단에서는160km, 4단에서 220km를 마크한다. 시프트업은 운전자가 직접 조작해야 이뤄진다. 운전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 같아서 기분좋다.

무엇보다 버킷 시트를 통해 느끼는 차와의 일체감은 때로 짜릿하다. 시트가 몸을 잘 받쳐줘 운전이 편했다. 직진 가속을 할 때 시트에 묻히는 느낌, 코너를 돌아 나갈 때 시트가 옆구리를 단단하게 받쳐줄 때 가속페달을 좀 더 깊게 밟을 수 있는 자신감을 얻는다.

렉서스의 내비게이션은 보기 편하지만 친절하지는 않다. 어디에 과속 단속 카메라가 있는지 알려주는 법이 없다. 힌트도 없다. 단속 카메라 정보가 필요한 운전자라면 GPS 만이라도 따로 달고 다녀야 한다.

계측기를 이용해 실측한 시속 100km 가속시간은 8.34초, 시속 190km까지는 32.07초를 기록했다. 그래프를 그려보면 시속 100km, 140km, 180km를 기점으로 기울기가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브레이크는 100에서 3.17초 동안 44.7m를 더 달려 정지했다.

렉서스 IS 250 F 스포츠는 작지만 달리는 재미가 쏠쏠한 차다. 원색의 블루 컬러가 주는 강렬한 인상과 더불어 렉서스의 조용함을 잃지 않는 야무진 컴팩트 세단이다. 스포티한 외모에 실생활에서 즐기기에 충분한 성능으로 때로 얌전하게, 때로는 거칠게 움직이는 데 부족함이 없다.

오종훈의 단도직입뒷좌석이 좁다. 차 길이 4.6m가 안돼는 콤펙트 세단인데다 FR 방식으로 차의 정중앙을 관통하는 센터 터널이 뒷좌석 공간을 잡아 먹는다. 5인승 세단이기는 하지만 뒷좌석에 성인 셋이 타기에는 비좁다. 내비게이션은 좀 더 친절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과속 단속 카메라의 위치를 알고 싶어하는 ‘현실적 요구’를 감안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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