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JD파워가 있다면 한국엔 마케팅인사이트가 있다.

8년째 대규모 온라인 자동차 품질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발표해온 마케팅인사이트가 올해도 어김없이 ‘자동차 기획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백서로 발행했다. 한국 시장에서 판매중인 모든 자동차들의 품질 조사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자동차품질조사기관인 마케팅인사이트(김진국)는 지난 11월 ‘한국자동차 품질백서 2005~2009’를 단행본으로 펴냈다. 2003년부터 매년 발행해 올해 일곱 번째 백서다. 조사는 2001년부터 시작됐다. 해마다 10만명, 9년동안 누계로는 100만명이 넘는 응답자들이 이 회사의 설문조사에 응해 백서를 펴낼 수 있었다.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대규모 온라인 설문조사가 7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자동차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르노삼성차가 ‘소비자 만족도 8년 연속 1위’, 지엠대우가 ‘중형차 품질 1위’ 등의 광고가 모두 마케팅인사이트의 올해 조사결과를 근거로 하고 있다.

이 회사의 백서는 해를 더할 수록 깊은 의미를 갖는다. 한 해 동안의 품질 평가는 물론 지난 몇 년동안의 품질 변화, 소비자들의 평가 추이를 추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조사를 마치고 백서를 펴내면서 마케팅인사이트 김진국 사장은 “한국자동차 산업의 품질 수준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덧붙여 “소비자의 기대는 이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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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결과는 국내업체들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수입차의 품질 수준이 앞서는데다 소비자들 이 수입차에 느끼는 심리적 부담이 점차 줄고 있어서다. 백서는 수입차 브랜드들의 제품과 서비스 품질이 국내업체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는 결과도 내놨다. 과거에는 수입차를 사는 소비자들이 스스로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이 같은 과정이 국산차 구매 고객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국산차가 ‘더 싼가?’ ‘더 서비스가 좋은가?’ ‘계속 사줘야 하는가?’ 등에 대해 답하기가 점점 버거워진다는 것. “적지않은 소비자들이 한국 자동차 산업을 응원하고 후원하면서 느끼던 보람이 부질없는 것이었다고 돌아앉고 있다”고 백서는 우려하고 있다.

백서는 또한 자동차 내구 품질에서 르노삼성의 독주가 현대에 의해 추월당했음에 주목하고 있다. 2005년 현대가 초기품질에서 르노삼성을 앞섰던 것을 보면 이는 예견했던 결과라고 마케팅인사이트는 풀이했다.

이밖에도 백서는 곳곳에서 자동차 품질에 관련한 의미있는 조사 결과와 최근 5년간의 추이를 깊이있게 풀어내고 있다.

2009년 조사결과를 간략히 살펴보면 국내업체들 중에서 ▲초기품질에서는 르노삼성이 113PPH로 ▲내구품질은 현대차가 404PPH로 ▲상품성은 르노삼성이 611점으로 ▲영업만족도는 르노삼성이 811점으로 ▲AS만족도는 르노삼성이 825점으로 ▲품질스트레스는 르노삼성이 121SPH로 ▲종합체감만족률은 르노삼성이 63.1%로 각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내구품질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르노삼성이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수입차는 초기품질, 내구품질, 상품성, 종합체감 만족률에서 국산 선두 업체보다 앞섰다.

백서는 한글과 영문으로 정리해 국내 업계에 종사하는 외국인은 물론 해외 자동차 업계에도 한국의 자동차 품질 수준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케팅인사이트 김진국 사장은 “품질이 좋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품질이 나쁘면 도태는 필연적이다”고 지적하며 업계의 분발을 촉구했다.

마케팅인사이트 홈페이지(www.mktinsight.co.kr)에서 PDF 파일로된 백서를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다. 책자로는 2만원에 판매된다. 구입문의 02-6004-7600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