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7은 아우디가 만든 첫 SUV다. Q는 콰트로에서 왔다.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을 만든 아우디가 SUV를 만들지 않았다는 건 아이러니였다. 또한 그런 아우디가 SUV를 만들게 된 점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그 Q7이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마이너체인지를 거쳤다.

앞모습에 변화가 크다. 크게 보면 예전과 다를 게 없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여기저기 바뀐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아가리를 쩍 벌린 모양의 싱글 프레임 그릴에 은색 세로선이 눈길을 끈다. 이전엔 그릴 안쪽으로 가로 선이 있었다.

헤드라이트에 LED를 적용하는 아우디의 최신 트렌드는 여기에도 어김없이 적용됐다. 헤드라이트를 ㄷ자로 둘러싼 14개의 LED 램프, 그리고 그 아래 가로로 길게 배치한 12개의 LED 램프. LED 램프를 차 앞부분에 적용하기 시작한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강조하려는 듯 LED를 마음껏 사용하고 있다. 이미 많은 차들이 아우디를 따라 LED를 앞 부분에 적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Q7은 크다. 길이가 5m를 넘고 폭은 2m에 가깝다. 휠베이스도 3m를 넘긴다. 리무진을 제외하면 휠베이스 3m를 넘기는 차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큰 차다. 높이는 에어서스펜션을 적용해 최처 1697mm에서 최고 1772mm까지 변한다. 길이만 5m가 넘는 이렇게 큰 차가 7인승이 아닌 6인승이라는 게 의아하다. 3열 시트가 적용됐지만 자동차 등록증상의 탑승 정원은 6명이다. 2열 중앙 시트가 법적인 규격에 미달이라 제대로 된 시트로 인정받지 못한 탓이다. Q7이 처음 국내 시판할 때부터 지적된 문제인데 아우디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같 같다. 어차피 7명이 타기는 하겠지만 마이너 체인지할 때 아우디가 좀 더 성의를 갖고 2열 중앙좌석을 크게 만들어야 맞는 일이다.

국내 시판하는 Q7은 두 종류다. 4.2와 3.0으로 둘 모두 TDi 즉 디젤엔진이다. 시승차는 아랫급인 3.0 TDi.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56.1kg.m의 성능을 가졌다. V6 2967cc 터보 디젤 엔진으로 2,000rpm부터 최대토크를 얻을 수 있다. 메이커 발표 0->100km/h 8.5초, 최고속도 216km/h의 성능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조금 빠른 편으로 보인다. GPS를 이용한 전문 계측장비인 ‘비디오 V 박스’를 이용해 실제 계측을 해 본 결과는 9초 66으로 조금 더 느렸다. 비가 내리는 날씨여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마력당 무게비가 10.9kg에 달하는 것을 보면 10초 전후로 제로백 기록이 나오는 게 신뢰성이 간다. 시속 100km 도달 거리는 149.54m.

시속 200km까지는 58.78초가 걸렸다. 도달 거리는 2446.38m. 속도가 높을 수록 가속이 더딘 것을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다.

변속기 간격은 매우 좁다. 자동6단 팁트로닉 변속기를 적용했는데 3단 최고속도가 100km다. 이 속도에 이르면 4단으로 자동변속이 일어난다. 다시 130km에서 5단 시프트업이 된다. 2단이 100km를 커버하는 경우를 흔히 만나는데 Q7은 중저속에서 부지런히 변속이 일어난다. 변속효율면에서 우수하다 할 수 있겠다.

시속 100km에서 급제동을 걸었다. 정확하게 3.05초후에 차가 섰다. 제동거리는 42.76m. 노면이 미끄러웠지만 차는 미끌림없이 섰다. 물론 미끄러운 노면 때문에 제동거리나 시간은 조금 더 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제동성능이다. 운전자가 과감하게 제동할 수만 있다면 적어도 시속 100km 속도에서는 차를 빠르게 세울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속 120km를 넘기면 과속 경고음이 울린다. 속도가 빠르니 주의하라는 경고다. 무의식적로 속도가 높아질 때가 있다. 이럴 때 과속 경고를 주면 운전할 때 매우 유용하겠다. 물론 귀찮은 소리로 여길 운전자도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차는 높지만 승차감이 떨어지지는 않은다. 세단 수준의 승차감이다. 어떤 면에서는 세단보다도 우수한 승차감이라 할 수 있다. 시트 포지션이 높지만 불안감보다는 탁 트인 시야,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데 도움을 준다.

풀타임사륜구동을 적용한 SUV지만 험한 길을 헤쳐가는 용도로는 아까운 차다. 1억에 가까운 차를 타고 오프로드를 질주할 배짱 있는 드라이버는 흔치 않을 것이다. 저속주행용 ‘로 기어’도 이 차에는 없다. 도심용 SUV로 이 차를 봐야 하는 까닭이다. SUV의 터프함 대신에 Q7은 스마트하다. 인텔리전트키에 버튼식 시동키를 갖춰 편리하게 차를 움직일 수 있다. 적응형 에어서스펜션과 전자제어식 댐핑 시스템이차의 주행 상태에 맞춰 서스펜션의 강도를 조절해 준다.전자식 주행안정장치(ESP), 주차 센서와 함께 안전하고 정확한 주차를 보조해주는 후방 카메라 등이 이 차를 똑똑한 SUV로 만든다.
D에서 한 칸 아래로 내리면 S 모드다. S 모드로 가면 rpm이 300~500 가량 상승하면서 엔진소리도 한 음 올라간다. 낮은 으르렁거림으로 견제하는 고양이 처럼.
시속 100에서 rpm을 2000에 못 미친다. 엔진 소리는 바람 소리에 깔려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디젤 엔진의 굵은 소리를 제대로 느끼긴 힘들다. 포장 상태가 좋은 아스팔트 도로에서는 노면 소리도 거의 안들린다.

대형 파노라마 선루프는 앞 뒤로 나뉘어 3열까지 커버한다. 3열 위의 선루프는 틸트 기능이 있다. 완전히 열리지 않지만 살짝 지붕이 열리며 환기하기에 좋다. 리어게이트는 전동식인데 마지막 닫히는 순간이 거칠다. 귀찮은 손님 나가자 마자 문을 쾅 닫는 것 같다. 조금 더 부드러웠으면 좋겠다.

판매가격 9250만원. BMW X5 3.0d, 포르쉐 카이엔 기본모델 보다 비싸다. 유러피언 럭셔리 SUV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조금 더 착한 가격이면 더 돋보이겠다. 2008년 3월에 아우디는 이 차의 가격을 8870만원으로 내린 적이 있었다. 슬그머니 다시 가격을 올리고 말았지만 다시 그때만큼 가격을 내린다면 나쁘지 않을 듯 하다.

오종훈의 단도직입아우디가 한글 MMI로 자랑하는 부분 중 하나인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실망이다. 그래픽 수준이 차의 품질 수준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조악하다. 적어도 차의 격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특히나 한국의 소비자들은 내비게이션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스티어링 휠의 위치를 조절하는 텔레스코픽 버튼이 왼쪽 무릎과 닿는다. 코너를 돌 때 왼 무릎이 지지대를 찾기 위해 핸들에 기대면 텔레스코픽 버튼이 닿으며 핸들이 위아래로 움직인다. 신경이 쓰인다. 2열 시트를 뒤로 밀면 바닥에 시트 레일이 노출된다. 바지 밑단이 걸릴 수도 있고 다칠 위험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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