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5, 444, 345, 532…현대자동차 직원들이 12월 들어서며 숫자놀이에 여념이 없다. 마치 간첩들이 갖고 다니는 난수표나 군대 말년 병장의 제대 인사명령같은 알쏭달쏭한 숫자는 다름 아닌 연말 보너스를 푸는 열쇠다. 555는 연초 동결했던 임금 인상률, 500만원, 자사주식 50주로 해석된다. 345라면 임금 인상률 3%, 400만원, 50주가 된다. 불경기로 연초 임금 동결을 단행했지만 실적이 좋아 동결됐던 임금중 일부는 인상률을 적용해 연말에 일시로 지급한다는 것. 연초에 동결됐던 임금이 연말에 해동되는 셈이다. 여기에 연말 일시불로 받는 보너스가 있고 다시 자사주를 추가로 지급한다. 555는 일인당 2,000만원을 넘는 돈을 만질 수 있는 꽃놀이패다. 천만원은 당연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직원들은 기대하고 있다. 보너스를 기다리는 임직원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울산 현대중공업만 바라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보너스 수준을 보고 현대차의 보너스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연말 보너스 결정의 최대 요인이 현대중공업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현대중공업에 준하는 보너스를 받아야 한다는 게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근로자들의 생각이고 회사측도 이를 존중하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은 노사가 15년째 무분규 노사협상을 타결해 오고 있다. 사측은 높은 연말 보너스로 화답하는 게 지금까지의 전통. 현대중공업이 보너스를 지급하면 현대차 근로자들은 물론 직원 부인들까지 술렁이는 게 울산의 분위기다. 근로자는 물론 보너스 지급을 결정해야 하는 사측 최고경영자까지 모든 신경을 울산 현대중공업에 집중하는 이유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