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를 산다면 아우디를 사겠다는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위는 BMW였고 메르세데스 벤츠가 그 뒤를 이어 1~3위를 독일 브랜드가 휩쓸었다.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 기관인 마케팅인사이트(대표 김진국)의 9차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 따르면 향후 2년 이내 자동차를 구입할 계획이 있는 소비자 중 10.8%는 수입차를 첫째로 꼽았다. 이중 사고 싶은 수입차로 가장 많은 사람이 선택한 브랜드는 아우디로 13.5%였다. BMW는 12.3%, 벤츠는 11.2%를 각각 차지했다. 6위인 폭스바겐까지 합치면 독일차 전체 비율은 46.5%로 절반에 육박한다.

수입차를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전체의 10.8%로 지난해 15.3%에 비해 4.5%P가 줄었다.경기 침체로 수입차에 대한 구매 욕구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06년 7.1%, 07년 12.1%, 08년 15.3%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던 수입차 구매 의향률에 급격한 제동이 걸린 셈이다. 경기가 2009년 하반기부터 풀리고 있어 2010년에는 수입차에 대한 구매 의향이 늘어날 것으로 마케팅인사이트는 전망했다.

제품 경쟁력이 좋아 수입차 사고 싶지만 가격이 걸림돌
2년 내 수입차를 사겠다는 이들은 성능과 품질, 안전, 디자인 등의 순으로 수입차 구매 이유를 꼽았다. ‘성능 우수’(43.2%)가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 ‘품질 우수’(39.1%), ‘안정성'(38.7%), ‘디자인’(37.4%) 등의 순이었다.[그림1]


상위 4개 이유가 각각 40% 내외의 소비자로부터 선택되었으며, 그 내용은 자동차 자체의 우수성에 집중되고 있다. 수입차 구입 계획자는 수입차의 제품 경쟁력이 국산차에 비해 탁월하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다음으로 많이 지적된 이유는 ‘국산차와의 가격차가 줄어들어 가격 부담이 줄어서’(23.0%)였다. 이는 수입차 구입 의향자들이 수입차 제품이 탁월하게 좋으면서도 동시에 가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느끼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국산차를 구매하려는 이들은 가격과 비용 부담 때문에 수입차를 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 가격’(51.4%), ‘수리비’(45.4%), ‘부품가격’(41.5%)의 비용 관련 내용이 40% 이상의 지적률을 보였으며, ‘A/S 불편’(39.6%)이 뒤를 이었다. 즉, 차량 구입 및 유지관리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 수입차 구매를 고려하지 않는 주된 이유였다[그림2].



혼다에 의해 촉발되고 토요타에 의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수입-국산차 간 가격 경쟁이 시장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 뒤를 이어 ‘국산차와 성능/품질에서 별 차이가 없어서’가 27.4%, ‘국가 경제를 위해 국산차를 이용해야 해서’가 26.4%를 차지했다. 소비자 대부분이 자동차 자체의 가치에 대해서는 수입차가 국산차와 큰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아우디의 적극적 시장 공략이1위 원동력
구매의향률 1~3위를 아우디 BMW, 벤츠가 차지한 가운데 혼다(11.1%), 렉서스(10.9%), 폭스바겐(9.5%)이 그 뒤를 차례로 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아우디에 주목하고 있는 점은 의외의 결과다.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봤을 때 한번도 선두에 올랐던 브랜드가 아니어서다. 07년 렉서스(16.2%), 08년 혼다(19.6%)에 이어 올해 아우디가 선두에 오른 것. 독일차로는 처음 구매의향률 선두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독일차들의 강세와 함께 선두권이 격차를 줄이며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우디와 6위인 폭스바겐의 차이는 4.0%p에 불과하다.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는 다자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마케팅인사이트는 아우디의 급부상이 지난 08년 연말서부터 09년 상반기로 이어지는 적극적인 신차 출시때문으로 분석했다. A4, A3, A5, 새모델을 적극적으로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결과라는 것이다. 올 하반기에 토요타가 새로 시장에 가세한 상황을 고려하면 내년도 조사 결과는 또 다시 큰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08년 대비 선호율이 증가한 브랜드는 5개(Volkswagen, Mini 포함)인데, 모두 유럽 브랜드였다. 이는 일본 브랜드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보인다. Honda, Lexus, Infiniti 등 일본 브랜드는 모두 ’08년 대비 감소했다. 이는 엔고의 영향과 함께 Toyota의 출시를 기다리는 대기 수요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수입차를 사고 싶은 이유는 ‘스타일’ 때문
향후 2년 이내에 수입차 구매를 계획자의 구매 의향 이유로는 ‘스타일’(23.5%)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 ‘품질’(18.5%), ‘차량성능’(15.7%)’ 등의 순이었다. 제품 경쟁력을 보여주는 항목이 상위 3개 이유로 꼽힌 셈이다[그림4].


‘가격/경제성’(12.3%)은 ‘08년 대비 2.8%p 하락하였는데, 이는 09년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저가인 Honda의 구입 의향률이 크게 감소하고, 고가인 독일 브랜드들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4. 벤츠, BMW는 ‘차량성능’, 렉서스, 혼다는 ‘품질’
수입차 구매 의향 이유를 브랜드 별로 알아보면, BMW(25.6%)와 Mercedes-Benz(22.7%)는 공통적으로 ‘차량 성능’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Mercedes-Benz는 ‘모델 명성/최신 모델’(23.3%) 역시 상대적으로 높아 ‘고급-고성능’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Lexus(32.7%)와 Honda(27.9%)의 구매 의향 이유로는 ‘품질’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가격/경제성’ 측면에서는 Honda(31.4%)와 Volkswagen(26.9%)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nfiniti는 ‘스타일’(46.6%) 측면에서 표에 제시된 7개 브랜드 중 월등히 높아, Infiniti 구매 의향자에게 만큼은 스타일이 크게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조사 결과는 매년 10만명 내외의 대규모 자동차조사를 실시해 온 (주)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 7월 실시한 제 9차 연례조사로부터 나온 것이며, 위의 분석은 23,939명의 새차 구매 계획자 중 조건에 맞는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