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타클한 차다” 릭라벨 지엠대우 부사장이 현대 쏘나타를 두고 한 말입니다. 릭 라벨 부사장이 지엠대우의 프루빙그라운드에서 최근에 쏘나타를 타 봤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정도 칭찬은 할 수 있겠다하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쏘나타와 토스카를 비교한다면 어떤가” 라는 다소 얄궂은 질문이 이어졌지요. 아무리 그래도 팔은 안으로 굽겠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적어도 쏘나타만큼 토스카도 좋다, 내지는 토스카의 이런저런 좋은 면이 있다는 얘기를 하는 게 이런 경우 모범답안입니다. 그러나 대답은 뜻밖이었습니다.


“쏘나타가 좋다” 그는 물론 “토스카가 오래 전에 나온 차이고 쏘나타는 신차이니만큼 당연히 쏘나타가 여러 면에서 앞선다”는 설명을 잊지 않았습니다.
대여섯명이 기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는데 스스럼없이 자사차보다 경쟁사 차가 더 낫다고 말하는 그의 무모한 솔직함에 놀랐습니다. 20년 가까지 자동차 기자 생활을 해왔지만 이처럼 솔직하게, 애둘르지 않고, 톡 까놓고 경쟁차의 우수성을 인정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습니다.


경쟁사를 무조건 깎아내리고 무조건 내가 좋다는 식의 얘기에 익숙한 기자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의 말을 듣고 나니 쏘나타가 좋아보이는 게 아니라 그의 솔직함, 그런 솔직함이 통하는 지엠대우의 기업문화가 다시 보였습니다.


릭라벨이 지엠대우가 아니라 경쟁사의 부사장이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자사 차보다 경쟁사 차가 낫다는 말을 공식 석상에서 기자들에게 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당장 불려가서 종아리 까이고 쫓겨나겠지요.
혹시 릭라벨 부사장이 이 얘기로 인해 회사 안에서 곤란한 입장이 되지는 않을지도 걱정입니다. 다소의 논란은 있겠지만 그의 말과 행동으로 볼 때 합리적으로 풀어가리라 짐작해봅니다.


릭라벨을 통해 지엠대우의 솔직함, 합리적인 사고와 판단이 통하는 기업문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권위, 형식, 자기 중심적인 말들과는 거리가 먼 분위기이지요. 릭 라벨 부사장은지엠대우의 판매 마케팅을 총괄책임을 맡고 있지요. 새해에는 지엠대우가 올해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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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