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아반떼 하이브리드로 연비왕 테스트를 했답니다. 최고기록이 22km/l로 나왔다지요. 18명의 참가자들 기록도 평균 18.7km/l라고 합니다. 대단한 기록입니다. 일단 축하하구요.
그런데, 현대자동차가 연비를 측정하는 방법이 그리 정밀해 보이지 않습니다. 연료탱크를 가득 채워서 달린 뒤 다시 얼마만큼의 연료가 들어가는지를 계산해 연비를 얻어내는 방식입니다. 전통적인 주먹구구식 방법이지요. 물론 이 방법이 틀렸다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연료 주입 과정이 공정하고 수 차례에 걸쳐 반복측정을 하면 신뢰할 수 있는 연비값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연료주입과정에서의 공정성을 얘기했는데요. 그럼 불공정하게 연료를 주입할 수도 있다는 말이냐고 물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연료주입을 천천히 하면 더 많은 양의 연료를 넣을 수 있습니다. 연료가 가득 차서 주유기가 차단돼도 천천히 기름을 넣으면 1~2리터는 더 넣을 수 있지요.
주최측이 욕심을 내서 처음 연료를 넣을 때 가득 넣은 뒤 다시 조금 더 연료를 넣고 2차 연료 주입할 때에는 가득만 넣는다면(추가로 더 넣을 수 있는 만큼을 넣지 않는다면) 기록은 조금 더 나아 지겠지요. 물론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봅니다. 문제는 그만큼의 측정 오차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이지요.
현대차가 연비 측정을 엉터리로 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참가자들이 운전을 잘해서 나온 값진 결과임을 깎아내릴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값진 결과를 얻어내는 방법이 적어도 현대차라면 달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국내 1위의 자동차 메이커 아닙니까? 그렇다면 이런 행사에서도 그에 걸맞는 데이터 수집방법을 택해야지요. 연비 측정 정도는 컴퓨터나 간단한 디지털 장비를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는 기초적인 데이터입니다. 국내외 시승회에서 몇차례 이를 경험한 바도 있습니다. 그중 하나를 소개합니다.다음 링크를 따라가 보시지요. http://www.autodiary.kr/2937591
이 정도는 돼야 참가자들도 뿌듯하고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신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시장점유율 1위 업체라면 적어도 한국의 자동차 수준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세련되고 정확하고 샤프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배짱 튕기며 가격 올리는 데에만 머리 쓰지 말고 말입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