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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클래스 내비게이션 소비자는 ‘왕짜증’ 벤츠는 ‘나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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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한 모니터, 느려터진 리모컨. 벤츠 E 클래스에 장착된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다보면 속이 터진다.과연 벤츠에 장착된 편의장치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벤츠 E 클래스의내비게이션이 기대 이하의 품질로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벤츠 E 클래스에 적용되는 내비게이션은 소프트웨어로 만도 지니맵을 장착한다. 문제는 내비게이션과 DMB 등의 조작을 리모컨으로 해야 한다는 것. 손 쉽게 손가락을 갖다대 조작하는 터치스크린 방식이 아니다. 리모컨으로 조작해도 내비게이션의 반응속도가 현저하게 느리고 불안정해 많은 소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터치 스크린 방식이면 금방 끝내는 목적지 입력 작업이 리모컨으로 하면 수분이 걸릴 뿐 아니라 버튼 반응 속도가 느려 에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잦다. 목적지를 입력하거나 검색하는데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돼 운전자의 짜증을 불러 오는 것.

뿐만 아니다. 모니터의 해상도도 선명하지 않아 흐릿하게 보인다. 국산 소형차에 장착되는 내비게이션보다도 못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벤츠 동호회 홈페이지에는 E 클래스 내비게이션에 대한 불만을 호소하는 내용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기본 장착되는 내비게이션을 아예 달지 말라는 충고까지 나올 정도다. “반응이 느려 짜증난다.” “내비 때문에 속 터진다” “벤츠가 어떻게 이런 내비를 쓸 수 있냐”는 내용까지 다양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터치 스크린 방식이 적용될 때까지 출고를 미루겠다는 소비자도 있다.

벤츠 E 클래스에 기본 장착되는 한국형 내비게이션은 만도 지니맵을 쓴다. 엠앤소프트지니가 만드는 지니맵 중에서도 중저가 보급형 제품이다. 벤츠 전용으로 개발된 제품이 아니고 범용제품을 한국 PDI 센터에서 작업해 사용한다. 한국에서 추가 장착하다보니 벤츠가 자랑하는 커멘드 시스템과도 연동이 안된다.

벤츠의 이같은 내비게이션은 라이벌 BMW와 큰 차이를 보인다. BMW는 지난 2006년에 이미 ‘K내비’라는 한글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독일 본사에서 개발해 한국 수출차에 적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추가 장착하지 않고 독일에서 완전하게 세팅되서 수입돼 해상도도 깨끗하고 i드라이브와 완벽하게 연동돼 쓰기 편하다.

벤츠 E 클래스에 훨씬 못미친 4,000만원대에 팔리는 푸조407HDi에는 벤츠와 같은 지니맵이 사용되지만 터치 스크린 방식이어서 훨씬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중저가 브랜드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수준 낮은 제품을 럭셔리 브랜드로 자처하는 벤츠가 사용하고 있는 것.

왜 이런 제품이 벤츠에 사용됐을까. 업계에서는 가격인하를 무리하게 진행한 후유증이라고 진단한다. E 클래스 신형을 내놓으며 최고 300-400만원씩 가격을 내리면서 원가절감을 위해 저가의 내비게이션을 사용했다는 것. 결국 가격을 내린만큼 자동차의 품질을 낮췄다는 지적이다.

당사자인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는 수수방관 하고 있다. 내비게이션과 관련한 불만제기와 제품 개선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11월부터 개선된 제품이 적용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미 협력업체를 선정했고 시판한지도 얼마되지 않아 제품개선 계획이 없다”는 것. 소비자들의 불만과 문제 제기에 대해 어떤 대책을 준비중이냐는 질문에 메르세데스 벤츠 관계자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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