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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단단한, 그래서 조금 힘든 상대 아우디 TTS

아우디 TTS를 탔다. TT의 고성능 버전이 TTS다. 아우디의 라인업 전개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화려하다. 세단, 쿠페, 스포츠 카, 컨버터블 등으로 다양한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다. TTS는 쿠페와 로드스터 두 종류가 데뷔했다. 로드스터는 하드탑 컨버터블로 지붕을 열면 컨버터블, 닫으면 쿠페가 된다.시승차로는 쿠페를 택했다.살쾡이 같다. 차가 작아서다. 작지만 무서운 살쾡이같다. 단단해 보인다. 파란색이 경쾌하지만 그렇다고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자유분방한 모습, 하지만 절제된 이미지다.

앞모습에 눈길이 가는 곳은 두 군데다.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특히 헤드램프는 LED가 적용된 모습이다. 아우디가 헤드램프에 LED를 부분적으로 적용한 이래 많은 메이커들이 이를 따라하고 있다. 아우디가 개척한 디자인 트렌드다.

하늘로 곧추천 사이드 미러도 감각적이다. 다소곳하게 순종하는 이미지가 아니다. 작지만 당당한 모습. 게다가 사이드미러는 알루미늄으로 감싸 파란색 보디컬러와 분명한 경계를 보인다. 도드라져 보인다.

뒷좌석은 접을 수 있어 편했다. 트렁크도 의외로 넓은 편이라 짐을 싣기에는 좋았다. TTS는 쿠페가 4인승, 로드스터는 2인승이다. 4인승 뒷좌석이라 최소한의 공간은 확보했다. 그렇다고 등 기대고 다리꼬아 앉을 정도의 공간은 아니다. 말 그대로 최소한의 뒷공간이다.

머리 위로 주먹 하나가 들락거릴 정도로 여유가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동굴 속에 들어앉은 기분이다. 챙이 긴 야구모자를 쓴 기분과도 비슷하다. 지붕이 길게 앞으로 뻗어 있어서 드는 생각이다. 깊은 벙커에 들어앉아서 바깥을 관망하는 것 같은 기분. 묘하다.

계기판은 복잡 그 자체다. 수많은 정보가 좁은 계기판과 운전석을 둘러 싼 공간에 밀집돼 보여진다. 수많은 정보가 집약되고 버튼이 나열돼 있어 마치 비행기 조종석을 보는 듯 하다.

시트벨트는 높이 조절을 할 수 없다. 키가 큰 사람이 앉으면 어깨선 아래로 안전띠가 걸쳐진다. B 필러가 없어 시트벨트 높이 조절이 불가능하다.

알루미늄은 질감이 좋다. 플라스틱 위에 칠한 싸구려 재질이 아니다. 알루미늄과 가죽이 어우러지는 실내가 밝고 은은하다. 그리고 고급스럽다.

핸들이 원형이 아니어서 재미있다. 와인딩 코스에서 부지런히 핸들을 돌리다 보면 차를 운전하는 건지 게임을 하는 건지 헛갈린다. 그만큼 재미있다. 주차장에서 나와 쭉 뻗은 도로를 달렸다. 직진가속의 느낌은 짜릿함 그 자체다. 제로백 5.2초의 가공할 파워가 순식간에 시속 200km를 넘보는 속도로 차를 끌어 올린다.

시속 100km에서 2400rpm을 마크했다. S 모드로 옮기면 3,000을 넘본다. 조금 높다. 대게 100km/h에서 2000rpm을 넘나드는 게 일반적이다. 엔진 배기량 1984cc에 출력은 최고 265마력, 최대토크는 35.7kgm에 이른다. 공차중량은 1490kg. 마력당 무게비가 5.6kg에 불과하다. 놀라운 효율이다.

수동모드로 옮겨 시속 100km일 때 3단에서 5000rpm이다. 4단에서 4000, 다시 5단에서는 3000rpm이다. S 모드로 옮겨도 rpm은 변함없다. D와 S에서 별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S모드를 왜 만들었을까. 의문이다.

1단에서 최고속도는 60km/h. 이 속도에 이르면 2단으로 시프트업이 자동으로 일어난다. 마찬가지로 90km/h에서 3단으로, 다시 120km에서 4단으로 변속된다. 4단에서는 시속 160km까지 마크한 뒤 5단으로 넘어간다.

서스펜션은 단단했다. 잔진동도 잘 거르는 편이다. 작은 차가 쏜살같이 달렸다. 고속으로 달리다보면 마치 총알 위에 앉은 것 처럼 속도감이 대단했다. 차가 작아서 고속에서는 불안감도 함께 커진다. 육중한 무게감으로 가라앉는 큰 차의 안정감이 이 차에는 없다.

가끔 타는 차로 좋겠다. 매일 상대하기엔 단단하고 때로 거칠어 힘들다.다이내믹하고 빠른 질주를 즐기기엔 좋지만 피곤할 때 조수석에서 한 숨 자려해도 편하게 자기는 힘들다. 리어스포일러는 정해진 속도가 되면 올라왔다가 80km/h 이하로 느려지면 저절로 접힌다. 스위치를 이용하면 속도와 상관없이 스포일러를 꺼낼 수 있다.

도난경보장치도 있다. 견인차가 차를 견인하려 하거나 진동이 전해지면 경보가 작동하는 것인데 별도의 스위치가 운전석 도어패널에 있다.

야성적인 엔진 소리는 심장을 두드린다. 특히 4000rpm 이상에서 들리는 엔진 소리는 인상적이다. 변속이 이뤄지는 순간에 살짝 힘이 빠지는 듯한 엔진소리도 특이했다. 강하게 밀어붙이다가 무언가에 걸려 주춤거리는 소리다. 거침없이 내지르는 맛이 이 부분에 걸려 아쉽다.

국내 판매 가격은 뉴 아우디 TTS 쿠페 7,600만원, 뉴 아우디 TTS 로드스터 7,900만원이다. 컨버터블를 탈 걸 하는 후회도 든다. 작열하는 한여름의 태양을 피하고 싶은 생각에서였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300만원 차이라면 쿠페와 컨버터블을 겸할 수 있는 로드스터가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로드스터는 2인승, 쿠페는 4인승이다.

오종훈의 單刀直入
센터 페시아는 상하로 일체감이 없다. 위 아래부분이 분명하게 구분돼 있다. 그 경계에는손가락이 드나들 정도의 공간이 있다. 동전이 숨어들거나 먼지가 쌓이기에도 좋을만한 어중간한 구멍이다. 세심하게 마무리를 했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든다.

변속레버에 가만히 손을 올려놓으면 잔진동이 지속적으로 전달된다. 습관적으로 변속레버에 손이 가는데 자잘한 진동이 이어져 신경이 쓰였다. 아우디 정도의 럭셔리 브랜드라면 이런 정도의 진동은 없어야 하는 게 아닌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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