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가 최대 화두다.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넘보며 고공행진을 하고 디젤 가격조차 만만치 않은 부담을 주고 있는 현실이다. 연비가 중요한 것은 비단 연료의 가격 때문만이 아니다. 그 연료를 태우면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지구를 뜨겁게 달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 것이 전 인류적 차원에서의 숙제. 연비를 무조건 향상 시켜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푸조가 국내 최고 수준의 연비를 실현했다며 한 대의 차를 내놓았다. 308 MCP다. 푸조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다. 씨트로엥과 르노가 있지만 한국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는 차는 푸조다. 겉모습에서부터 강한 개성을 물씬 풍기는 푸조는 알고보면 소박하다.푸조는 배기량 3.0 리터를 넘지 않는 차들을 만든다. 개성이 강한 겉 모습만보면 화려하고 바람 잔뜩 들어간 ‘된장녀’를연상시키지만 여기저기 살펴보고 운전석에 앉아 달려보면 의외로 실용적인 ‘알뜰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얼굴 예쁜 색시가 살림 솜씨도 야무진 격이다.

이왕 외모를 말했으니 디자인 먼저 살펴보자. 앞모습은 날카롭고 윗모습은 볼륨감 넘친다. 307에서 진화한 308의 외모는 부드럽다. 직선이 강한 307이라면 308에는 곡선이 주를 이룬다. 날카로운 해드램프는 이 차의 첫 인상을 꽤나 강하게 뇌리에 박아 놓는다. 범퍼 중앙으로 삐죽하게 튀어나오는 보닛 라인도 눈길을 끈다. 코가 긴 사람 같다. 옆에서 보는 숄더라인은 앞으로 쏠리게 경사졌다. 볼륨감있게 둥글 거리는 뒷모습은 미녀의 엉덩이처럼 육감적이다.

인테리어는 수수하다. 아마도 가죽이 아닌 직물 시트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센터페시아도 화려하지 않고 계기판 역시 필요한 정보를 보여줄 뿐이다. 스티어링 휠에는 여러 가지가 달려있다. 변속버튼의 기능을 하는 패들 시프트, 정속주행장치, 방향지시등, 와이퍼 버튼 등이 있다. 센터페시아 송풍구에는 향수를 넣어 실내에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기능이 있다. 별게 아니지만 세심한 배려를 느끼게 해준다. 나만의 냄새가 나는 내 차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가장 매력적인 요소중 하나다. 시원한 유리창으로 덮은 천정은 이 차를 타는 사람 누구나 한번쯤 감탄하게 만든다. 좁은 선루프보다 넓은 파노라믹 글래스가 훨씬 좋다. MCP는 Mechanical Compact Piloted의 머리말이다. 트럭이나 버스에서 유래한 기술이다. 수동변속을 기반으로한 자동변속기다. 널리 알려진 스텝 트로닉은 수동변속기능을 가진 자동변속기다. MCP는 그 반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자동변속기능을 가진 수동변속기’로 설명할 수 있다.수동 변속기인데 변속은 운전자가 하는 게 아니라 전자제어에 의해 액츄에이터가 자동으로 행하는 것이다. 물론 스텝 트로닉 처럼 변속레버를 운전자가 직접 조작해 수동 변속을 할 수도 있다.

MCP를 택한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수동 변속기의 연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다른 한편으로는 클러치를 이용한 변속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함도 있다. 불편함을 없애고 장점을 적극 활용하려는 게 MCP의 존재 이유다.

6단 전자제어 기어박스는 쉽고 편했다. 자동변속기처럼 운전하면 된다. D 모드의 역할을 하는 게 A 모드다. 주차할 때 사용하는 P는 없다. N에 넣고 주차 브레이크를 당기면 끝이다. 자동변속기에 익숙한 운전 버릇 때문에 자꾸 주차할 때 변속레버를 옮겨 R에 갖다 놓게 된다. M으로 옮기면 레버를 조작해 시프트 업, 다운을 손으로 직접 할 수 있다. 물론 rpm이 레드존으로 가면 자동 변속도 일어난다. 시동을 걸 때에는 N 모드에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핸들을 잡을 때 직감적으로 조금 큰 듯한 느낌을 받았다. 큰 핸들은 부드럽고 편안한 조향성능과 연결된다. 차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차의 반응은 수동변속기 그대로다. 변속할 때 쿨렁이는 느낌이 그랬다. 변속할 때 순간적으로 힘이 줄어드는 느낌도 그렇다. 무엇보다 확실한 느낌은 클리핑 주행이 안된다는 것. 자동변속기는 D에 넣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도 차가 움직인다. 하지만 MCP에서는 A에 넣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차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가속페달을 밟아야 차가 움직이는 것. 이 차만의 독특한 느낌이다.

신호대기때 굳이 변속기를 중립으로 옮기지 않아도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있기만 하면 차는 대기상태로 얌전히 기다린다.

기어레버 옆에는 S 모드 버튼이 있다. 이를 누르면 스포츠 모드로 작동한다. 이 상태에서는 기어 변속이 더 빨라진다.

언덕에서는 밀림방지 창치가 작동한다. 언덕길에서 정지후 재 출발할 때 브레이크에서 발을 뗀 후 약 2초 후에야 브레이크가 해제되는 것이다. 언덕길 공포증이 있는 초보운전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장치다.

이 시스템은 경사각이 3% 이 상만 되어도 작동한다. ESP는 일시적으로 브레이크압력을 유지하면서 운전자가 브레이크페달에서 발을 뗀 후 엑셀레이터 페달로 옮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디젤엔진이지만 소음이나 진동 때문에 불편하지 않다. 푸조의 디젤 엔진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앞선 수준이다.1.6리터 터보디젤 엔진이 내는 최대출력은 110마력. 그리 넉넉한 힘은 아니다. 최대토크는 1,750rpm에서 24.5kg.m이다.(오버 부스트시에는 26.5kg.m) 저속에서 느껴지는 굵은 토크감은 디젤엔진차의 특징. 특히 1750dml 낮은 rpm에서 최대토크가 나온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속보다 저속에 포커스를 둔 실용적 엔진임을 알 수 있다. 제로백 11.3초가 이 차의 성능을 잘 말해준다.

수동모드에 놓고 가속을 하면 자동변속이 일어난다. 시속 45km에서 2단으로, 70km에서 3단으로, 다시 105km에서 4단으로 변속된다. 130km에서는 다시 5단 변속이 일어난다. 변속비가 좁다. 일반적으로 3단에서 120km 전후를 커버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 차의 변속비가 매우 좁은 편임을 알 수 있다. 효율을 존중하는 세팅이다. 변속을 늦추며 팽팽한 탄력을 갖는 파워보다는 부지런히 변속하며 힘을 효과적으로 쓰는데 중점을 뒀다는 말이다.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은 연비다. 1리터로 19.5km를 가는 공인연비다. 수동변속기를 얹은 소형차에 버금가는 연비다. 화려한 모습 안에 이처럼 검소하고 소박한 성능이 있는 것이다. 미녀가 살림까지 잘한다면 1급 신부감이다. 푸조 308 MCP는 그런 차다. 오종훈의 단도직입오디오가 걸린다. 시승차에는 국내에서 장착한 것으로 보이는 JVC 오디오가 장착됐다. 하지만 조작성이나 음질이 썩 좋지 않았다. 차에 원래부터 있던 오리지널 오디오가 차라리 낫겠다. 푸조의 오디오가 최고급은 아니지만 달리는 차 안에서 듣기에는 그런대로 괜찮은 음질을 들려주기 때문이다. 시승차에 장착된 JVC보다는 훨씬 좋다는 말이다.가격이 걸린다. 판매가격은 3,410만원.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유로화 환율의 압박을 버티며 고군분투하는한불모터스의 노력을 보면안쓰럽고 안타깝다.그래도 수입차라고는 하지만 배기량이 1.6리터임을 감안하면 조금 더 저렴했으면 하는 욕심을 버릴 수 없다.

4,275

1,815

1,500

2,610

/뒤5명

16밸브/스트로크)

(km/L)

CO(g/km)

6단)

3.539/1.920/1.323/0.975/0.761/0.596

4.053

섀시

스트럿

/휠205 / 55 R 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