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M&A로 한판 승부를 펼쳤던 폭스바겐과 포르쉐가 한국 시장에서 신차발표를 앞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펴고 있다.

독일에서 M&A를 둘러싼 한판 승부를 벌였던 폭스바겐과 포르쉐가 신차발표 날짜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자사의 대표 모델 골프의 신차발표를 오는 9월 21일, 22일로 잡았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폭스바겐의 대표차종이라는 비중에 걸맞게 이틀에 걸쳐 신차발표회를 연다는 계획. 포르쉐는 최근 파나메라의 신차발표일을 9월 23일로 잡았다. 포르쉐 최초의 세단으로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어 모았던 파나메라를 이 날 정식으로 한국에 발표한다는 것. 공교롭게도 폭스바겐과 날짜가 겹치게 됐다. 포르쉐는 폭스바겐이 이틀을 잡았지만 이중 하루만 신차발표일로 결정할 것으로 보고 남은 날짜에 자사의 행사를 치를 준비를 해 왔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관례로 볼 때 수입차가 이틀에 걸쳐 신차발표행사를 하는 예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이틀을 모두 다 쓰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7월에 수입차협회를 통한 조율을 거쳐 날짜가 확정된 것인만큼 포르쉐가 다른 날짜를 잡아야 한다는 것. 문제는 다른 날짜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24일 벤츠 E클래스가 예정돼있고 현대 쏘나타도 그 주에 발표할 계획이어서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날이 없다는 것이다. 날짜를 미룰 수록 추석에 임박해 홍보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측면도 있다.

결국포르쉐는 폭스바겐과 겹치는22일 신차발표회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은 워커힐 호텔, 포르쉐는 하얏트 호텔을 각각 예약해놓고 있다. 행사까지는 약 한 달여의 시간이 남아 있어두 회사가 합의를 통해 날짜를 조정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독일에서 시작된 폭스바겐과 포르쉐의 갈등이 바다 건너 한국 시장으로 옮겨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