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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 하이브리드의 풀리지 않는 의문 열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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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내놨다. 이전에도 하이브리드카들이 있었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살 수 있는 것은 아반떼 하이브리드가 처음이다. 사실상 국내 첫 하이브리드카로 주목받는 이유다.

하지만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몇가지 점에서 명쾌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열가지 의문으로 정리했다.

1.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는 내수용인가?LPG 엔진을 이용한 하이브리드카는 전세계에 유례가 없다. 국제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형식이 아니다. 프랑스, 호주 등 LPG를 차 연료로 사용하는 지역이 있기는 하지만 현대차는 이들 시장에 차를 수출할 계획임을 명쾌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발표회장에서 수출 계획을 묻는 질문이 나왔지만 검토중이라는 답변만 나왔다. 내수용으로 만들어진 하이브리드카 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 테스트용인가. 현대차는 곧 쏘나타 가솔린 하이브리드카를 만들 계획이다.아반떼 하이브리드카로 실차 테스트를 하고, 하이브리드카의 본 무대인 미국에서 가솔린 하이브리드카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참고로 쏘나타 가솔린 하이브리드카는 북미 시장 전용으로 만들어진다. 핵심 부품인 배터리 등을 한국에서 먼저 테스트한 뒤 미국 시장용 하이브리드카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 말이 맞는다면이 차 소비자들은 2000만원 이상 내고 현대차의 테스트 드라이버 역할을 한다는 말이 된다.
3. 경제성이 부풀려지지 않았는가. 현대차는 아반떼의 연비를 소개하면서 같은 가격의 가솔린으로 환산한 연비를 계산해 홍보하고 있다.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는 LPG 연료 사용에도 불구하고 17.8km/ℓ의 탁월한 연비 성능을 확보, 뛰어난 경제성을 자랑한다. 가솔린 유가로 환산시에는 연비가 39.0km/ℓ로, 일반 준중형 가솔린 차의 경우 가솔린 1ℓ 가격인 1,654원(한국석유공사기준)으로 약 15km정도를 달릴 수 있지만,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는 같은 금액으로 약 39km를 주행할 수 있다.”는 식이다.

하지만 최근의 LPG 가격은 리터당 754원으로 비정상적으로 싸다. LPG 하이브리드카가 나오는 시점에 이처럼 LPG 가격이 낮은 것은 현대차로선 행운이다. 하지만 가솔린 엔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이 같은 가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가솔린 가격의 60~70% 정도를 LPG의 적정 가격으로 볼 때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경제성은 많이 부풀려졌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LPG 차 보급이 늘어나 수요가 늘면 연료비가 지금보더 훨씬 비싸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게다가 이 차는 아반떼 가솔린 엔진차보다 약 300만원 이상 비싸다.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리 경제적이지 않다는것이다.

4. 혹한기 테스트를 제대로 거쳤는가. 이 질문에 현대차 관계자는 3년동안 개발했고 현대차의 LPG 엔진은 이미 검증 받은 엔진이라는 말로 대답했다.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는 LPG와 배터리를 축으로 움직인다. LPG와 배터리는 추위에 특히 약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하 수십도에서의 테스트를 제대로 거쳤어야 한다. 영하 20도 정도의 혹한기에 엔진도 배터리도 제 몫을 못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가스는 얼어붙고 배터리도 추위에 제 역할을 못한다면 하이브리드카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가 갈수록 심하기 때문에 더 유의해야할 대목이다. 혹한기를 지난 뒤 차를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5. 배터리 발열에 대한 대책은 충분한가. 노트북을 오래 사용하면 배터리 발열로 뜨거워진다. 하이브리드카에 사용되는 배터리 역시 오래 사용하면 열이 난다. 이를 식히기 위해 별도의 쿨링 팬을 돌리지만 충분하게 냉각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상 과열 등 예상할 수 있는 배터리 트러블에 대해 소비자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전 교육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문제다. 소비자에 대한 사전 교육, 일반인들에 대한 정보 공개 등 충분한 대책이 필요하다 하겠다.
6. 계기판에 연비는 왜 표시하지 않는가. 이 차의 계기판에는 연비가 좋으면 꽃잎이 쌓이고 꽃다발이 만들어지는 시각적 효과가 적용됐다. 하지만 분명하게 숫자로 연비를 말해주는 장치는 생략됐다. 평균 연비, 구간 연비 등을 표시하는 차들은 수없이 많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굳이 연비 표기를 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를 속이는 일이라는 지적이 있다.
7. 가스 안전교육을 받아야 하는가.현행 법규상 LPG 엔진 운전자는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위반시에는 2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액화석유가스의안전관리및사업법 제28조(안전교육), 동법시행규칙 제51조 별표22(안전교육실시방법), 동법시행령 제20조 별표2(과태료 부과기준)에 규정된 내용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LPG 엔진차 운전자들은 이 교육을 받지 않은 채 운전을 하고 있다. 단속도 이뤄지지 않는다. 법을 없애거나, 법대로 교육을 정확하게받도록 해야할 것이다.
8. 사고에 대비한 관계자 교육은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가. 이 차 배터리에는 180V에 달하는 고압 전류가 흐른다. 때문에 사고가 날 때에는 배터리의 전류를 차단하는 조치가 먼저 취해져야 한다. 운전자는 물론 사고 현장에 투입되는 소방관, 경찰서, 보험사 관계자, 견인 기사 등이 이 부분에 대해 충분히 알고 조치할 수 있어야 한다. 사전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다.
9. 선진 메이커의 특허에서 자유로운가. 현대차가 LPG 하이브리드를 만든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토요타와 혼다 등 선진 메이커의 촘촘한 특허 그물망을 빠져나가기 위해서 LPG 하이브리드가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대차는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들과 다른 차를 만들어야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내수 비중이 절대적일 것으로 보이는 차를 만들면서 해외의 하이브리드카와 경쟁을 상정하는 것은 어색하다.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선진 메이커의 특허 시비를 피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해 하고 있다.
10. 왜 LPG인가. 결국 풀리지 않는 의문은 왜 LPG인가로 모아진다. 가솔린 하이브리드와 디젤 하이브리드가 대세로 자리잡은 것은 결국 이 두종류의 연료가 가장 보편적인 자동차 연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 사용하지 않는 LPG 엔진으로 하이브리드카를 만들겠다고 나섰는지는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는다. 현대차 스스로 곧 가솔린 하이브리드카를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서 더 의문이다. 일본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LPG 라야 승산이 있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LPG 엔진을 팔 수 있는 시장에 좁디 좁은데 그 곳에서 무슨 승부를 볼 수 있을 것인가.하이브리드카를 포기하고 전기차나 연료전지차 시장을 선점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차라리 설득력이 있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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