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AutoDiary

누구나 재미있는 곳, 독일 뮌헨의 BMW 벨트를 가다

IMG_2799.jpg

독일 뮌헨의 BMW 본사 건물. 4기통 자동차 엔진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 건물은 이 지역의 명실상부한 랜드마크다. 2년 전, 그 랜드마크 옆에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건물이 세워졌다. BMW 벨트(welt). 벨트는 영어 ‘월드’를 뜻하는 독일어. 그러니까 ‘BMW 월드’인 셈이다. BMW의 신차 인도 장소를 아예 복합 문화 전시 공간을 겸한 건물로 만든 것이다. 2007년 10월 21일 정식으로 문을 연 이곳은 2년 가까이 시간이 흐르는 사이 뮌헨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BMW의 신차를 고객에게 전해주는 곳이지만, BMW의 소비자가 아닌 사람들도 부담없이 들러 구경하고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전시장과 공연장이 있어 다양한 문화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누구에게나 ‘재미있는 곳’이다.

이 곳을 찾은 날은 일요일. 휴일임에도 아침 일찍서부터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 회오리 바람에 빨려 들 듯 BMW 벨트를 찾고 있었다. BMW 본사와 3시리즈를 생산하는 공장이 인접해 있고 72년 올림픽이 열렸던 올림픽 공원과 마주한 곳이다.

실내로 들어서면 중력이 사라져 버린 듯한 훤한 공간을 만난다. 인테리어는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모티브로 했다. 1만6,000평방미터 넓이의 지붕을 얇은 11개의 기둥이 지탱하고 있다.

일요일에는 출고가 이뤄지지 않는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60~90대 정도가 이 곳에서 주인을 만난다. 차는 출고 30분 전에 이곳에 도착해 출고전 검사를 받는다. 연료가 가득찬 상태로 소비자에게 건네지기 때문에 출고 대기중인 공간은 폭발위험을 막기 위해 산소량을 크게 줄여 해발 4000m 고도의 산소량을 유지한다.

소비자에게 건네지는 과정도 드라마틱하다. 고객이 윗층 사무실에서 모든 서류 절차를 마치고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순간, 조명이 켜진다. 그 조명 아래에는 곧 인도될 차가 회전무대에 올려져있다. 다른 차들은 모두 조명 바깥으로 사라지고 ‘내차’만 눈에 보인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상황이 눈 앞에 펼쳐지면 고객은 반 흥분상태가 된다.

출고장의 램프와 출입구가 넓은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감동을 먹은 고객이 흥분한 나머지 출고하자마자 사고를 내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누구나 이곳에서 차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미국과 캐나다, 독일 고객만이, 지금은 여기에 더해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오스트리아의 고객들만 이곳에서 차를 받아갈 수 있다.

대게 이곳에서 차를 받는 외국 고객들은 여행을 겸해 이 곳을 찾는다. 차를 받기 전후로 BMW 벨트와 공장 투어를 한 뒤 유럽 여행을 하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차를 사서 인도 받는 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축제인 셈이다.자동차 출고장이지만 이와 상관없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는다. 기자가 이곳을 찾은 날은 때마침 휴일이었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손자들을 앞세우고,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BMW 벨트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어려서부터 자동차를 가까이 보고 느끼고 만지게 해주는 이런 장소들이 독일 자동차 산업과 문화의 저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투어를 마치고 바깥으로 나서자 주차장에 모인Z4동호회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각자의 차를 몰고 나와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는 이들 중같은 티셔츠를 차려 입은 아버지와 아들의모습에 눈길이 갔다. 피를 못 속이는 것일까. 차에 대한 관심이부전자전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자동차와 메이커, 소비자, 동호인, 일반인들이 한데섞여어우러지는 현장, 바로 BMW 벨트였다.[독일 뮌헨=오종훈 yes@autodiary.kr]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