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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SM3, 패밀리 세단을 지향하는 중형급 준중형

르노삼성의 뉴 SM 3가 드디어 시장을 노크했다. 지난 4월 서울모터쇼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 이후 두 달만에 출시된 것이다. 르노삼성차는 최근 전라남도 목포에서 기자시승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준중형차 시장에 또 하나의 새로운 차종이 추가되는 순간이다.

뉴 SM3는 르노삼성의 라인업에서 의미가 큰 모델이다. 닛산 플랫폼에서 르노 플랫폼으로 갈아타는 전환점에 선 모델이기 때문이다. 뉴 SM3는 르노 매간의 플랫폼을 사용한다. 앞으로도 르노삼성은 르노의 플랫폼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 차를 개발하면서 르노삼성의 개발진들이 프랑스 르노에 파견돼 함께 공동개발을 했다.

그렇다고 닛산과의 인연을 정리하는 것은 아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테두리 안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공유하는 큰 울타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플랫폼은 르노의 것을 사용하지만 닛산의 엔진과 변속기를 적용하는 식이다.

여름으로 가는 초입, 뭉게구름 화창한 날, 르노삼성 SM3를 타고 남도의 들판을 내달렸다. 목포에서 완도를 거쳐 되돌아오는 코스는 말 완벽했다. 원하는 만큼 속도를 낼 수 있었고, 적당히 굽은 길의 업다운이 이어지는 해변도 좋았다.

■ 디자인크다. 이 차를 처음 보는 순간의 느낌이 그랬다. 기대 이상으로 컸다. 서울모터쇼 현장에서도 그랬지만 주차장에서 시승을 위해 만난 순간에도 크다는 느낌은 여전했다. 차 길이가 4,620mm로 준중형차중 가장 길다. 기존 준중형차중 가장 긴 모델인 지엠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 보다도 20mm가 더 길다. 준중형차 중에서는 아반떼가 4505mm로 가장 짧은 차가 됐다. 한급 위인 쏘나타가 4800mm, SM5가 4825mm다. 준중형차로는 뉴 SM3의 길이가 한계라고 해도 좋겠다.이보다 긴 준중형차를 못만들리 없겠지만 그리되면 중형차와 다투게 돼 라인업에 혼란이 올 수 있다.어쨌든 차가 크다는 것은 적어도 한국에서는 큰 장점이다. 큰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이다. 준중형급 엔진이라도 크기는 중형급 이상이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뉴 SM3를 좋아할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말이다.

그리 요란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디자인은 준중형차에 잘 어울린다고 하겠다. 앞으로 쏠린듯한 모습은 역동성을 강조하려는 자동차들이 많이 채용하는 형태다. 루프 라인은 뒤로 살짝 처지게 만들어 쿠페 분위기를 냈다. 선은 멋있지만 대신 뒷좌석 머리 윗공간은 빠듯하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는 슬림하게 배치됐다. SM5나 SM7의 램프류 디자인이 다소 과장됐다면 뉴 SM3의 램프는 소박하다.

인테리어는 여유가 있다. 공간이 주는 여유는 그곳에 타는 사람의 마음에까지 여유를 선사한다. 준중형차 답지 않은 고급스러움과 고급 사양이 꽤 많이 적용됐다. 기아차의 포르테가 촉발한 ‘준중형차의 고급화’ 흐름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준중형차의 고급화를 대표하는 부품이 바로 엔진 스타트 스톱 버튼이다. 뉴 SM3에 당연히 들어가 있다. 인텔리전트 스마트 카드 시스템도 있다. 열쇠를 몸에 지니고만 있으면 닫힌 문이 손만 대면 열리고 키 박스에 차 키를 꼽지 않고도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 수 있다.

이밖에 보스 오디오, 전동식 파워시트, 블루투스 MP3 스트리밍, 7인치 스마트 I 내비게이션 등이 이 차의 실내를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계기판은 경사지게 만들었다. 햇볕이 강한 날 계기판 반사를 경험하는 일이 종종 있다. 혹은 비 내리는 밤에 계기판의 조명이 차창에 반사되면서 사이드 미러를 볼 때 시야에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도 경험한다. 계기판을 경사지게 해 눈 부심이나 반사를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훨씬 편하게 계기판을 볼 수 있다.

■ 주행성능버튼을 눌러 시동을 켰다. 첫 느낌은 의외로 핸들이 가볍다는 것. 정지나 저속주행시에는 핸들이 가볍고 속도를 올려 고속으로 가면 핸들이 무거워진다. 스티어링의 반발력이 속도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것이다. 두 번째 느낌은 첫발을 떼는 순간에 느껴지는 강한 구동력이다. 이 차에는 엑스트로닉이라 불리는 닛산의 무단변속기가 올라가 있다. 이 무단변속기는 때로 다른 보통 변속기의 1단 변속비보다 더 낮은 기어비를 제공한다. 물론 고속에서는 5, 6단 보다 높은 기어비를 확보한다. 첫발을 뗄때의 강한 구동력은 바로 무단변속기의 이런 특성에 기인한다.

수동변속기능이 있는 무단변속기다. 하지만 일정 속도에 이르면 수동모드라도 자동으로 시프트업이 일어난다. 시속 60km에서 2단으로, 다시 80km에서 3단으로, 110km에서 4단으로, 150km에서 5단으로 각각 변속이 일어났다. 시속 100km에서 rpm은 2,000부근을 맴돈다. 시속 100km 일 때 수동모드로 옮기면 5단에서 3,000, 4단에서 4,000, 3단에서 5,000rpm을 각각 마크한다.

속도를 서서히 올리며 차의 반응을 살폈다. 시속 140km를 경계로 차의 반응은 확연히 갈렸다. 저속에서 시속 140km까지는 만족스러운 반응이다. 초반 가속도 나쁘지 않고 속도를 올릴 때의 펀치력도 제법이다. 하지만 시속 140km를 넘기며 고속주행 영역으로 넘어가면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시속 180km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쁘다고 판단하면 곤란하다. 패밀리세단을 지향하는 배기량 1.6리터급의 준중형차임을 잊으면 안된다. 주어진 조건에 맞게 충실하고 정직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속도를 올리면 엔진소리가 처음에는 크게 들리다가 고속으로 올라가면서 엔진소리와 바람소리가 뒤섞이다가 나중에는 바람소리가 크게 들린다. 시속 140km까지는 차가 안정적이고 엔진 소리도 적당히 자극적이다. 귀를 즐겁게 자극할 정도의 소리. 운전하는 즐거움을 느끼기에 딱 좋은 정도다. 완도를 한 바퀴 감아도는 국도의 와인딩 코스에서는 과감한 코너링을 몇 차례 시도했다. 차체는 때로 안정적이다가 때로는 살짝 흔들리기도 했다. 서스펜션은 조금 더 강하게 세팅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경우에 승차감을 어느 정도 손해봐야 하는만큼 현재의 서스펜션이 나쁘다고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뉴 SM3는 적당한 선에서 성능과 승차감을 조화시키고 있다. 강한 성능을 포기하고 대신 승차감을 어느 정도 확보하면서 많은 이들을 만족시키려 하고 있다. 이런 저런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뉴 SM3는 흠잡을 게 많은 차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앞서 말했다시피 패밀리세단을 지향하는 준중형차라는 이 차의 정체성에 맞춰 차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고성능을 지향하는 스포츠카도, 극도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럭셔리 세단도 아닌만큼 현재의 모습 그대로를 보고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 하겠다. 르노삼성차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격을 고민할 눈치다. 기자회견장에서까지 정확한 가격을 말하지 않았다. 대략 1400만원대서부터 1800만원대 까지라는 선만 밝혔다.

오종훈의 單刀直入헛갈린다. SM3라는 이름을 가진 두 차종이 존재하게 됐기 때문이다. 구형 SM3와 신형 SM3. 사람들은 그냥 SM3라고 말하기도 할 텐데 그때 어떤 차를 말하는 것인지 헷갈리겠다. 시장이 혼란스러워진다는 것이다. 이런 네이밍은 문제가 있다. 차라리 신형 SM3를 SM4로 불러야 옳았다는 생각도 든다. 한 이름 두 차종. 마치 두 손에 떡을 들고 어쩔줄 몰라하는 놀부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법. 얻기만 하고 잃기를 거부하면 절대로 얻어지지 않는다. 트렁크를열면 다른 차와 달리 트렁크 안쪽 천정이 그대로 노출된다. 스피커와 오디오 장치들이 어지럽게 보인다. ‘고급스러운’ 준중형차라고 한다면 이런 부분들을 잘 마무리 해야하는 게 아닌가 한다.

뉴 SM3

외장 (mm)

전장

4,620

전폭

1,810

전고

1,480

축거

2,700

윤거

1,545

1,565

엔진

배기량(cc)

1,598

최고 출력 (ps/rpm)

112/6,000

최대 토크 (kg.m/rpm)

15.9/4,400

변속기 (기어박스)

수동 5단 변속기

엑스트로닉 변속기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

토션 빔

공차 중량(kg)

M/T

1,215

A/T

1,250 (엑스트로닉 변속기)

연비 (km/ℓ)

M/T

16.3

A/T

15.0

타이어

195/65R 15

205/55R 16

205/50R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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