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노후차 교체 지원 정책이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 지원책이 큰 차를 살 수록 많은 혜택을 받게 돼 있어 소형차보다 중대형차 판매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정작 지원이 필요한 지엠대우나 쌍용차 보다는 현대기아차가 실질적인 혜택을 보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정부 지원책이 시작된 5월 판매 현상을 살펴보면 이 같은 지적이 사실임을 알게 된다. 배기량 2.0리터 미만인 베르나 아반떼 i30 모닝 프라이드 포르테 마티즈 젠트라 라세티 SM3 등의 5월 판매량은 3만6,489대로 4월의 3만2,040대보다 14.0%, 4,000대 가량 늘었다. 하지만 국산차 내수 시장 점유율은 4월 34.2%에서 5월 29.5%로 4.6%P 하락했다. 판매량은 소폭 늘었지만 점유율은 뒷걸음질 친 것이다.
배기량 2.0리터 이상급 차들은 판매대수가 대폭 늘었고 점유율은 두 자리수가 증가했다. 쏘나타 그랜저 에쿠스 싼타페 베라크루즈 로체 오피러스 쏘렌토 모하비 토스카 SM7 SM5 윈스톰 QM5 등이 배기량 2.0리터급이상인 중대형 차종들. 이들의 5월 판매실적은 5만8,686대로 4월보다 무려 77.6%가 늘었다. 시장점유율은 47.4%로 12.2%P나 급상승했다. 5월에 팔린 차 두 대중 한 대가 중대형차인 셈이다. 심지어 대형 세단인 그랜저가 1만대 판매를 넘기며 월간 판매량 2위 차종에 오르기도 했다.정부의 노후차 교체 지원대책이 결과적으로 중대형차에 더 많은 혜택을 줌으로써 경차와 소형차 판매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지원책은 개별 소비세 및 취득세·등록세를 70%씩 최대 250만원까지 감면해주는 것. 비싼 차를 사야 250만원의 혜택을 다 받고 싼차를 사면 그 혜택을 다 못받는 구조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구매가 중대형차로 집중되는 현상을 나은 것이다. 실제로 5월에는 대다수 차들이 4월보다 판매가 늘었지만 경차인 마티즈와 모닝은 모두 판매대수가 줄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