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포츠는 자세를 배우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골프 농구 축구 태권도 테니스 탁구 어떤 종목 어떤 운동도 자세를 무시하고는 제대로 즐길 수 없다.
일반인에게 운전이 스포츠는 아니지만 자세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스포츠나 마찬가지다. 운전자세가 제대로 되어 있어야 오래 운전해도 덜 피곤하고 위급상황을 만나면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서다.
사람들이 운전하는 자세를 보면 등을 과도하게 뒤로 젖힌 채 운전하는 이들이 많다. 당장은 편안할지 몰라도 이 같은 자세로는 오래 운전하면 쉽게 피로해진다.
운전석에 앉아 팔을 쭉 펴 핸들을 쥘 수 있는 거리로 시트를 조절한다. 팔을 쭉 편 뒤 살짝 힘을 뺀 상태로 핸들을 잡을 거리면 좋다.
핸들을 잡을 때 엄지 손가락을 핸들 안쪽으로 넣어 감아 잡지 않도록 한다. 사고를 만나거나 험로, 비포장도로에서 핸들이 자기대로 빠르게 돌아갈 때 엄지 손가락을 때려 다치게 할 수 있다. 비포장 험로를 자주 다니는 이들 중에는 엄지 손가락을 다친 이들이 꽤 있다. 핸들에 부딪혀 다친 것이다. 엄지 손가락은 핸들을 감지 말고 핸들 위에 자연스럽게 놓는다.
시트는 브레이크나 가속페달을 밟은 상태에서 무릎이 쭉 펴지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둔다. 이때 엉덩이는 뒤로 깊숙하게 넣고 등은 시트에 최대한 밀착시킨다.

이 같은 자세를 취하면 평소보다 허리를 세우고 조금 뻣뻣한 자세가 된다. 하지만 핸들을 돌리거나 브레이크를 밟는 등 각종 운전 동작들을 취할 때 빠르고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오래 운전해도 덜 피로해진다. 이 상태에서 사이드미러와 룸미러를 맞추면 된다.
하지만 운전하다보면 자세가 흐트러지게 마련이다. 등은 뒤로 눕게 되고 핸들은 대충 한 손으로 잡고 긴장이 풀린 발은 무릎이 오른쪽 센터페시아 벽면에 기대게 된다. 이 같은 상태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 때 즉각 반응하기란 어렵다. 장애물이 나타나 급하게 핸들을 돌려야 할 때 자세가 올바르면 금방 가능하지만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있거나 눕듯이 앉아 있다면 핸들 조작이 늦어진다. 사고는 눈 깜짝할 사이만큼의 시간 차이로 비켜가기도 하고 덮치기도 한다. 올바른 자세는 바로 사고를 피할 만큼의 시간을 벌어준다.
올바른 자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거리 운전을 할 때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번씩은 차에서 내려 쉬어야 한다. 몸과 근육의 피로를 풀어준 뒤 다시 핸들을 잡아야 올바른 자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산길이나 비포장 길, 험로, 좁은 길 등에서는 시트를 조금 앞으로 당겨 앉는다. 이렇게 하면 차와 가까운 앞을 자세히 보는데 유리해진다.
초보운전자들은 평소에도 앞을 보기 위해 몸을 앞으로 바짝 당겨 앉은 채로 운전한다. 앞을 잘 보는 데만 집작하다보면 이런 자세가 나온다. 하지만 너무 앞으로 앉으면 좌우측 시야가 좁아진다. 뿐만 아니라 충돌사고가 날 때 핸들에 몸이 부딪혀 큰 상해를 입을 수 있다. 사고가 나지 않는다고 해도 핸들 조작이 불편해 진다. 핸들에 너무 가까이 앉아 거리가 좁아지면 핸들을 돌리는 데 자연스럽지 않게 된다. 따라서 핸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정확한 자세를 잡고 운전해야 한다. 올바른 주행, 운전자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내용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