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의 정수를 담았다. 인피니티의 미래를 ‘에센스’가 보여준다.”
나카무라 수석 부사장이 한국을 찾았다. 디자인 브랜드관리 수석 부사장으로 크리에이티브 총괄이사(CCO) 직함도 갖고 있다.인피니티의 디자인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번 제네바모터쇼에 월드데뷔한 컨셉트카 ‘에센스’를 한국에 알리기 위한 방한이다.
“에센스를 시장에 출시할 계획은 없지만 인피니티의 미래를 제시할 모델임에는 분명하다”고 그는 말했다. 우아함과 역동성을 갖춘 동시에 친환경 차량이라는 것. 친환경 디자인에 대한 인피니티의 의지와 철학을 보여주는 컨셉트카로 만들었다고 그는 말했다.
“에센스(Essence)”는 인피니티의 최신 테크놀로지와 디자인의 정수만을 모아 만든 컨셉카로, 2009년 3월,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에센스는 20년간 고성능 차량을 소개해 온 인피니티가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컨셉카여서 큰 주목을 받았다.
프런트 엔진 후륜구동방식의 2인승 600마력(PS) 럭셔리 쿠페로 인피니티 최초의 하이브리 기술이 탑재된 모델이다. 미래 인피니티에 반영될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제시하고 있고 심플한 디자인과 운전자 중심의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루이비통과 협력한 맞춤형 여행 패키지로도 주목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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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인피니티 전시장에서 그를 만났다. 작은 키에 희끗한 콧수염, 날카로운 눈매가 인상적인그는 ‘모든 것은 하나의 선에서 시작한다”는 말을 디자인 모토로 삼고 있다. 자동차 디자인에 일본적인 것들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말이 가슴에 남았다.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에센스의 출시 의미는.
“에센스는 인피니티의 미래 디자인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다. 이대로 출시되지 않겠지만 에센스에 적용된 디자인 요소들은 양산차에 사용하게 될 것이다.전통적 인피니티 차량명칭은 FX, EX처럼 알파벳을 사용하지만 에센스는 정확한 의미를 가진 단어를 사용했다. 의도적으로 컨셉카의 이름을 결정할 때 에센스(정수)를 사용했다. 즉 인피니티의 본질을 함축하는 차량이기 때문이다. 닛산의 독특한 기술로 개발한 후륜구동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여기에는 투 클러치 시스템이 있다. 현존차중에 이런 기술을 적용할 것이다.”
-에센스의 디자인을 실차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둥근 라인은 단순하지 않다. 도어 부분에 들어간 움푹 패인 라인은 선의 깊이(Draw Depth)가 깊어 현재의 공정으로는 불가능하다. 금형 기술을 향상시키거나, 깊이를 조절한다면 충분히 구현 가능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헤드램프와 오페라 윈도우의 금형도 상당히 오목해 성형이 힘들 수 있다. 이러한 제약이 있지만 양산까지 아주 멀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이 차량의 일부분은 구현될 수 있다. 차량의 개별적인 요소들은 개별적으로도 차량에 각기 구현될 것이며,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에 이러한 요소들이 반영된 차량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
“인피니티는 자연에서 영감얻는다. 에센스에는 아데야카라는 개념이 적용됐다. 아데야카는 일본어로 엘레강스, 우아함 등을 말한다. 천년전 일본 복식의 화려함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화려한 색깔, 자연의 힘, 파도와 같은 곡선 등 자연의 힘을 에센스에서 느낄 수 있다. 전통적인 럭셔리로만 그치지 않고 전통미는 살리면서 강한 존재감을 주는 개념이다. 인간미, 자연미가 적용된 감성적 역동적 진보적 개념으로 단순한 럭셔리 개념과 다르다.”
-루이비통과 협업을 했는데.
“처음 아이디어는 루이비통 CEO와의 비공식 대화에서 비롯됐다. 과거에 1908년 독일의 켈너사(Kellner company)는 자사의 고급리무진을 위해 루이비통에 맞춤형 가방 제작을 의뢰해 고객들에게 제공했다. 이후 30년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이는 매우 독특한 개념으로 오늘날 재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역사적 배경 외에 루이비통은 매우 강력한 브랜드와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루이비통은 독특하면서 전통적이고 진보적이기까지 한 브랜드이다. 진보, 혁신적인 브랜드지만 고급스러움과 전통미를 유지한다는 면에서 루이비통은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고, 그들의 브랜드 전략을 존중한다. 에센스에는 루이비통의 어떠한 요소도 인테리어에 적용시키지 않았다. 두 개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영감을 주는 플랫폼으로 에센스를 활용했을 뿐이다. 이 점이 컨셉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루이비통은 자체적으로 이 여행 가방(Luggage)을 디자인했고, 인피니티는 에센스를 디자인했다. 코 브랜딩(Co-Branding)처럼 경영의 일환이 아닌 철저하게 프리미엄 브랜드 간 창조성을 독립적으로 주고 받은 것이다.
독립적인 두 개의 브랜드가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틀이다. 모방이 아니라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것. 프리미엄 브랜드간의 창조적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외에서 인피니티 반응은.
“인피니티가 좋은 반응 얻고있어 기쁘다. 중국과 유럽은 매우 어려운 시장이다. 이미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고급 브랜드들이있어 새로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물량도 미미하다. 그래도 계획보다는 초과 달성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세단보다 EX FX 등 SUV에 중점을 두려한다. 독특한 SUV 라인업이 핵심 모토가 될 것이다. 한국시장이 볼륨은 많지 않지만 존재감은 크다. 어제 하루에만 2대의 쿱과 2대의 세단을 보는 등 5대의 인피니티 모델을 거리에서 봤다. 이런 시장이 없다. 유럽에선 인피니티 보기가 어렵다. 중국과 유럽에서는 존재감 내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관련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 개 독립 브랜드가 함께하는 것. SM은 닛산에서 비롯됐지만 자체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플랫폼 공유하나 각기 다른 활동하는 중으로 보면 된다. 르노삼성은 중간 솔류션쯤 되는 것 같다. 서로의 위치를 존중하나 디자인을 혼합 시키지는 않는다.”
-아시아 시장에서 디자인을 포함하는 R&D 계획은.
“아시아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차 개발 측면에서 중요하다. 21세기는 아시아 중심이 될 것이다. 지금은 일본에서 디자인 개발되고 있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디자인 파워를 아시아에서 육성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7년 전에 홍익대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교육 수준 감명받아 매년 한국 디자이너를 채용하고 있다. 닛산의 디자인 분야에도 많은 한국인이 있다. 10명의 한국인이 일본에서 미국에서는 5-6명이 한국인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많은 역량을 보이고 있다.”
-한국차의 디자인을 평하다면.
“한국 디자인은 많은 발전을 하고 있다. 불과 2년전과 비교해도 디자인 품질이 높아졌다. 양질의 디자인은 표면, 비례, 균형이 결정한다. 한국차는 특히 비례감이 좋아졌다. 디자인은 비례에서 시작한다. 윈도이 크기 타이어 위치 등이 기본적요소다. 과거에는 비례맞지않아 불편한 점이 있었지만 요즘엔 올바른 비례감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인 디자인 철학은.
“일본 문화를 차에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자동차는 아시아의 발명품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 자체의 뿌리를 반영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한다. . 일본, 한국, 중국. 아시아의 3대 자동차 제조업체는 이미 세계자동차 시장을 주도 하고 있다. 한국, 일본 차는 이미 유럽과 미국에 진출 했고 중국이 5년 이내로 한국, 일본 차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충분한 오리지널리티, 독창성을 보여줘야 한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좋은 기술에 반해,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은 명확한 방향, 성격 주체성을 구축하고 있지 못하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 중국 디자이너가 스스로 자문해봐야 할 것은 ‘우리의 정체성이 무엇인가’ 다.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자동차 메이커들이 다운사이징에 나서는데 디자이너의 어려움은 없나.
“부품이 작아지고 있어 행복하다. 디자이너는 제한된 공간에 패키징하는 게 고민이다. 30-40년전보다 장착해야하는 시스템이 많아져 디자인 여유가 없다. 때문에 디자이너는 엔지니어들에게 최대한 부품을 작게 하라고 요구한다. 작아지면 연비에도 가격에도 유리하고 디자이너도 자유롭다.”
-에센스 디자인 영감은 어디서 받았나.
“인체 파도의 형상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 자연이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완벽한 창조물이 자연인데 유사한 완벽도를 기하려고 노력했다. 표면의 디자인만 아니라 내부의 힘을 보이려고 했다. 그 안에 뭔가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 뼈, 살 근육이 어디에 있는가 생각하고 표면을 만들어야 한다. 동물의 신체라고 생각해서 만들었다.”
-미래차 개발에서 성능과 기능성이 충돌할 때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둘 다 추구할 것이다. 성능과 연비 기능을 동시에 추구할 것이다. 엔지니어들이 이 두가지를 모두 잡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머지 않아 선보일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있다. 투 클러치 시스템으로 엔진 클러치 모터클러치로 구분된다. 곧 선보일 수 있을 것이고 시승해보면 분명히 만족할 것이다. 성능을 줄이면 인피니티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연비는 의무사항이다. 둘 모두를 잡는 게 우리의 의무다.”
시로 나카무라 (SHIRO NAKAMURA) 약력
닛산자동차 수석 부사장 (Senior Vice President of Nissan Motor Co., Ltd.)
생년월일: 1950년 10월 17일
학력:
1981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사데나 아트센터 디자인 대학 자동차 디자인 과학 학사(ACCD, Art Center College of Design, Pasadena, Calif. USA)
1974년 3월 일본 동경시 무사시노 예술대학 공업 디자인 학사
(Musashino Art University, Tokyo Japan)
주요경력:
2006년 4월 디자인, 브랜드 관리 수석 부사장 &
크리에이티브 총괄 이사 (CCO, Chief Creative Officer)
2001년 4월 디자인 수석 부사장
2000년 7월 디자인 부사장
1999년 닛산 자동차 입사
1998년 4월 ISUZU 자동차 디자인센터 총 매니저
1997년 4월 ISUZU 자동차 미국 지사 제품 개발 부사장
1989년 1월 ISUZU 자동차 유럽 지사 디자인팀장
1985년 2월 제네랄 모터스 디자인, 어드밴스드 스튜디오
1974년 4월 ISUZU 자동차 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