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에 주식을 담보로 제공할 수도 있고 혹은 산업은행이 지엠대우의 주식을 좀 더 소유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논의할 것이다. 어떤 제안도 검토할 수 있다.”릭라일리 GM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사장이 급히 한국을 찾아 언론과 긴급 인터뷰를 가졌다.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휴일을 지내는 기자들에게 급하게 연락해 힐튼호텔에서 자동차 담당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주고 받았다. “최근의 이슈들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기 위해” 언론과 만났다고 말했지만 그는 정작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비밀”이라며 말을 아꼈다. “산업은행의 제안을 받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빠른 시일 안에 전달하겠다”는 말을 했지만 정작 산업은행이 어떤 제안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시중은행들과 5, 6월에 만기도래하는 해징금액의 50%를 3개월 연장키로 합의했다”는 말도 전했다.
그의 인터뷰에 대한 언론들의 해석은 제각각이다. “지엠대우의 지분 구조에 변동이 없다”고 보도하는가하면 “지엠대우 주식 매각 가능성”에 방점을 찍은 매체도 있다. 그만큼 혼란스러운 상황임을 말해준다. 릭 라일리 사장과의 일문일답을 그대로 정리한다.
-현재 지엠대우의 상황은.“시중은행들과 5월 6월처리해야할 해징금 50% 를 3개월 연장키로 합의했다. 6월 유동성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어 이런 의사결정내렸다. 현재의 유동성 위기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해징계약이다. 체결했던 해칭계약이 만기도래하고 있어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다. 원화 약세로 900원에서 1500까지 올라가는 상황에서 손실이 컸다. 지엠이 매출금액을 제때 결재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지엠의 자회사들은 계약 조건에 따라 적절한 지금을 받고 있다. 해징과 관련한 비난이 있는데 2002년부터 2007년까지는 해징에 환율이 긍정적 역할을 했다. 해외가격상승으로 환율혜택이 컸다. 2007년 말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조언이 있었다. 2008년 예산을 달러당 850에 맞추라는 조언도 있었다. 하지만 원화 약세로 많은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원인은 판매 볼륨이 지난해 말, 올해 초까지 급감했다. 오버해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만기연장키로 은행과 합의에 이를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장기적으로 지엠대우의 전망은 긍정적이고 강력하다”
-장기유동성 문제는.“산업은행과 논의할 것이다. 지난 2, 3주간 많은 논의가 있었다. 이번 주 초에 산업은행에서 제안을 받았다. 그 제안을 검토중으로 긍정적 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산업은행의 제안은 구체적으로 어떤 제안인가.“극비사항이라 말할 수 없다. 주식은 양도키로 했다는 기사는 사실과 다르다. 현 상태에서 지엠이 지엠대우의 주식을 줄일 의향은 없으나 필요하다면 나중에 논의할 수 있다.”
-(1일 아침) 이사회 개최 이유는.“최근 자금상황과 사정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단기적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시중은행들과 합의도출과 선물환거래 연장에 성공했다는 내용이었다. 의사결정보다는 정보제공의 장이었다.”
-지엠대우의 주식을 산은에 판매할 수 있다는 것에 확실한 입장은.“필요하다면 그렇게 되겠지만 현재 주식구조 바꾸는 것은 맞지 않다.”
-지엠대우 수출 판매대금 미수 규모가 얼마인가.“일반적으로 매출대금은 45일 안에 결재된다. 설립 이래 같은 조건이 유지되고 있다. 45일 안에 결재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 대금 결재가 어려운 거래처가 있지만 이는 지엠이 아닌 다른 회사다. 그 금액은 아주 적다. 베네주엘라가 그런 경우다. 굉장히 좋은 시장이나 정부차원에서 외환규제중이어서 (매출대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네주엘라 정부가 지급할 때를 기다려야 하는 사황이다. 지엠은 지엠대우를 지원하기 위해 매출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보증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어떤 은행들이 해징에 참여했나. 그 범위는.“선물환 계약에는 산업은행을 포함해 8개 은행이 참여했다. 8개 은행이 우리 요청에 합의했다. 한국의 은행들과 일부 해외 은행도 있다. 금액은 극비여서 공개가 어렵다. 6월에 만기도래하는 5억 달러를 3개월 연장한 것이다.”
-지엠과 지엠대우의 인력감축 규모는.“미국에서 16개 공장을 폐쇄한다. 엔진 , 변속기, 조립공장 등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1만6000명을 감축키로 했다. 시보레 캐딜락 뷰익 GMC 4개 브랜드만 살리고 새턴 폰티악 허머 사브 등은 매각 혹은 브랜드 자체가 사라질 것이다. 원래계획보다 공격적으로 브랜드를 정리할 것이다.지엠대우의 글로벌 조직은 재구조구정된 지엠 안에서 사업을 영위할 것이다. 타일랜드 인도 호주 지엠대우 등은 존속할 것이다. 각 부분이 재정적으로 장기적인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엠에 포함돼도 이들은 미 정부로부터 펀딩받을 수 없다. 자체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지엠대우는 앞으로 새로 탄생하는 지엠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지엠은 지엠대우의 연구개발능력을 매우 중요시한다. 전문성도 높이 평가한다.”
-만기 연장이 안돼는 50%는 어떻게 할 것인가.“나머지 50%는 기간에 맞춰 지급한다. 지급에 필요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장기 답안은 산업은행과 논의할 것이다. 산업은행의 제안에 대한 지엠의 첫 답은 다음 주 말에 줄 것이다. 미국 상황 지켜보며 산은과 함께 최대한 빨리 답을 줄 것이다.”
-현 상황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말해달라.“산업은행은 지엠대우의 미래에 관심이 많다. 지엠의 구조조정과 지엠이 미래에도 지엠대우를 지원할 것인지에 대해서다. 산은은 투자에 대한 보장을 원한다.”
-산은이 요구하면 소유권 50% 제공 의향있나. “가설에 기반한 질문이다. 그런 요구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논의할 수는 있으나 지엠의 보유주식 변화는 예상하지 않는다.”
-산은 투자에 대한 보장의 주체는.“지엠이 될 것이다. 현재 2억 달러 이상의 거래는 미 재무부에 보고하고 검토 받아야 한다.”
-산은의 지원을 받으면 추가 지원이 필요 없나.“향후 2년을 지속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 시장 상황에 대한 전망이 필요하나 그 이상의 지원은 필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를 비관적으로 전망해도 그 이상의 자금지원은 필요 없을 것이다.”
릭 라일리 사장은 인터뷰가 끝날 즈음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세계경제위기와 원화약세가 아니었으면 이런 위기에 처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엠대우는 굉장히 건실하고 수익을 많이 낸 회사다. 시장이 회복되면 원래의 수익성 확보할 것이다. 두 요소가 복잡하게 작용하면서 이런 상황을 맞았다.” 결국 지엠의 위기 때문에 지엠대우가 어려워 진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