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 뻗은 고속도로와는 달리 국도는 직선로와 굽은 길이 어우러져 있어 운전하기가 지루하지 않다. 대신 사고 위험도 크다.
국도를 달릴 때에는 도로 표시판을 제대로 읽고 운전하는 게 중요하다. 도로 표지판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표지판만 제대로 읽고 달리면 도로 앞의 상황을 예상하기가 어렵지 않다. 앞 상황을 미리 읽고 달리면 그만큼 미리 대비할 수 있고 안전해진다. 공사중, 굽은 길, 이중 굽은 길, 학교앞, 시내, 횡단보도, 터널 등 다양한 정보를 주는 게 표지판이다.
도로번호가 짝수는 동서 방향, 홀수는 남북방향이라는 사실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남쪽으로 가는데 짝수 번호의 도로를 오래 달리고 있다면 길을 잘못 들었을 확률이 높다.

국도를 달릴 때에는 리듬을 타고 운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굽은 길을 들어가고 나오면서 가속페달을 밟았다가 발을 떼었다가 하는 게 어떨 땐 춤을 주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지방도로나 국도를 운전할 때에는 제한 속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무심코 운전하다가 과속으로 단속되기 쉽다. 우리나라의 국도는 제한속도가 대부분 시속 60~80km 사이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시내도로, 학교 주변 도로 등에서는 40km/h 전후로 제한 속도가 낮아진다.
브레이크는 안 밟아주는 게 좋다는 이들이 있다. 앞을 멀리 보고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상황이면 미리 속도를 줄여주고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면 연료도 아낄 수 있고 차의 움직임도 부드럽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때로는 일부러 브레이크를 밟아줘야 할 때도 있다. 브레이크는 제동장치이지만 한편으로는 뒷차와의 커뮤니케이션 장치다. 즉 내가 브레이크를 밟음으로써 뒷차가 앞에 뭔가 장애물이 있거나 속도를 줄여야하는 상황이 벌어졌음을 알고 준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때문에 필요할 때엔 일부러 브레이크를 살짝 밟아 뒷차에 준비할 여유를 주는 게 매너 있는 운전이다. 때로는 뒷차가 너무 가까이 바짝 다가설 때에도 브레이크등만 들어올 정도로 살짝 밟아 주의를 촉구하는 것도 좋다.
자동차 전용도로가 아닌 지방 도로를 달릴 때에는 주의해야할 것들이 많이 있다. 특히 보행자 보호에 신경 써야 한다. 지방의 도로를 달리다보면 보행자들이 다니는 보도가 없는 곳이 많다. 도로 위로는 차들이 다니고 그 옆에 포장 안 된 곳이나 도로 가장 자리로 보행자들이 걸어 다닌다. 따라서 도로 위를 차와 사람이 함께 움직이는 상황이 수시로 벌어진다. 때문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사람 근처에서는 속도를 충분히 줄여야 한다.
경운기와 오토바이는 운전자가 아주 많이 신경 써야 한다. 도로에서 자주 만나고 안전장치가 충분하지 않아 사소한 사고로 목숨을 잃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시골에서는 경운기와 오토바이를 이용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짐을 가득 싣고 움직이는 경운기는 전후좌우의 도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경운기를 추월할 때 무리하게 하지 말고 클랙션을 울려 뒤에 차가 있음을 알려 주의를 촉구해야 한다. 경운기 뒤를 따라 갈 때에는 경운기가 중앙선을 넘었다가 방향을 전환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교차로, 좁은 골목 등과 연결된 곳에서는 오토바이나 자전거 경운기 등이 갑자기 나올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하면서 운전하는 게 바람직하다.
좁은 이차선 국도에서는 중앙선을 넘어 추월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중앙선을 넘어 추월할 때에는 모든 주의를 다 기울 뒤 신중하게 실행해야 한다. 수 백 미터 앞을 볼 수 있게 시야가 트인 곳에서 대향차가 없을 때 추월해야 한다. 전방 시야가 충분하지 않는 코너에서 추월을 시도하는 건 자살행위다. 가장 좋은 건 앞차가 방향지시등이나 손으로 양보의사를 밝히면 그 때 추월을 시도하는 것이다.
국도를 운전해 길을 찾아 갈 때에는 주변 경유지 이름을 알고 운전하면 방향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부천과 부평을 거쳐 인천으로 간다는 걸 알고 있으면 표지판에 나오는 지명만으로도 어디쯤 왔는지 알고 운전할 수 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