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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길, 낭만적이지만 위험한 길

안개가 자욱하게 낀 길은 사뭇 낭만적이다. 그런 낭만적인 날 교통사고가 많은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낭만적인 안개, 하지만 길에서 차를 운전하고 달려야 하는 입장에선 낭만적이기는 커녕 피곤하고 위험한 안개일 뿐이다.
안개가 자주 끼는 곳은 호수나 강 주변, 혹은 산을 끼고 있는 고도가 높은 지역이다. 이런 지역은 길이 곧지 않고 굽은 길이 많다. 즉 안개가 낀 길은 커브가 이어지고 길 옆으로 호수나 강이 있을 확률이 높다. 그만큼 주의해서 운전해야 하는 곳이 바로 안개가 끼는 곳이다.
안개 속에서는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칠흑 같은 어둠은 전조등을 켜면 사라지지만 한 치 앞으로 보기 힘든 안개는 전조등이나 안개등을 켜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전조등을 켜도 앞을 가로막는 하얀 안개가 사라지지 않는 건 빛이 난반사되기 때문이다. 전조등의 빛이 안개 속에서는 직진하지 못하고 안개에 부딪히며 사방으로 흩어지며 난반사되는 것이다.
안개 속에선 상향등도 소용없다. 상향등을 켜면 하얀 안개만이 시야에 가득 들어올 뿐 그 안개 너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앞을 폭 넓게 비춰주는 안개등이 그나마 효과적이다. 하지만 안개등이 앞을 제대로 보게 해주는 건 아니다. 다만 빛이 넓게 퍼지도록 해 가까운 곳을 넓게 볼 수 있게 해줄 뿐이다.
안개길을 운전할 때에는 전조등과 함께 안개등을 켜고 그래도 불안하면 비상등을 함께 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개가 낀 길에서는 가급적 제일 앞에서 달리는 일은 피해야 한다. 앞에 다른 차가 달리면 그 뒤를 천천히 주의하면서 따라 가는 게 좋다. 앞 차가 빨리 달린다고 빨리 쫓아가면 안된다. 그럴 때에는 먼저 보내고 천천히 달려야 한다.
안개 낀 길에서는 연쇄 추돌사고가 많이 난다. 시야도 안좋은데 앞차 뒤만 쫓아가다가 줄줄이 사고가 나는 것이다. 앞 차가 가는 것을 잘 보면서 쫓아가되 돌발 상황에 즉시 서거나 대응할 수 있게 천천히 달려야 한다.
안개 속에서는 앞 차가 사고가 나는 데 함께 얽히거나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데 같이 따라 떨어져는 일이 일어나기 쉬운데 이를 막기 위해선 서행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언제든지 차의 속도를 늦추거나 멈출 수 있게 천천히 가야 한다.
천천히 달리다 보면 어쩔 수없이 혼자서 달리거나 가장 앞에 서서 달리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럴 땐 당황하지 말고 가급적 중앙선 쪽으로 붙어 중앙선을 확인하며 달린다. 중앙 분리대가 있으면 다행이지만 없는 경우라도 중앙선 쪽이 안개 속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위치다. 도로 가장 자리에는 패인 곳이나 장애물 혹은 낭떠러지가 있을 확률이 높아서다. 중앙선을 확인하면서 가운데로 달리면 적어도 도로를 벗어나는 상황은 면할 수 있다.
하지만 중앙선 쪽이 무조건 안전한 건 아니다. 중앙선을 넘으면 상대편에서 오는 차와 부딪힐 위험도 높다. 따라서 반드시 안개등을 켜 자신의 차를 알리도록 하고 대향차가 올 때에는 클랙션을 울려 주의를 촉구하면 좋다.
안개가 낀 날, 등대는 빛 대신에 소리로 배들을 유도한다. 바다에서처럼 도로에서도 안개가 끼면 빛과 함께 소리가 유용한 도구가 된다. 차창을 조금 열면 차 바깥의 도로 상황을 소리로 들을 수 있어 좋다. 낭만을 즐긴다고 오디오를 켜지 말고 차창을 열고 바깥 소리를 들어야 하는 이유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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