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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운전과 전조등

막 운전을 시작한 사람들 중에는 낮에만 운전하는 이들이 있다. 해가 떨어지면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 하지만 밤 운전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밤길 운전의 동반자는 전조등이다. 헤드램프 또는헤드라이트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전조등의 역할은 두 가지. 하나는 앞을 밝혀주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상대편에게 내 차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다.

전조등은 해가 완전히 지기 전 어두운 기운이 느껴질 때 미리 전조등을 켜고, 한낮이어도 비가 오거나 구름이 껴서 어두울 때에는 전조등을 밝게 켜고 운행하는 게 좋다.
전조등 스위치는 몇 단계로 구분돼 있다. 첫 단계에서는 차폭등, 두 번째 단계로 돌리면 헤드램프, 스위치 레버를 아래로 누르면 상향등(하이빔), 다시 한 차례 누르면 하향등(로빔)으로 원위치 되는 식이다. 물론 차종에 따라서는 조작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상향등을 켜면 멀리까지 볼 수 있다.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아주 시원한 시야를 보장 받는다. 그래서 일부 초보 운전자는 아예 상향등만을 켜고 운행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하지만 상향등은 가로등이 없는 길에서 마주 오는 차가 없을 때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상향등을 켜면 상대편 운전자가 너무 눈이 부셔 앞을 볼 수 없게 된다. 마주 오는 차가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내 차의 안전도 보장받지 못한다. 나 좋다고 남들에게 불편을 주면서 상향등을 번쩍이며 사용하는 건 매너가 아니다. 게다가 사고 위험도 크다.
따라서 대부분은 하향등을 켜고 운행한다. 그런데 하향등이 불편할 때가 있다.안개가 껴있거나 눈이나 비가 많이 내릴 때다. 이런 날씨에서는 빛이 멀리까지 나가지 못한다. 당연히 빠른 속도로 차를 몰지도 못한다. 이런 날씨에는 안개등을 켜고 운행하면 전조등만 켜는 것보다 나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안개등은 빛을 전조등만큼 멀리 비추지는 못하지만 빛을 넓게 확산시킨다.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밤에 운전할 때에는 특히 길 가장자리는 피하는 게 좋다. 사실 길 가장자리는 평소에도 피하는 게 좋다. 길 가장자리는 보행자나 자전거가 다니거나, 택시나 버스가 서있거나, 움푹 패인 웅덩이가 있을 확률이 높다. 심지어 시골에서는 도로 가장자리에 고추나 벼를 널어 말리기도 한다. 그만큼 위험한 요소들이 많은 곳이다.
밤길에서는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분명히 차앞에 뭔가 있는 데 보이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서로 마주 보는 두 대의 차가 헤드램프를 켜면 그 사이에 위치한 사람이 순간적으로 안 보이는 착시현상이 생긴다. 상대편 차가 올 때 정면으로 마주 보지 말고 약간 비스듬히 앞을 보면 이 같은 착시를 방지할 수 있다.

뒤에서 쫓아오는 차들의 불빛이 룸미러에 반사돼 눈이 부실 때에는 정말 짜증난다. 이럴 때에는 룸미러를 반사가 되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다. 대부분 자동차 룸미러는 밤에 뒤차의 불빛을 운전자에게 반사시키지 않도록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룸미러 아래에 있는 레버를 젖히면 반사가 방지되는 식이다. 이렇게 해 놓으면 차 뒤의 상황은 볼 수 있고 눈부심은 훨씬 덜하다.
밤길 운전에서 위험한 곳은 코너다. 도로 앞의 상황을 보지 못하는 두 대의 차가 코너에서 마주치면서 어느 한 쪽이 중앙선을 넘어버리면 아찔한 상황이 벌어진다. 때문에 특히 코너에서는 중앙선을 정확하게 인식하면서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코너에 진입하기 직전에 상향등을 몇 차례 번쩍여주면 마주 오는 차가 내 차를 인식할 수 있어서 좋다.
밤길 운전을 처음 할 때에는 익숙한 길에서 하는 게 좋다. 평소에 다니던 길, 도로상황을 잘 아는 길에서 밤길 운전을 훈련하는 게 좋다. “처음 가는 길인데 밤 운전도 처음이다” 이런 상황은 피해야 한다. 운전자가 위축되고 익숙하지 않은 도로에서 길을 찾는다고 헤매다가는 사고를 만나기 쉽다. 적어도 운전이 손에 익고 자연스러워지기 전까지는 초행길 야간운전은 피하는 게 좋다.
밤에 운전할 때에는 미리 목적지까지 거쳐야할 길을 완전히 숙지해야 한다. 같은 길이어도 낮에 다녔던 길과 밤길은 크게 다르다는 느낌을 준다. 때문에 어디에서 좌회전하고 어느 지점에서 유턴하고 어떻게 목적지까지 가야하겠다는 그림을 머릿속에 그린 뒤 운전석에 오르는 게 좋다. 시야가 안 좋은 밤에 무턱대고 ‘쏘는’ 운전은 절대 안 된다. 가급적 법정속도 이내로 규정을 지키면서 운전하면 밤길이라고 운전 못할 이유는 없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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