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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길, 오르막과 내리막

비탈진 언덕길을 오르는 건 힘이 많이 드는 일이다. 사람이나 차나 다를 게 없다. 운전을 하다보면 경사가 심한 비탈길을 만나게 된다. 언덕을 오를 땐 평지를 달릴 때보다 힘은 더 필요하지만 속도는 떨어진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야 해 연료도 더 많이 든다.
언덕길을 만나면 평소대로 변속기를 D에 넣고 달린다. 수동변속기는 4단이나 3단으로 달린다. 언덕이 심하지 않으면 이 상태로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다. 달리다가 가속페달을 밟아도 가속이 잘 되지 않고 탄력이 줄어드는 느낌이 들면 기어를 한 단 아래로 내린다. 자동변속기는 D가 아닌 2나 L 을 선택한다. 수동변속기는 2, 3단이면 힘있게 언덕을 오를 수 있다.
언덕길에서 가장 곤란할 때는 정지한 후에 재출발 할 때다. 자동변속기 차도 경사로에서는 뒤로 밀린다.초보 운전자는 말할 것도 없고 운전 좀 한다는 이들도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다. 특히 바로 뒤로 다른 차가 바짝 다가 와 있다면 신경이 여간 쓰이는 게 아니다.
언덕길 재출발은 심리 상태가 좌우한다. 불안해하면 뒤로 많이 밀리거나 차의 거동이 거칠어지고 편안하게 조작하면 부드럽게 움직인다. 때문에 경사진 길에서 정차 후 다시 출발 할 때라도 평지라고 생각하고 침착하게 대처하면 의외로 쉽게 풀린다.
하지만 그래도 불안하거나 경사가 아주 심한 경우라면 사이드 브레이크를 이용한다. 출발하기 전에 사이드 브레이크를 잡아당긴 후 기어를 넣고 가속페달을 천천히 밟는다. 차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면 사이드 브레이크를 천천히 풀면서 가속페달을 밟아 출발하면 된다. 사이드 브레이크를 푸는 만큼 가속페달을 깊이 밟는다고 생각하면 좋다.
요즘엔 사이드 브레이크를 발로 밟는 형태도 많다. 역시 경사로 출발할 때 이용할 수 있지만 왼발로 사이드브레이크를 밟았다 풀고 오른 발로 가속페달을 밟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차분하게 순서대로 조작하면 된다.
전자제어 기술이 발달하면서 최근에는 아예 언덕길에서 밀리지 않는 차들도 나오고 있다. 언덕길에서 정차를 위해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세우면 가속페달을 밟기 전까지는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도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방식으로 차가 뒤로 흐르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다. 즉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뗄 때가 아니라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에 브레이크가 해제되는 것이다.
오르막 길에서는 코너링을 조금 빠르게 해도 차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오르막 경사로인 만큼 차의 무게가 차의 뒷부분으로 치우져 있어 안정적인 자세가 가능해진다.
반대로 내리막에서는 코너가 위험하다. 차의 무게가 앞으로 쏠려 뒤가 흔들리고 심하면 차가 미끌어지면서 심하게 돌아버릴 수 있다. 오르막길에서는 같은 속도에서 아무 일이 없었지만 내리막에서는 차가 길 바깥으로 미끌어져 버리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내리막 코너에서는 특히 속도를 줄여야 한다.
내리막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브레이크다.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라 속도가 빨라지지 말라고 계속 브레이크를 밟는 이들이 있다. 브레이크를 계속 밟고 있으면 브레이크 계통이 과열되고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일이 발생한다. 내리막 길에서 브레이크가 정상작동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하다. 이 같은 일을 막기 위해서 내리막길에서는 엔진브레이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엔진 브레이크 사용방법은 어렵지 않다. 기어를 수동 2단이나 자동 L에 넣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뗀다. 브레이크를 밟지도 않는다. 이렇게 하면 엔진소리는 조금 커지지만 속도는 빨라지지 않는다. 엔진의 힘을 이용해 브레이크 효과를 본다고 해서 엔진 브레이크다. 브레이크나 사이드 브레이크처럼 별도의 장치가 더 있는 건 아니다.
엔진 브레이크를 이용해 언덕길을 내려오면서 가속도가 붙어 속도가 빨라지거나 코너를 만났을 때에만 한 차례씩 브레이크를 밟아주면 된다. 만일 내리막에서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면 기어를 한 단계씩 차례로 낮춰 1단까지 내린 다음 사이드 브레이크 등을 이용해 정시를 시도한다. 그래도 차가 서지 않으면 속도를 줄일 수 있는 만큼 줄인 뒤 도로변 가드레일 등에 차를 부딪쳐서라도 세워야 한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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