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와 수입차 업계가 활짝 웃었다. 정부의 자동차산업 활성화 방안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메이커인만큼 늘어나는 내수 판매량의 상당 부분을 이 회사가 가져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격이 비싼 수입차 업계 역시 이번 조치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세금 감면폭이 큰데다 할부금융사가 정부 지원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수입차 판매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동차산업 활성화 합리화 방안이 확정됐다. 지식경제부는 2000년 1월 1일 이전 등록된 차를 교체하면 최대 250만원의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를 5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12일 확정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깎아주는 세금은 개별소비세, 취득세, 등록세로 수입차까지 해당된다. 개별 소비세는 150만원까지, 취득세와 등록세는 합해서 100만원까지로 모두 합해 최대 250만원까지 세금을 감면해준다.
자동차 할부금융사를 지원하는 방안도 강구된다. 할부금융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확대한다는 것. 우체국 기업유동성 지원자금을 활용해 할부금융사가 발행한 채권을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그동안 자동차 업계가 요구해온 노후차량 폐차 보조금 지급, 경유 차 환경부담금 면제 등은 이번 조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자동차 업계의 내수 부진이 일정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자동차 업계 지원 방안을 기다리며 구입을 미뤄온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구매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에 해당되는 2000년 1월 1일 이전 등록차는 모두 548만대로 전체의 32.6%에 해당한다. 석대중 한 대 꼴로 해당되는 셈이다. 업계는 해당 차중 5%만 차량 교체에 나선다해도 27만대의 추가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 판매규모가 7~8만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내수증가를 기대할만하다는 것.
각 업체는 자사의 판매량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세금 감면에 더해 각 업체의 할인판매를 더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폭의 할인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각사의 5월 판매조건에 기대를 걸고 있다. GM대우와 르노삼성, 쌍용차가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을 얼마만큼 가져올 수 있을지, 아니면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더 늘어날지 지켜볼 대목이다.
비싼 차들이 더 큰 혜택을 보는 것은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최대 세금 감면액 250만원을 할인받기 위해서는 차 값이 3,000만원을 넘겨야 한다. 비싼 차를 사는 부유층이 더 큰 혜택을 받게되는 구조여서 문제라는 것.
5월부터 이번 조치가 시행되기로 해 4월의 자동차 내수시장은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3~4월에 새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받은 셈이어서 이들의 불만을 어떻게 달랠지도 숙제도 남는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