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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의 핵심 생산 기지 쥬펜하우젠 공장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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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투트가르트 주펜하우젠. 포르쉐의 본거지다. 포르쉐의 핵심 생산라인이 있는 이곳에서 911모델들이 생산된다. 카이엔에서 파나메라까지 다양한 차종을 추가하고 있는 포르쉐이지만 911이 포르쉐의 본령임을 이들은 잘 안다.

주펜하우젠 플라츠(공장)은 그런면에서 포르쉐의 가장 핵심 생산시설이라 할 수 있다. 파나메라와의 만남을 위해 독일을 방문하는 동안 공장 방문의 기회를 얻었다.

오래된 건물, 하지만 깨끗하게 정돈된 건물 외벽에 내걸린 포르쉐 간판이 눈길을 잡는다. 카메라를 보관하고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주펜하우젠 공장은 911 전용이다. 박스터는 핀란드 공장에서, 카이엔과 새로 나올 파나메라는 라이프찌히 공장에서 각각 생산된다. 주펜하우젠 공장의 최대 생산능력은 하루에 160대. 4800명이 근무하는 공장치고는 생산량이 소박하다. 목표 생산대수와 각종 품질관리 지표들을 적어 놓고 목표를 돌파하기 위해 전투적인 분위기가 지배하는 여느 공장과 달리 포르쉐의 공장엔 여유가 있었다. 나이 지긋한 근로자와 파릇한 20대 근로자가 함께 작업을 하는 공간. 근로자들은 서두르지 않는다. 천천히 느긋하게 주어진 임무를 꼼꼼히 해내고 있다. “스트레스를 주지 않게 천천히” 작업할 것을 요구하는 게 회사 방침이라는 설명이다. 근로자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여유 있게 작업을 하도록 하는 것이 품질 관리의 비결이라는 것. 근로자들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언제든지 작업 라인을 이탈할 수 있다. 이때 노란색 버튼을 잡아 당기면 언제든지 ‘점퍼’가 달려온다. 자리를 비우는 사이에 임시로 작업에 투입되는 인력이다.

오스트리아에서 온 가죽을 점검하고 가공하는 작업장. 들어온 가죽원단을 근로자가 컴퓨터 장비로 검사중이다. 대시보드, 도어, 커버링 등에 적용할 가죽을 가공하는 곳. 소 1마리 분량의 가죽이 통으로 올려지면 컴퓨터가 이를 스캔하고 작업자가 육안으로 불량한 곳을 체크한다. 이는 곧바로 컴퓨터에 입력되고 재단할 때 불량인 곳은 피해 재단이 이뤄진다. 3000바의 고압 물줄기가 가죽을 정밀하게 재단한다.

공장은 매시간 5분씩 휴식한다. 팀별로 날마다 공정을 옮겨가며 배치된다. 이를 통해 비상시에 다른 작업자가 투입되도 작업이 가능해진다. 조립중인 라인으로는 부품을 실은 트레이가 자동으로 움직이며 부품을 전달한다. 사람이 직접 움직이기도 한다. 밀크맨으로 불리는 사람이다. 매일 같은 코스를 움직이며 우유를 배달하는 밀크맨처럼 공장 안에서 늘 같은 동선으로 움직이며 부품 등을 전달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포르쉐 911은 도어를 먼저 조립한 뒤 시트가 조립된다. 작업 편의를 위해서는 시트를 조립한 다음에 도어를 붙이는 게 좋은데 그 반대다. 안내를 맡은 친구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911의 모든 모델이 각 옵션별로, 시장별로 혼류 생산된다. 매 작업 분량마다 작업해야 할 부품을 담은 트롤리에 작업 지시서가 있다. 포르쉐의 가장 큰 시장은 북미다. 33%가 이 지역으로 보내진다. 13%는 독일에서, 9%는 중국으로 각각 공급된다고.

부품 트롤리에는 작업 순서에 맞게 부품이 정돈된 채 근로자에게 전달된다. 작업자는 고민할 필요 없이 트롤리에 담겨있는 부품들을 조립하면 된다. 근로자는 이 차가 어느 시장으로 가는지, 어떤 옵션을 다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트롤리에 담겨있는 부품들을 차례로 조립하면 된다. 부품 공급 순서가 틀려 잘못된 작업이 이뤄지면 부품을 잘못 전달한 부품업체가 그 차를 사야 한다. 장난같지만 무서운 조항이다. 중요한 것은 그만큼 생산관리가 정확하게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자동화율을 자랑하는 요즘 추세와 달리 이 공장에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메인 어셈블리 라인에서 유일하게 로봇이 작업하는 곳은 윈드실드를 장착하는 과정이다. 로봇이 유리창을 집어들고 접착제를 바르로 보디에 장착하는 작업을 단 1대의 로봇이 하고 있었다. 생산라인을 타고 움직이는 많은 911 모델들. 대부분이 검정색과 은색이었다. 같은 차라도 빨간색이면 ‘수퍼카’ 그렇지 않으면 일상 생활에서 타고 다니는 ‘노멀카’라는 농담이 있다. 작업중에 오류가 발생하면 2단계로 대응이 이뤄진다. 레드코드와 블루코드. 레드코드는 해당 작업조만 라인을 스톱한다. 대응 역시 조 단위로 이뤄진다. 블루코드는 전체 작업 공정이 스톱된다.

엔진 공장은 지난 08년 11월부터 가동했다. 포르쉐의 모든 엔진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다만 디젤엔진은 아우디에서, V6 소형 엔진은 폭스바겐에서 각각 공급받는다. 생산된 모든 엔진은 콜드 테스트를 거친다. 연료를 주입하지 않고 전기로 엔진을 작동시켜 테스트를 하는 것. 필요한 대부분의 데이터들이 이 과정에서 확보된다. 1%는 핫 테스트를 거친다. 핫 테스트는 연료를 사용해 직접 엔진을 가동하는 테스트를 말한다.6000rpm을 30분 동안 유지하며 엔진을 최종 테스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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