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 뻗은 고속도로는 운전하기 편하다. 하지만 재미없는 길이다. 단조롭기 때문이다. 곧게 뻗은 직선로를 시속 100km 전후로 달리다 보면 속도감도 떨어진다. 몇 시간씩 운전하게 돼 피로하기도 하다. 길이 단조롭다보니 쉽게 졸린다. 지루하다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고속도로는 만만한 길이 아니다. 시속 100km가 별로 빠른 속도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초속으로 따지면 28m/s 에 해당한다. 눈 깜빡 하는 사이에 30m 가까이 달리는 속도가 시속 100km다. 시속 150km면 초속 140m다. 이런 속도로 달리면서 잠깐 졸기라도 하면 큰일이 난다.
고속도로 주행에서 가장 먼저 겪게 되는 과정은 진입. 인터체인지를 돌아 본선에 합류하기 직전, 도로 오른편으로 진입 구간을 만난다. 휴게소에서 빠져 나올 때도 마찬가지.
진입구간에서는 전력질주해야 한다. 고속도로 본선에서 빠르게 달리는 차들 사이로 끼어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짧은 구간에서 충분히 속도를 높여야 본선에서 달리는 차들과 나란히 달리며 합류할 수 있게 된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빠른 시간 안에 속도를 최대한 내는 게 중요하다. 만일 짧은 진입구간에서 속도를 충분히 높이지 못한 채 본선에 끼어들면 주행흐름에 방해가 돼 사고 위험이 커진다.
본선에 접어든 후에는 주행차선으로 규정 속도에 맞춰 달리면 된다. 규정속도와 주행 흐름에 맞춰 달려야 하는 데 빨리 달리지 않을 거라면 중앙 분리대와 가까운 추월차선은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
운전자들이 고민한 것 중의 하나가 규정속도와 주행흐름중 어느 것을 택해야 하는 가의 문제다. 시속 100~110km로 제한된 고속도로지만 대부분의 차들은 그 이상으로 달릴 때가 많다. 속도차이가 크지 않다면 조금 더 속도를 내며 흐름을 맞추는 게 좋다. 하지만 다른 차들이 너무 빠르게 달려 함께 흐름을 타기 어렵다면 바깥 쪽 차로로 규정속도를 준수하며 달리면 된다. 어떤 경우에도 자기가 운전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 속도를 내는 건 위험하다.
고속도로 주행할 때에는 가급적 큰 차 뒤는 피하는 게 좋다. 시야를 막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도로에 떨어진 돌이 대형트럭 타이어 사이에 끼어 튕기면 마치 총알처럼 뒤로 날아가기 때문에 위험하기도 하다. 차분하게 달리는 승용차를 골라 그 뒤를 따라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달리면 가장 좋다.
뒷차를 위한 배려도 필요하다. 앞에 위험한 상황이 보일 때에는 다가가서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지 말고 미리서부터 브레이크를 살짝 살짝 밟아 뒷차가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게 좋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당황스러울 때가 연료가 바닥났을 때다. 경고등이 들어왔는데 다음 휴게소 까지는 몇 십km가 남았다면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크게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연료 경고등이 들어왔다고 연료가 바로 바닥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경고등이 들어와도 수십km는 더 달릴 수 있다. 다만 불필요하게 연료를 낭비하지 않게 시속 80km전후로 정속주행하면 다음 휴게소까지 무리없이 갈 수 있다.
두 시간 이상 계속 운전하는 건 안 좋다. 가급적 한 시간 마다, 적어도 두 시간 마다 차에서 내려 몸을 쉬게 해야 한다. 특히 졸리면 바로 다음 휴게소에 들러 잠깐 자거나 가벼운 체조로 몸을 풀어주는 게 바람직한 일이다. 장거리 운전은 무엇보다 운전자의 컨디션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