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의 매력은 코너에 있다. 운전자의 능력이 중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쭉 뻗은 도로는 달리기엔 좋지만 별다른 운전능력을 요구하진 않는다. 그저 가속페달을 밟고 있으면 된다. 때문에 직선로에서는 차의 능력이 중요하다. 엔진 특성과 배기량, 서스펜션, 타이어 등에 따라 차의 움직임이 좌우된다.
코너에선 차의 능력보다는 운전자의 능력이 더 중요하게 빛을 발한다. 아무리 좋은 차를 타도 운전자가 코너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 차는 힘을 쓰지 못한다. 반대로 별로 시원치 않은 차라고 해도 운전자가 경험이 많고 수준 높은 드라이빙 테크닉을 가졌다면 어떤 코너도 날렵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
자동차 경기에서도 승부는 코너에서 판가름 난다. 직선로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코너에서는 운전자의 기량이 승부를 갈라놓기 일쑤다. 그래서 자동차 경기장에선 코너에 자리잡는 게 요령이기도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굽은 길을 잘 달릴 수 있을까. 코너링의 비결은 클리핑 포인트에 있다. 코너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클리핑 포인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클리핑 포인트란 굽은 길의 꼭지점에 해당한다. 코너를 진입할 때 바깥쪽으로 차를 붙였다가 클리핑 포인트에서 가장 안쪽을 지나면서 다시 바깥쪽으로 차를 움직이는 테크닉이다. 아웃-인-아웃 이라고 부르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아도 부드럽게 코너를 빠져나갈 수 있다. 코너지만 최대한 직선처럼 움직이는 게 비결이다.그러나 이 방법은 클리핑 포인트를 잘못 잡으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너무 일찍 혹은 너무 늦게 차를 안쪽으로 붙이면 핸들조작이 불안해지고 오히려 더 위험해진다.
아웃-인-아웃을 사용하면 차의 속도를 많이 줄이지 않고도 빠르게 코너를 달릴 수 있다. 때문에 제대로 하면 빠르고 안전하지만 자칫 실수하면 빠른 속도가 화를 부르기도 한다.
아웃-인-아웃 테크닉을 사용할 때 효과적인 것이 엔진 브레이크다. 엔진 브레이크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기어를 낮은 단수로 변속시켜 차의 속도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특히 기어변속을 통해 속도를 줄이면 엔진회전수는 높아진다. 이런 상태에서 차를 적극적으로 조작하면 빠르게 코너를 달릴 수 있다.
오른쪽으로 굽은코너를 예로 들면 코너에 진입하면서 차를 중앙선 쪽으로 붙인다. 이때 변속기 단수를 낮춰 엔진 회전수(rpm)를 높인다. 이 상태에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속도는 충분히 줄어든다. 엔진회전수를 3,000-4,000 이상으로 유지하며 클리핑 포인트에서 차를 가장 안쪽으로 붙인다. 그 다음엔 다시 중앙선 쪽으로 차를 빼면서 코너를 빠져나온다. 빠져나오는 길에 전방 시야가 확실하게 트이면 가속페달을 밟으며 속도를 높여도 된다.
이 방법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겐 인-인-인을 권한다. 코너에 진입하기 전에 속도를 충분히 줄인 다음에 길 가장자리를 따라 안쪽으로 차를 움직이며 최대한 안전하게 굽은 길을 달리는 것이다. 운전하는 재미, 속도감은 떨어지지만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코너를 달리는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시야를 확보하는 것이다. 최대한 멀리 보고 있어야 돌발상황에 빨리 대처할 수 있다. 특히 차가 코너를 도는 동안에는 A필러(앞 차창 좌우측 모서리)가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몸을 조금 움직이면서 시야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은 타이어가 도로를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한쪽 타이어가 도로를 벗어나면 도로 위 타이어와 벗어난 타이어의 노면 마찰계수다 달라 차체가 중심을 잃기 쉽다. 마치 빙판길을 달리는 것처럼 미끄러지기도 한다. 간혹 도로 바깥쪽이 움푹 페여있어 차가 뒤집힐 위험에 처하는 일도 있다. 때문에 코너를 돌아나갈 때도 네 타이어가 항상 도로를 벗어나지 않게 신경써야한다.
굽은 길에 모래가 뿌려져 있으면 매우 위험하니 속도를 충분히 줄여 달려야 한다. 비가 와 미끄러운 길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장 안전한 드라이빙 테크닉은 조금 답답해도 서행하는 것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