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3. 쌍용차, 최악인 지금이 가장 희망적인 시간쌍용자동차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대주주와 경영진, 노조의 불신과 대립은 결국 파국을 불러들였습니다. 쌍용차 사태는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정리되든 우리 사회와 자동차 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입니다. 중국과의 관계에도 적지않은 악영향을 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대로 상하이자동차는 쌍용차를 버리고 말았습니다. 단물만 빨아먹고 던져버린 셈입니다. 빼갔던, 이전받아갔던, 혹은 훔쳐갔던 쌍용차의 기술은 상당부분 상하이차로 빠져 나갔다고 봐야 합니다.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할 때 이는 예견됐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우려가 현실이 된 지금 상하이차에 대한 책임은 엄중하게 물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상하이차와 별개로 쌍용차는 독자생존의 길을 하루 빨리 찾아야 합니다. 당장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질지가 문제입니다. 법원이 쌍용차이 회생가능성을 인정하지 않고 법정관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파산’으로 가겠지요. 하지만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진다면 쌍용차는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합니다. 파산을 면한다면 벼랑 끝은 일단 벗어나는 셈이지요.

문제는 회생 가능성이 있는가입니다. 당장의 운전자금을 들여와 한두달 연명한다고 쌍용차가 재기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지금의 제품 라인업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쌍용차에 깊게 스며든 ‘중국’ 이미지도 큰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결국 중국 이미지를 하루빨리 걷어내고 제품 라인업을 손봐야 쌍용차 재기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입니다. 다행히 답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코란도’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Korean Can Do! 라는 슬로건에서 따온 이름이니 더욱 의미심장합니다. 코란도를 포기한 것은 쌍용차 최대의 실책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SUV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브랜드를 하루 아침에 죽여버린 것은 쌍용이 상하이차로 넘어간 뒤의 일입니다. 그 이름에 숨어있는 뜻이 상하이차에게는 거슬렸을까요? 액티언이라는 이름의 후속차를 내놓으면서 코란도라는 이름은 흔적없이 사라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되돌릴 수는 없었지요.

이제 코란도를 부활시킬 때입니다. 가능한한 빨리 코란도라는 이름을 부활시켜 쌍용차 부활의 상징으로 각인시켜야 합니다. 무쏘를 되살리는 방법도 나쁘지 않습니다. 액티언과 카이런이라는 국적불명의 이름을 떼어내고 코란도와 무쏘로 다시 출발하는 것입니다. 코란도를 사랑했던 많은 마니아들의 사랑과 후원을 얻어낸다면 불가능은 가능이 될 것입니다.

소규모 자동차 메이커의 생존은 결국 마니아들에게 달려있다고 봅니다. 포르쉐, 페라리 등 스포츠카는 물론 랜드로버나 미니 등의 브랜드들도 결국 그 차를 미칠 만큼 좋아하는 마니아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이미 사라졌겠지요. 코란도에 죽고 사는 많은 마니아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상당수는 아마도 코란도 부활 소식을 반길 것입니다. 충분히 쌍용차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무너진 판매망에 대한 보완도 필요합니다. 인터넷은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기아나 르노삼성처럼 기존 판매망이 탄탄한 메이커에서는 인터넷 판매가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지금의 쌍용이라면 기존 판매망과 인터넷 판매를 훌륭히 조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받아들여야 합니다. 상하이차의 책임을 탓하며 시간을 끌기엔 상황이 너무 급박하지요.

최악의 순간인 지금이 오히려 가장 희망적인 시간입니다. 쌍용차 발전엔 관심없었던 상하이차가 물러가고 재기의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문제들이 낱낱이 까발려졌기 때문이지요. 더 이상 나쁠 수 없는 지경입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낫겠지요. 그런 희망을 품고 쌍용차 부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