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1위 혼다의 여유, 긴장하는 닛산, 망신살 뻗은 미쓰비시, 관망하는 토요타.
급감하는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들의 처지가 제각각이다. 미국발 불경기의 확산에 더해 엔고문제로 고전을 면치못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살펴보면 각각의 처지에 따라 입장 차이가 크다. 한국 시장에 미리 진출해 확고한 터를 잡은 혼다, 비교적 경쟁력 있는 가격을 책정해 공격적으로 시장을 노크한 닛산, 비싸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고가정책을 택한 미쓰비시, 아직 한국 시장에 발을 담그지 않은 토요타. 한국 시장에서 일본산 4개 대중 브랜드들의 입장은 서로 엇갈린다.
먼저 혼다. 수입차 시장 부동의 1위 자리를 꿰차고 있는 브랜드다. 올들어 11월까지 1만1,000대 넘게 팔았다. 환율문제로 수익성이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시장 점유율 19.7%는 자랑할만한 기록이다. 어려운 시장에서 그나마 상대적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입장이다.
닛산은 선전중이다. 판매를 시작한 11월에 112대를 팔았다. 공격적으로 책정한 가격이 시장에 먹히며 무라노와 로그 모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상급 모델인 무라노가 잘팔리고 있어 닛산은 고무된 표정이다. 시장은 어렵지만 선전하고 있는 셈.
미쓰비시는 망신살이 뻗쳤다. 11월에 달랑 7대를 판 게 전부여서다. 판매 첫달인 10월에 53대를 팔았는데 11월에는 오히려 큰 폭으로 후퇴를 했다. 불경기가 깊어지고 있는데다 아직 전국 판매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너무 의외의 결과여서 미쓰비시측도 무척 당황해 하고 있다. 미쓰비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남아 있고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쓰비시가 어떻게 시장을 해쳐나갈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토요타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수입차 시장이 불안하고 일본 브랜드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을 보며 한국 시장 진출 시기를 늦게 잡은 것이 다행인 셈이다. 토요타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앞서 진출한 일본 브랜드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차의 시장 파괴력이 별로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산차와 본격적인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판매 성적표를 보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소비자들의 움직임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것. 일본 브랜드를 구매하는 고객들중 상당수는 국산차를 타던 소비자임을 지적하며 벌써 소비자들은 일본차로 갈아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