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자동차 판매가 트리플 약세로 돌아섰다. 전월 및 전년 동월, 1-11월 전년동기 대비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 자동차 시장의 불황이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5사가 각각 발표한 11월 내수판매 실적을 본지가 종합한 결과 11월 내수 판매대수는 7만4,217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의 10만2,039대보다 -27.3%, 한 달 전인 10월보다 -29.3%가 줄어든 실적이다. 올들어 11월까지 누적판매대수 역시 105만8,132대로 전년동기대비 -3.2%를 기록했다. 기아차만 유일하게 전년동월 및 전년동기대비 판매가 늘었을 뿐 나머지 전 메이커가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현대차3만5,902대를 팔았다. 현대차는 지난 10월은 물론 지난해 11월에도 5만대를 훌쩍 넘게 팔았지만 이번 달에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차종 판매가 마이너스인 가운데 전년동월대비로는 투싼이, 지난 10월과 비교하면 에쿠스와 베라쿠르즈가 각각 플러스 성적을 냈다. 판매조건을 파격적으로 완화시킨 결과 그나마 이정도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클릭 베르나 i30, 쏘나타 등은 11월까지 누계 실적이 전년도를 웃돌며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기아차2만6,145대를 팔아 유일하게 지난해 10월 실적을 넘긴 메이커가 됐다. 모닝이 쏘나타 실적을 앞질렀고 포르테, 쏘울, 로체 등 신차 3총사가 나란히 2,000대를 넘기며 이 회사의 판매를 이끌었다. 신차의 힘으로 시장의 부진을 넘는 모습이다. 하지만 기아차 역시 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리 좋은 것만도 아니다. 큰 인기를 끈 모닝을 제외하면 카니발과 모하비 정도가 10월보다 판매가 늘었을 뿐 전 모델이 뒷걸음질 쳤다. 시장불안이 계속되면 신차 효과를 계속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는 이유다. 신차판매가 벌써부터 탄력이 떨어진다는 것. 어쨌든 기아차는 전체적인 부진 가운데 유일하게 선전한 메이커가 되면서 11월 시장점유율을 35.2%로 끌어올렸다.

GM대우차5,000대를 넘기지 못했다. 4,537대를 팔았을 뿐이다. 전년동월대비 -56.9%, 전월대비 -45.9%, 1-11월 누계는 전년동기대비 -5.6를 각각 기록했다. 심각한 부진이다. 단 한 차종도 플러스 성장을 하지 못했다. 수요가 급감한데다 할부금융회사의 대출제한도 큰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10월에 출시해 비교적 호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라세티조차 227대 판매에 머무는 등 신차효과도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르노삼성차6001대를 팔았다. 한달전은 물론 일년전 실적에 턱없이 못미치는 성적이다. 11월까지 판매 누계는 9만2,780대, -12.7%의 성장률이다. SM7이 누적판매 실적에서 지난해보다 늘었고, SM3는 전월대비 플러스를 기록하며 체면을 지켰다.

쌍용차1,632대. 전년동월대비 -59.2%, 전월대비 -42.1%, 1-11월 판매 누계는 전년동기대비 -34.5%다. 전차종이 두 자리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판매 실적을 들여다보기 민망할정도로 부진한 모습이다. 차종별로 보면 -70% 이상을 기록하는 경우도 몇몇 나올 만큼 쌍용차의 판매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보인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