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수석들이 베르나 하이브리드를 탄다고 하네요. 모두 9명의 수석중 7명이 베르나 하이브리드, 1명이 경차 모닝을 타고 그랜저TG를 타는 수석도 한 명이 있다합니다. 한겨레신문이 청와대 수석들의 자동차 생활을 스케치한 기사를 보고 알았습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사회 지도층이 소형차를 타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연비도 절약하고 환경오염도 줄이는 일을 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말로는 작은 차를 타자하고 바람을 잡지만 정작 작은 차 타는 사람들은 돈 없고 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요. 그런 참에 권력의 핵심에 있는 청와대 수석들이 베르나나 모닝을 탄다니 눈이 번쩍 뜨입니다. 벌써 세달째 타고 다닌다니 참 잘한다 박수쳐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언제까지 작은 차를 타고 다닐지는 모를 일입니다. 작아서 불편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지방에 갈땐 대형 세단을 타고 다닌다합니다. 대충 타고 다니다가 세간의 관심이 시들해지면 슬그머니 대형차로 갈아탈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이들이 계속 작은 차를 타줬으면 합니다. 자동차가 신분의 상징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테니까요. 에쿠스를 타는 사람이 베르나를 타는 사람에게 깎듯하게 인사하는 모습도 그리 나쁜 풍경은 아니지요.
베르나나 모닝에 운전기사를 고용해 뒷좌석에 타고 다니는 게 우스꽝스럽기는 하지요. 그렇다고 자가 운전을 권하면 도로 큰 차를 타버릴 것 같아 우스꽝스러워도 그냥 작은 차타라고 박수치겠습니다. 이왕이면 현대기아차만 말고 GM대우의 마티즈나 젠트라도, 르노삼성의 SM3도 골고루 타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하이브리드카 보급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청와대 사람들이 현대차만 타면 괜한 오해를 살 수도 있어서 하는 말입니다.
청와대 사람뿐 아니라 더 많은 높은 사람들, 힘센 사람들이 작은 차를 탔으면 좋겠습니다. 마티즈를 타는 장관, 자가운전하는 국회의원, 자전거 타는 고위 공무원 등 다양한 그림이 펼쳐졌으면 합니다. 제발 시커먼 에쿠스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일년 후 어떤 모습일까요. 청와대 수석들이 그랜저와 에쿠스로 갈아타지는 않았기를 바람니다. 대신 더 많은 사람들이 작은 차를 타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더불어 맹형규 수석의 허리도 빨리 낫기를 기원해 봅니다. 베르나를 타다가 허리가 아파서 그랜저TG를 탄다고 하지요. 베르나와 허리 아픈 게 무슨 상관이고, 베르나 탈 때 아픈 허리가 그랜저 타면 조금 괜찮아 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맹 수석도 그랜저를 버리고 청와대 수석들의 소형차 대열에 다시 합류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