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완주는 우승으로!
기나긴 침묵으로 일관하던 국내 첫 수제 스포츠카 스피라가 데뷔 첫 완주를 우승으로 이끌어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12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08 GT마스터시리즈(이하 GTM)’ 6라운드에서 스피라(어울림모터스)는 포르쉐, 혼다S2000, BMW M3 등 쟁쟁한 외국산 스포츠카들을 제치고 데뷔 후 첫우승을 차지했다. 올 초 첫 출전하면서부터 관심을 모았던 스피라는 지독한 리타이어 징크스에 울어야 했다. 4전과 5전에서는 예선 1위로 폴포지션을 잡고도 완주하지 못해 아쉬움이 두 배로 컸다.
노장 박정용과 이승진으로 구성된 어울림모터스는 첫 완주와 첫 우승을 동시에 달성해 그간의 갈증을 해소함과 동시에 마지막 경기에서도 선전을 기대하게 했다. 또한 국산 수제차도 성능과 내구성에서 외국 명차와 겨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도 큰 수확이다.
스피라의 이번 우승엔 경기 규칙도 한몫 거들었다. GTM은 우승한 경주차에게 다음 경기 1분의 페널티를 주고 있다. 두 번 연속 우승하면 2분간 피트로 들어왔다 나가야 한다. 말이 2분이지 들어오고 나가는 시간까지 합치면 3분 정도의 시간을 손해보게 된다. 이 페널티에서 벗어나려면 4위 이하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경기 초반 선두에 나섰던 이레인팀의 포르쉐는 바로 2분 페널티 벽을 넘지 못하고 뒤로 쳐졌으나 무서운 뒷심으로 3위까지 치고 올랐다. 그러나 경기 후반 페널티를 의식하여 4위로 경기를 마쳤다. 마지막 경기에서 페널티 없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챔피언으로서의 자축파티를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GTM 마지막 경기인 시리즈 제7전은 다음달 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상역 dd@autodiary.kr
사진 오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