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마케팅 재미들렸나? 현대자동차가 에쿠스 후속으로 개발중인 ‘VI’를 6개월이나 앞서사전 마케팅에 나서 그 배경에 의문이쏠리고 있다.
현대차는 17일, VI의 옆 실루엣을 언론에 공개했다. VI의 출시 예정 시점은 내년 2월.현대차는 공식 신차 발표보다 무려 6개월이나 앞선 시점부터 이 차 알리기에 착수한 셈이다.앞 뒤 옆 모습의 실루엣, 실내 모습, 각 부분의 디테일한 모습 등을순차적으로 알리며 차례차례 차를 알리는 것이 사전 마케팅의 공식이다.현대 VI 역시 그 순서를 따라 내년2월까지 6개월간순차적으로 베일을벗을 것으로 보인다.차가 나올 시점에는 가격만남겨놓고 차의주요 정보는 사전 공개될 전망이다.
신차관련 정보는 공식발표 순간까지 최고의 보안 사항이다. 그래야 차에 대한 신비감이 커지고 그 신비감이 극대화 되는 시점에 발표하면큰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다루는 비중도 커진다. 경쟁사에서 대응할 시간적 여유도 줄일 수 있다. 때문에 각 메이커에서는 모든 신개 개발정보는 최고등급의 보안을 적용해 관리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이런 규칙이 깨지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그렇다. 신차 발표 시점이 가까워지면 차례차례 순차적으로 차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공개한다. 모하비가 그랬고, 로체 이노베이션이 그랬다. 포르테도, 쏘울도 그렇다. 제네시스 쿠페도 실내 모습이 미리 공개됐다. 현대기아차 뿐 아니다. 쌍용 W도 사전공개를 거쳤다. 사전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메이커가 앞장서서 알린 것이다. 왜 그럴까. 최고의 보안을 지켜야할 내용을 왜 메이커가 스스로 공개하는 것일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공개하는 것이 이익이기 때문이다. 넉넉히 시간을 두고 알리면 그만큼 많은 대기수요를 만들 수 있다. 이제 에쿠스 판매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체어맨을 사려는 사람들도 ‘현대VI’가 나오는 것을 보고 판단하려고 구매를 늦출 가능성이 높다. 대기수요는 초기 신차판매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기다렸던 사람들이 실제 차를 살 확률이 높아서다.
보안유지가 힘들다는 현실적 이유도 크다. 신차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관계하면서 관련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크다. 개발 막바지로 갈수록 더 그렇다. 사람들의 관심도 커지고 언론에서의 추적이 시작되면 공식 발표전까지 차의 모습을 감추기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개발과정에서 차가 이동하다가 사진이 찍히는 경우도 많았다. 되지도 않을 보안에 노력을 쏟느니 아예 전략적으로 차를 사전 공개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홍보효과도 크다. 적어도 신차관련 정보는 ‘소비자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이어서 각 언론에서 비중있게 다뤄진다. 메이커에서는 오히려 이를 이용해 사전 마케팅으로 홍보에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몇 단계에 걸쳐 차근차근 차를 사전 공개하면 많은 언론들이 이를전한다. 그만큼 홍보효과는 커지는 것이다.
몇차례 사전 공개를 시도했던 현대차는 이번엔 아예 6개월 전부터 ‘VI’띄우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옆 실루엣 공개는 그 첫 단계다. 앞으로 VI가정기적으로 언론에 ‘사전 노출’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VI는후륜구동 플랫폼을 적용한 럭셔리 세단으로 만든다. 에쿠스보다 길이 40mm, 너비 30mm, 높이 15mm 씩 늘려국내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길이x너비x높이160mmx 1,900mmx1,495mm)
차량통합제어시스템(VSM2, Vehicle Stability Management Ⅱ),프리세이프 시트벨트(PSB, Pre-Safe Seat Belt) 차선이탈감지시스템(LDWS, Lane Departure Warning System) 등이 적용된다.
내년 2월경 출시 예정인 ‘VI’는 3.8 람다(λ)엔진과 4.6 타우(τ)엔진이 장착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리무진 모델에는 3.8모델과 5.0 모델이 선보일 예정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