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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풀한 오픈드라이빙의 진수 BMW 650i 컨버터블

태양의 계절이다. 작열하는 태양을 머리에 이고 달려야 할 시간. 오늘의 주인공은 BMW 650i 컨버터블이다. 지붕을 열고 하늘을 배경삼아 달리는 낭만적인 차다. 하지만 이글거리는 태양은 부담스럽다.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하늘을 바라보며 BMW 650i컨버터블을 타고 달렸다.

BMW 650i컨버터블은 77년 첫선을 보였다. 89년에 단종됐고 다시 2004년에 시장에 나왔다. 부활해서 3년 남짓 사이에 7만5천대가 팔렸다. 대단한 실적이다. 틈새 차종인 컨버터블이 이 정도 팔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BMW의 전통인 키드니 그릴은 크롬으로 장식해 좀 더 세련된 모습으로 발전했다. 변했지만 전통은 여전하다. 키드니그릴과 함께 BMW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인 원형 헤드램프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헤드램프의 디자인은 눈썹 휘날리는 매서운 눈길같지만 그 안에 자리한 두 개의 원형 램프가 그것이다. 전통의 재해석. 헤드램프를 보며 든 생각이다. 헤드램프 위에 눈썹처럼 자리한 방향지시등에는 LED 램프가 적용됐다. LED가 앞에 사용되는 것은 드믄 경우다. LED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절감한다.

범퍼 아래로 에어댐이 사이드스커트를 지나 리어 스포일러와 리어 범퍼까지 이어지면서 차의 공력특성을 좋게 한다. 공기의 흐름을 잡아 차의 주행 안정성을 좋게 해주는 것이다. 보기에도 좋고, 성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앞부분 휠 하우스 주변 휀더가 볼륨감 있게 튀어나와 강한 인상을 만들고 있다. 보닛의 굴곡진 면 처리와 휠하우스의 볼륨감이 차의 성격을 짐작케 한다. 힘깨나 쓸 차임을 암시하는 부분들이다.

V6 엔진 커버는 인텔리전트 키와 같은 디자인이 적용됐다. 대형 키가 엔진룸에 자리한 것 같다.

인테리어는 짜임새 있고 충분히 고급스럽다. 아이보리색 가죽 시트의 환함, 고급 무늬목의 무게감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다. 운전석에 앉아 있으면 차에 안기는 기분이다. 계기판과 각종 스위치들은 운전석 중심으로 세팅됐다. 윈도 버튼도 운전자 방향으로 잔뜩 기울여 배치했다. 좌우로 충분히 넓어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여유있는 공간을 만끽할 수 있다. 4인승 컨버터블로 뒷좌석은 확실하게 좌우로 나눠졌다. 4개 좌석 모두가 독립된 공간을 확보했다. 뒷좌석은 좁다. 장거리 이동에는 이용하지 않는 게 좋겠다.

뒤에서 추돌 사고가 생길 때에는 헤드 레스트가 60mm앞쪽으로 순간적으로 전진해 머리와 헤드레스트의 간격을 줄여준다. 목뼈 부상을 최소화 해주는 것. 바로 액티브 헤드레스트다. 헤드레스트를 시트에서 분리할 수는 없다. 3 스포크 핸들은 손에 딱 맞는다. 굵직한 손맛이 다른 핸들과 다르다. 쥐는 맛도 좋거니와 이를 돌릴 때 차의 반응은 짜릿하기 까지 하다.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으로 핸들을 돌릴 때 약 1.8 회전에 그친다. 두 바퀴가 다 안돌아가는 것이다. 덕분에 스티어링 휠은 조금 움직이는 데 차는 크게 반응한다. 그만큼 민감하다. 이름하여 액티브 스티어링이다. 속도가 빠르면 조금 무뎌져서 운전하기 편하다. 속도에 따라 그때그때 다른 반응을 보인다. 재미있다. 검정색 소프트톱은 마치 야구모자를 쓴 듯 하다. 얽메이지 않고 적당히 자유스러운 편안한 모습이다.소프트톱은 전동식으로 여닫는다. 시속 30km 아래에서는 움직이는 중에도 톱을 열고 닫을 수 있다. 지붕이 열리거나 닫히는 동안에는 계속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한다. 버튼에서 손을 떼면 지붕도 움직이다가 멈춰버린다.

운전석에 앉으면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눈에 쏙 들어온다. 밝은 대낮인데도 보기 편하다. 표시되는 각도가 딱 운전석에만 맞춰져 있어 옆 좌석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한글 K내비게이션은 보기도 사용하기도 편하다. 독일에서 개발된 것으로 차와 완전히 일체화됐다. 차의 모든 주행 정보를 표시해준다. 럭셔리 세단이라며 내비게이션이 없거나, 조잡한 리모컨으로 작동시켜야 하는 다른 차의 내비게이션과는 확실히 다르다.

운전하다보면 운전을 하는 것인지 게임을 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변속기 때문이다. 시프트 레버도 게임기 조이스틱처럼 생긴데다 핸들에 달린 패들시프트까지 있어 손가락을 바삐 놀리다보면 게임에 빠져드는 기분이 든다. 변속 레버 아래에 있는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누르면 차는 민감해진다. 서스펜션이 하드해지고 차의 반응도 빨라진다. 알루미늄 서스펜션을 적용했고 런플랫 타이어를 달아 스페어 타이어가 필요없다. 펑크가 나도 달릴 수 있는 타이어다. 하지만 런플랫 타이어는 타이어 안에 쇠가 있어 무겁다. 게다가 그 무게가 서스펜션의 스프링 아래에 위치하고 있어 차에 주는 부담은 더 크다. 스페어타이어를 싣지 않지만 감량효과를 크게 기대해선 안되는 이유다. 펑크가 나면 원칙적으로는 폐기처분해야 하는 게 런플랫 타이어다. 물론 펑크가 나도 별다른 조치 없이 계속 달릴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앞서 언급한 부분들은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인 셈이다. 기술의 발전이 런플랫 타이어를 끊임없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4,820mm x 1855mm x 1373mm. 넓고 낮은 차체는 달리기에 딱 맞춘 체형이다. 엔진도 쇼트 스트로크 엔진이다. 엔진 실린더 내경보다 상사점 하사점 간 길이가 짧아 고속회전에 잘 맞는 엔진 형태다. 하지만 쇼트 스트로크 엔진은 엔진 면적을 넓게 차지해 많이 사용되는 형식은 아니다. 스포츠카중에도 상당수가 롱스트로크 엔진이거나 스퀘어 엔진을 적용한다. 쇼트 스트로크 엔진이니만큼 고회전, 고속주행에서 이 차의 참맛을 느낄 수 있겠다.

제로백 가속시간은 5.8초다. 빠르다. 최고속도는 시속 250km. D 드라이브에서 깊게 가속을 하면 탄력을 받기 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4.8리터의 367마력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수동 변속을 택하면 정반대다. 낮은 기어를 택하고 차를 확 밀어붙이면 확실하게 시프트 다운이 일어나면서 탱탱한 탄력을 보여준다. 가속을 하면 차는 무섭게 달려 나간다. 시트에 몸이 파묻히는 걸 경험할 수 있다. 367마력 50kg.m의 힘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필요한 속도를 내준다. 좀 빠르다 싶으면 어느새 시속 200km일 정도다. 단단한 하체는 빠르게 달리는 차체를 잘 받쳐준다. 와인딩 코스가 이어지는 길에서 쏠림이 덜하고 과속방지턱을 그냥 치고 달려도 흔들림이 부드럽다. 단단한 하체와 강한 엔진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시속 100km에서 rpm은 1800을 가르킨다. 레드존까지 몰아붙이면 수동모드에서도 자동변속이 일어난다. 수동모드로 놓고 1단부터 킥다운을 이어가면 1단 60, 2단 100, 3단 160km 부근에서 각각 변속이 일어난다.

BMW 세단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그중 하나는 짧은 방향지시등 조작 레버. 다른 차들에 비해 유난히 짧다. 스티어링 휠 주변부가 콤팩트하게 디자인돼서 좋기는 한데 손이 작은 사람은 레버가 조금만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는 변속레버의 변속 방향. 수동기능을 겸한 스텝 트로닉 자동변속기는 앞으로 밀면 시프트 다운, 뒤로 당기면 시프트 업이 된다. 다른 차들과는 정반대. 때문에 다른 차를 타다가 BMW로 갈아타면 처음에 헷갈리고 당황하게 된다. 물론 익숙해지는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진 않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가속할 때에 엔진 배기음이다. 가슴에 전해지는 진동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낮지만 힘있는 소리다. 때마침 내리는 비에 소프트톱을 닫았더니 지붕에서 울리는 빗소리가 낭만적이다. 지붕을 열고 달리는 맛이 제법 좋다. 사람을 구워버릴 것 같은 태양만 아니라면 좀 더 재미있는 드라이브가 될 터였다. 해질녁 해변이라면,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곳이라면 더 어울릴 것이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머플러를 휘날리며 컨버터블을 타고 달리던 한 여인이 죽은 것은 바로 휘날리던 머플러가 뒷바퀴에 감기며 목을 졸라버렸기 때문이었다. 세계적인 무용가 이사도라 던컨의 얘기다. 외부에 노출되는 만큼 안전에 그만큼 더 주의해야 하는 게 컨버터블이다.

오종훈의 單刀直入소프트톱은 아쉽다. 하드톱 컨버터블이 대세인데 여전히 소프트톱인게 좀 그렇다. 물론 소프트톱의 장점은 있다. 가볍고 접으면 부피도 적어 수납공간이 적어도 된다. 공간활용성이 좋은 것이지다. 하드톱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드톱이 주는 치밀함, 완성도 높은 외형, 고급스러움 등을 따라갈 수는 없다. 럭셔리 컨버터블이라면 이제는 하드톱이어야 하는 시대 아닐까. 가격과 연비도 그렇다 1억7,120만원. 비싼 가격이다. 아무리 럭셔리 컨버터블이라고는 하지만 이 가격에 고개를 끄덕일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연비도 그렇다. 리터당 7.3km를 간다지만 체감 연비는 훨씬 못미친다.

크기/중량

길이(mm)

4,820

너비(mm)

1,855

높이(mm)

1,373

휠베이스(mm)

2,780

트레드(mm)앞

1,558

트레드(mm)뒤

1,596

공차중량(kg)

1,900

보디형식

2도어 컨버터블

트렁크 용량

300~350

연료탱크 용량

70

승차정원

4

엔진

엔진형식

V형 8기통 DOHC 밸브트로닉

총배기량(cc)

4,799

최고출력(ps/rpm)

367/6,300

최고토크(kg.m/rpm)

50.0/3,400

최고속도(km/h)

250

보어(mm)

93.0

스트로크(mm)

88.3

압축비

10.5

100km가속(초)

5.8

사용연료

가솔린

표준연비(km/l)

7.3

변속기

변속기 종류

6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

굴림방식

FR

기어비

1단

4.17

2단

2.34

3단

1.52

4단

1.14

5단

0.87

6단

0.69

후진

3.40

최종감속비

3.46

섀시

서스펜션

더블 조인트 스프링 스트럿

알루미늄 인테그럴

브레이크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타이어

245/40R19

275/35R19

휠싸이즈

8.5J * 19

9J * 19

가격(만원)

17,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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