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자동차가 지난 5월 푸조 207SW를 출시했다.

컴팩트 CUV다. 풀어보면 작은 크기의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비클이라는 말이다. 푸조 207은 푸조 라인업에서 막내뻘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엔트리급이다.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수입차중 하나다. SW는 스테이션 왜건 스타일임을 말한다. 207GT, 207CC, 207RC와 함께 푸조의 207 라인업을 완성하는 모델이다. GT는 해치백, CC는 쿠페 컨버터블, RC는 고성능 버전이다. 작고 예쁜 새끼사자 푸조207 SW를 시승했다. 207중에선 크고 점잖은 모습

컴팩트한 크기다. 작은 차는 자고로 디자인이 예뻐야 한다. 작은 차가 무게를 잡으면 구형 베르나 처럼 어색한 모습이 되고 만다. 207에서 작고 앙증맞은 느낌이 CC라면 SW는 그보다는 조금 크고 점잖은 모습이다. 그래도 구석구석 올록볼록 조금은 과장된 디자인이 적용됐다. 헤드램프가 그렇고 D필러 부근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리어램프에는 LED 램프가 적용된 듯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무늬 뿐이다. 디자인으로 착시효과를 노렸다. 휠베이스는 다른 207 모델들과 같지만 전체 길이는 길어졌다. 길어진 만큼 실내 공간도 넓어졌다. 왜건 스타일인 만큼 기능적인 면을 고려한 것이다. 루프랙은 특이하다. 지붕에서 확연히 돌출돼 있어서 눈길을 잡아끈다. 대신 공기저항은 좀 받겠다. 소음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하지만 푸조는 공기저항을 덜 받는 디자인보다 보다 튀는 스타일을 택했다.

인테리어는 블랙 앤 브라운. 검정 대시보드에 갈색 가죽시트가 깔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검정색 일색인 것보다는 훨씬 분위기가 자유스럽다. 센터페시아는 간단하다. 글로브 박스, 센터페시아 윗부분 등 수납공간이 많다. 공간은 넓어서 좋다. 작은 차답지 않게 널찍한 공간은 다섯이 타고 좋을 정도다.

뒷좌석은 2대1로 접을 수 있다. 다 접으면 널찍한 트렁크 공간이 생긴다. 가장 넓을 때 428리터에 달한다. 바닥이 평평해 좋다. 시트를 접을 수 있어도 바닥이 평평하지 않으면 쓰임새가 제한적인데 이 차는 그렇지 않다. 뒷좌석을 접으면 골프백도 충분히 넣을 수 있겠다.

지붕을 보면 시원하다. 지붕 면적의 3분의 2정도를 유리로 덮은 것이다. 개방감이 말도 못한다. 별이 가득한 밤 하늘을 보거나,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는 맛은 다른 차에서 느끼기 힘들듯 하다. 넓은 글래스 루프는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1.6리터 120마력 가솔린 엔진, 마력당 무게비는 14.5kg

가속페달을 꾹 밟으면 차가 어쩔줄 몰라 당황하는 것 같다. 우왕좌왕 멈칫거리다가 겨우 힘을 내서 달려가는데,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든다. 엔진 소리는 한참 커졌는데 차는 탄력을 받지 못한다. 속도보다 소리가 빠르고, 체감속도가 실제속도를 추월한다. 1.6리터 엔진에 최고속도 120마력의 실체다.스티어링 휠 성능은 매우 만족스럽다. 가볍게 반응하는 것부터 마음에 든다. 출력이 부족하지만 스티어링 성능이 좋아 나름대로 운전하는 맛이 난다. ‘고출력에 무딘 스티어링 성능’보다는 ‘저출력에 예민한 스티어링’이 훨씬 낫다.

브레이크는 적당하다. 차체가 무거운 편이라 브레이크가 조금 밀릴 법도 하지만 정확하게 작동한다. 운전자의 신뢰를 받을만 하다.변속감은 때로 거칠고 때로 부드럽다. 운전자가 조작하는데로 반응한다. 거칠게 킥다운을 사용하면 변속반응도 거칠고 부드럽게 살살 움직이면 변속감도 부드럽다. 스노모드와 파워 버튼이 따로 있다. 하지만 좀 멀리 있어 불편하다. 수동기능을 겸한다는 자동변속기는 4단이다. 5단 자동변속기가 보편화된 요즘인데 아쉬운 부분이다. 6,000RPM에 이르면 자동변속이 일어난다. 수동모드에서는 자동변속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다. 수동모드에서도 자동변속을 좋아하는 이들도 많다.

소음은 실내로 파고드는 편이다. 엔진소리도 그렇고 바람소리도 꽤 들린다. 하지만 이 차의 위치와 성격을 보면 크게 탓할 것은 아니다. 배기량과 시장에서의 위치 등을 고려하면 이해 못할 바 아니다.

1.6리터 가솔린 엔진의 연비는 12.4KM/L. 엔진에 비해 무거운 차체임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편은 아니다. 하지만 고연비 차라고 할 수는 없다. 같은 푸조의 고급 모델 중에서도 디젤 엔진을 얹어 15KM/L를 넘기는 모델들이 있다. 물론 디젤이어서 가능한 것이기는 하지만 연비가 조금 더 좋았으면 한다.

이런저런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 차는 확실한 강점이 있는 차다. 작지만 큰 공간을 가진 기능적인 차라는 것이다.

오종훈의 單刀直入엔진이 아쉽다. BMW와 함께 개발했다는 신형 1.6리터 가솔린 엔진이 6000RPM에서 120마력의 힘을 낸다. 공차중량이 1737kg으로 마력당 무게비를 계산해보면 14.5kg에 달한다. 엔진 파워에 비해 차 무게가 너무 무겁다. 출력과 무게의 조화가 아쉽다. 속도에 비해 조금 오버하는 듯한 소리도 부담스럽다. 엔진이 조금만 더 좋아진다면 훨씬 좋은 차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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