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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에 속타는 현대차

현대차가 북미 시장에 하이브리드카를 내다 파는 것은 당분간 힘들 전망이다. 내년부터 하이브리드카를 만든다고는 하지만 LPG 엔진 기반의 하이브리드카를 만들기로 해서다. LPG 하이브리드카는 해외 시장에서는 실용성이 없다. 내수 시장에서만판매하는 하이브리드카를 만든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내년중 아벤떼 LPG 하이브리드카를 선보일 예정이다. LPG 기반의 하이브리드카는 전적으로 내수용 자동차다. 이 말은 곧 하이브리드 최대 시장인 미국시장을 당분간 포기한다는 의미다. 북미시장에서는 자동차 연료용으로 LPG 가스를 사용하는 예가 없다. 북미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카를 팔기 위해서는 휘발유 엔진 겸용 하이브리드카를 공급해야 한다. 하지만 현대차는 휘발유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연기했다. 쏘나타에 휘발유 엔진 하이브리드카를 만들 계획은 있지만 3~4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는 2010년 쏘나타 하이브리드카를 미국에 수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보다 1~2년 더 늦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때까지는 아반떼 기반의 LPG 하이브리드카만 만든 다는 것.

현재 수준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모터로만 구동 가능한 하이브리드카를 만들 수 있느냐다. 토요타가 주도하는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 엔진이 정지된 상태로 모터로만 차가 움직 일 수 있어야 최소한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이를 실현하기가 어렵다.

엔진이 구동하는 상태에서만 차가 움직일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 모터만으로는 구동할 수 없는, 한 단계 낮다는 것. 현대는 이 정도 수준에서만이라도 휘발유 하이브리드차를 만들 계획이었으나 현대차 미국법인이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토요타가 모터만으로도 구동 가능한 풀 하이브리드카를 앞세워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데, 이보다 한 단계 아래인 기술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현대차 남양연구소의 의견은 달랐다. 북미시장에서 팔 수 없다고 지금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중단한다면 현대차가 제대로 된 하이브리드카를 만들기는 요원하다는 것. 하이브리드카를 만들어야 한다면 지금 단계에서 가능한 모델을 우선 만들어야 한다는 게 연구소의 주장이었다. 그래야 관련 부품업체들과 함께 개발을 계속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하이브리드를 포기하느냐 아니면 장기적으로 보다 나은 하이브리드카를 만들기 위해 한 단계 낮은 수준이지만 지금 양산에 나서야 하느냐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LPG 기반의 하이브리드로 방향을 튼 것은 이 때문이다. 어차피 지금 단계에서 북미시장에 내다 팔 수 없다면 내수용으로라도 하이브리드카를 만들어 팔면서 관련 부품업체들을 독려하면서 다음 단계의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하이브리드카가 필요한 이유가 궁극적으로는 싼 비용으로 이동하는 것인데 LPG 엔진은 여기에 딱 맞는 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현대차는 결국 LPG 엔진을 기반으로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만들어 내수시장에서부터 내공을 쌓아나간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그 마저도 안심할 수는 없다. 내년에 내수시장 진출을 선언한 토요타가 대표적인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내수시장에 투입하면 그마저도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그룹 내부에서도 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벤떼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포르테에는 하이브리드카가 적용되지 않을 방침이기 때문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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