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스톡카 레이스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첫 테이프를 끊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대물(?)이었지만 용인에 적응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지난 22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펼쳐진 CJ 슈퍼레이스 제3전에서 메인 경기로 열린 슈퍼6000 클래스(일명 스톡카 레이스)는 6천cc 배기량과 525마력의 엔진, 최고시속 300km를 자랑하는 위용을 모두 보여주지 못한 채 아쉽게 끝났다. 동일한 조건하에 차량의 성능보다는 드라이버의 능력에 따라 승부를 가리는 레이스를 펼치겠다는 주최측의 의도와는 여러 가지로 어긋난 경기였다.
일단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직선 구간이 450m에 불과하다 보니 최고시속을 느끼기 어려웠다. 참가자들도 대부분 국내 최고의 선수들이지만 연습한번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고출력 레이싱카를 컨트롤하는 게 쉬워보이진 않았다. 다만 경기 전 경기장측에서 안전을 이유로 엔진출력을 100마력 정도 감소시켜 경기에 임하도록 한 것이 선수들의 초기 적응력을 높이게 한 듯했다. 오전에 비도 살짝 뿌렸고 첫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 완주에 성공한 것은 높이 사줄만한 내용이었다.
주최측이 홍보한 대로 스톡카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것이 앞으로 이 클래스의 흥행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기대했던 관객들이 기존 포뮬러만도 못한 스피드 및 경기내용을 보여준다면 실망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경기에서 소음에 대한 준비가 너무 미흡했다. 무조건 소리만 크다고 좋은게 아니라 관객을 흥분시키는 여운을 남길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스톡카 첫 경기에서는 3년 만에 돌아온 카레이스의 황제 김의수(CJ 레이싱)가 우승을 차지했으며 역시 오랜만에 컴백한 장순호(넥센 R스타즈)와 박정룡(어울림)이 2, 3위를 차지했다. 현대레이싱의 조항우 선수는 머신 트러블로 인해 체커기는 받았으나 완주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 팀 미남 드라이버 레크리스팀 밤바 타쿠 선수는 4위로 레이스를 마치며 다음 경기를 기대하게 했다.
홍일점인 CJ 레이싱 팀 강윤수 선수는 한류스타 류시원 선수와 함께 초반 차량트러블을 극복하고 첫 경기를 완주하며 가능성을 남겼다. 슈퍼6000 클래스의 초대 챔피언의 향방은 차량 세팅이 어느 정도 끝날 것으로 보이는 다음 4전 경기(8월 31일)를 지켜본 후에 점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슈퍼2000 클래스의 GM대우 레이싱팀은 60kg의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이재우 선수가 우승함으로써 개막 이후 3연속 우승을 이어갔다. 경기 전 뛰어난 차량 성능과 최고 드라이버의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60kg을 더 싣고 달려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3연속 우승이 가능할까 하는 우려감이 있었으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또다시 정상에 올라 시즌 전승 목표에 한발 더 다가갔다. GM대우의 또 다른 에이스 오일기는 차량 트러블로 입상을 하지 못했으나 오히려 다음 경기에서 핸디캡이 줄어 별 이변이 없는 한 GM대우팀의 개막 4연속 우승의 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GT클래스에서는 출장정지에서 풀린 Kixx PRKME팀의 박상무가, 국내 메이커들의 각축장이 된 슈퍼1600 경기에선 넥센,R스타즈의 김진표가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이상역 dd@autodiary.kr/ 사진 오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