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이어리

작아진 프리미엄 SUV 윈스톰 맥스

GM대우자동차가 윈스톰 맥스를 내놨다. 7인승 윈스톰을 더 고급스러운 5인승으로 만들었다. 크기는 작아졌는데 프리미엄급으로 더 고급스러워졌다. 흔치 않은 예지만 작은 차가 윗급인 경우는 있다. 볼보의 플래그십 SUV인 XC 90은 그 아래 급인 XC 70보다 작다.일반적인 인식으로는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맥스는 윈스톰보다 고급이다. 이름하여 프리미엄 컴팩트 SUV라는 설명이다.

GM대우가 윈스톰 맥스를 선보이고 남쪽 거제도로 기자들을 초청해 시승회를 열었다. 남쪽 하늘 아래서 시원한 바다와 마주하고 한 나절의 시승을 진행했다.

5인승인 윈스톰 맥스는 2003년부터 개발이 시작됐다. 윈스톰이 만들어질때부터 함께 개발된 것.

디자인스포츠 쿠페를 닮았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루프 라인이 뒤로 갈수록 밑으로 쳐지면서 쿠페라인을 그린다. 옆에서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고, 뒤에서 이 차를 봐도 지붕이 뒤로 쳐진 것을 알 게 된다. SUV에 쿠페 라인을 적용한 예는 전에도 있었다. 쌍용 액티언이 있고, BMX X6도 그렇다. 좀더 다이내믹하고, 멋이 있다. 뒷 좌석 머리 공간이 좁아진다는 게 쿠페를 닮은 SUV의 단점이다. 하지만 윈스톰 맥스의 뒷 공간은 그렇지 않다. 투톤으로 처리한 보디는 젊고 경쾌한 분위기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가 윈스톰의 그것과는 다르다. 분위기가 달라보이는 것은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라디에이터 그릴 절반은 크롬으로 덮어 버렸고, 그 아래 두 개의 라인이 자리했다. 그릴 한가운데 GM대우 앰블렘이 커다란 원 안에 자리했다. GM의 호주 자회사 홀덴이 떠오른다. 닮아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인테리어.가죽시트, 조금 큰 듯한 스티어링 휠, 깔끔한 마무리가 돋보였다. 시트는 편하게 운전자를 받아줬고, 적당히 높은 시트 포인트는 탁 트인 시야를 보장했다. 수납공간이 곳곳에 자리했고,대시보드의 질감이 조금 아쉽다. 오디오 조작 스위치도 다루기 쉽지 않다.

성능장맛비가 지나간 하늘은 깨끗했다. 윈스톰 맥스의 차창 너머보 보이는 거제도의 바다와 하늘은 서울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해안도로와 산악 오프로드를 누비며 마음껏 시승할 수 있었다.윈스톰 맥스는 조용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시속 120km는 물론 그 이상에서도 소음이 실내를 어지럽히는 일이 거의 없다. 소음이 잘 차단돼 운전석에서는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바람 소리, 노면소음, 타이어 소리, 엔진 소리 모두 잘 차단돼 편안하게 달릴 수 있었다. 차 바깥보다 차 안이 열배는 조용했다. 이같은 조용함은 부드러운 하체와 어울려 안정된 달리기 성능을 보였다. 승차감이 성능을 반발짝 앞선다고 할까.

150마력에 1.8톤의 무게, 제로백 12.1초가 이 차의 성능을 잘 말해준다. 빠르지 않다. 하지만 원하는 속도를 내는데 무리없다. 가속감은 더디다. 하지만 탄력을 받으면 꾸준히 속도를 높여 나간다. 더디지만 꾸준히 속도를 높이는 우직함이 돋보인다. 가속페달을 꾹 밟으면 달릴까 말까 주저하듯 멈칫 거리다가 가속을 시작한다. 샤프하고 날렵한 맛은 없지만 원하는 속도를 내는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서스펜션은 부드럽다. 조용한 실내와 부드러운 서스펜션은 매우 잘 어울려 실내의 승차감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준다.

디젤 SUV이지만 승차감은 가솔린 세단의 좋다. 부드럽지만 코너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꽤 험한 코너를 소리없이 돌아나간다. 타이어가 이를 악다물고 버티는 인상이다. 사륜구동의 특성에 타이어의 우수성이 더해져 부드러운 서스펜션을 보완한다. 차량 자세 제어장치인 ESC는 전자제어 기술의 종합이다. ABS, TCS, 긴급 상황시 제동력을 높여주는 HBA, 급경사로 속도제어장치인 DCS, 전복방지장치인 액티브 롤오버 프로텍션(ARP) 등이 적용돼 자동차의 모든 움직임을 리얼타임으로 조절한다. 전자제어의 종합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코너에서 과하게 차를 움직이면 ESC의 작동이 느껴진다. 미끌어질듯하다가 미끄러짐이 사라지고 안정을 되찾는 움직임이 재미있다. 브레이크를 밟지도 않았는데 타이어의 회전이 제어되는 것을 느낄 때에는 차가 스스로 운전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차의 사륜구동장치는 이른바 액티브 온 디멘드 4WD다. 일상주행에서는 완전하게 전륜구동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도로에 이상이 있거나 마찰력이 변하거나 오프로드에 들어서거나 하면 구동력 변환이 일어나 뒷바퀴로도 구동력이 전달된다. 100% 전륜구동이다가 앞뒤 구동력 배분이 50대50까지 변화한다. 물론 부변속기는 없다. 차가 알아서 자동으로 구동력을 조절한다. 운전자는 자잘한데 신경 쓰지않고 그냥 운전만 잘하면 된다.

조향성능은 조금 더 민감해졌다. 코너에서는 정확한 뉴트럴 특성을 보이고 반응 속도도 빠르다. 기어비를 조정해 윈스톰보다 조금 더 타이트한 조향성능을 보인다는 GM대우측 설명이다.

차 높이 유지장치도 기본장착됐다. 차에 실린 무게에 상관없이 차가 움직이면 2분 이내에 차 높이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 주행성능은 물론 헤드램프 조사각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마력당 무게비는 12.3kg. 좀 무거운 편이다. 가속감도 연비도 조금 아쉬운 이유다. 엔진 힘에 비해 조금 무거운 편인 것. 연비는 11.3km/l. 연비가 조금 더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오종훈의 單刀直入

가격이 걸린다. 고급형이 2,833만원, 최고급형은 2996만원. 컴팩트 SUV인데 가격이 무겁다. 적용된 옵션장치들을 일부 들어내는 한이 있어도 가격은 조금 가볍게 갔으면 좋겠다. GM대우측은 이 차의 경쟁차로 혼다 CR-V를 말하며 그보다 싸다고 하는데 이 말에 수긍할 소비자들이 얼마나 많을지는 의문이다. 센터 페시아의 정보 표기 방법도 불만이다. 센터 페시아 위에 자리한 모니터에 영어로 정보가 표시되고 날짜 표시도 영어식이다. 한국 시장에 파는 모델인데 성의가 없어 보인다. 글로벌 스탠다드도 좋지만 한국 사람이 한국땅에서 운전하는데 영어를 쓰고 살 수는 없는 일 아닌가.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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