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프로 자동차경주 대회인 ‘2008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 오는 20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제1전을 시작으로 2008시즌의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올 시즌 대한민국 최고의 스피드 제왕을 가리는 CJ슈퍼레이스는 이번 개막전을 시작으로 11월까지 8개월간 총 7전을 치른다. 올해도 역시 CJ가 대회 타이틀 스폰서, 한국타이어가 오피셜타이어로 참여하는 등 프로 레이스의 조건도 갖추고 있다.


올해 대회는 기존의 포뮬러 클래스가 빠지는 대신 슈퍼6000 클래스(스톡카)가 신설됐다. 클래스 명칭도 변경됐다. 배기량에 따라 투어링A 클래스는 슈퍼2000 클래스로, 투어링B 클래스는 슈퍼1600 클래스로 바뀌었다. 주최측에 따르면 일반 대중이 부르기에 더 친근감이 있는 명칭으로의 변화를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CJ슈퍼레이스가 국내를 대표하는 경주로 자리잡기엔 아직 부족한 2%가 있다. 우선 초기에 내세웠던 국내 모터스포츠 활성화 및 국제화와는 어울리지 않는 행보가 그것이다. 그동안 국내 모터스포츠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규정과 경기방식으로 많은 혜택을 누려왔다. 다시 말해 수입차의 참여가 어려운 구조였다. 당연히 국내 자동차 회사의 도움을 받는 몇몇 팀만 태평성대를 누리는 과정에서 국내 모터스포츠 기반은 거의 붕괴되었다.


결국 몇몇 독점 팀(?)들이 이끌던 KMRC 대회는 선수들의 대거 이탈로 사라지고 그 자리를 KGTC가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KMRC에 비해 후원사가 없던 KGTC는 그 힘이 약했고 그 자리에 CJ라는 우량 기업이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CJ 슈퍼레이스로 재탄생한다.


수퍼레이스가 많은 기대와 달리 실수를 한 부분은 포뮬러를 없애고 슈퍼6000 경기를 새로 만든 것이다. 2010년 영암에서 F1 개최를 위해 노력하는 입장에서 미래의 포뮬러 선수 육성에 참여해야 할 상황에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포뮬러 경기를 없앤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리고 대신 내세운 스톡카 경주도 지금까지의 고질적 문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지금껏 우리나라 경주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였다. 경주에 돈은 많이 들어가는데 보는 사람은 재미없다는 이야기다. 선수 및 팀은 비용이 적게 들고 보는 관중이 재미있는 경주를 만들어야 되지만 지금껏 주최자들은 그 중요한 민의를 배신해 왔다. KMRC가 4대밖에 안되는 GT 경주를 위해 클래스 통합전을 펼쳐 젊은 선수들을 들러리로 세우면서 젊은 선수 육성에 실패한 것이 대표적 실수의 예다.


스톡카 레이스도 참여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 문제는 여기서 우승을 하더라도 달리 진출한 외국 경기가 없다는 게 문제다. 국내를 대표해서 외국에 진출할 수 있는 구조가 되지 않고는 국제화란 명분이 공허한 구호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슈퍼6000 클래스는 스톡카란 별칭으로도 불리는데 오로지 자동차 경주만을 위하여 제작된 차량으로 6,000cc의 배기량과 500마력의 엔진, 최고시속 300Km를 자랑한다. 모든 참가차량의 조건을 동일하게 하여 차량의 성능보다는 드라이버의 능력에 따라 승부를 가리는 레이스다. 외형적인 조건으로는 지금껏 우리가 경험해왔던 경주차보다 월등히 우수하다. 그러나 그 차로 하는 시합이 과연 재미있을까는 의문이다.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경우 경주장 길이가 짧고 코너가 많아 성능이 기록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역시 예상한데로 처음 의욕적으로 시작한 스톡카 레이스는 시작부터 삐걱거리더니 급기야 1전에서 빠졌다. 이 상태로라면 스톡카가 독자적인 경기로 자리잡는 데 시간이 좀 걸릴 듯싶다.


그러나 역시 레이싱에는 3S가 있다. 스타가 있고 스피드가 있고 성적 흥분을 유발시키는 레이싱걸(?)이 있다. ‘한류스타’ 류시원을 보기위해 올해도 일본팬들이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 티켓을 대거 구입하는 것에서 그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한다. 올해도 많은 관중들이 레이서보다는 레이싱걸 앞에 장사진을 치면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댈 것이다. 그 관심이 선수도 경주차에도 함께 쏠리길 기대해보긴 하지만………..

현장에서 레이싱걸을 향해 셔터를 누르고 싶은 관중은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인터파크에서 예매하거나 현장에서 구매(일반 1만원, 학생 5천원)가 가능하다. 관람문의는 대회 공식 홈페이지(www.superrace.co.kr)를 참조하면 된다.


대회를 주관하는 케이지티씨알의 홍원의 대표는 “대중이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그러나 프로다운 박진감 넘치는 슈퍼레이스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역 dd@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