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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메이커엔 여성이 없다?

수입차엔 있고 국산차엔 없는 게 있다면 그게 뭘까요.

여성 임원이 그중 하나입니다. 현대 기아차는 물론, 지엠대우, 르노삼성 등 국산차 메이커에는 여성 임원이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거의 없거나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극소수입니다. 쌍용자동차 공동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란친송 부사장이 있기는 하지만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게다가 그녀는 중국 사람이지요.
그래서일까요. 국산차 업계 행사를 취재할 때에는 분위기가 칙칙합니다. 온통 짙은 무채색 양복을 입은 남성들뿐이니까요. 무대 위의 컴페니언 걸들을 제외하면 간혹 눈에 띄는 여성들은 임원들의 부인이거나, 취재 중인 기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수입차 업계는 분위기가 좀 다릅니다. 실무자에서부터 최고경영자까지 여성들이 두루 포진해 있습니다. 마케팅 책임자가 여성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여성 임원이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보니 일을 하는 데에도 남성과 차이를 느끼기 힘듭니다. 그냥 자동차 회사에서 중요한 일을 맡아 하는 임원일 뿐이지요. 일을 잘한다고 인정을 받았으니 지금 그 자리에 있는 것이겠지요. 적어도 여자라서 안된다는 문화가 아닌 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지요.

때마침 지엠대우차가 여성 마케팅에 나선다는 소식입니다. 여성 오피니언 리더들을 초청해 세미나를 열고, 제품 모니터링도 했다고 합니다. 여성이 차 구매 과정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고, 또 여성이 직접 운전하는 일도 많아 자동차 메이커들이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여성들을 의식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의도를 제대로 살리려면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엠대우뿐 아닙니다. 현대기아차도, 르노삼성차도 마찬가지입니다. 굳이 그 이유를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요. 남자가 미처 보지 못하는 부분을 여자가 챙길 수도 있을 것이고, 여자들이 원하는 것들을 잘 알아서 만들어낼 수도 있겠지요. 세상의 반은 남자고, 나머지 반은 여자입니다.

굳이 여성을 우대하거나 일부러 발탁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말고 일 잘하는 사람을 뽑아서 쓰면 자연스러운 남녀의 성비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지금과 같은 남자 일색의 중역회의는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지금껏 자동차 메이커에 여성임원이 없었다는 사실은 둘 중 하나입니다. 그 회사의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일을 못한다거나, 아니면 여성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지요. 빠른 시일 안에 국산차 메이커에 여성 임원이 탄생하기를 기다려봅니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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