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퍼가드는 캥거루 범퍼, 범퍼 프로텍터 등으로 부르는 차체보호장치다. 굳이 따지자면 범퍼가드는 모순이다. 범퍼라는 게 차체를 보호하는 완충장치로서 역할을 하는데 다시 그 범퍼를 보호하려고 가드를 추가하는 건 모순이다.
사실 범퍼가드는 멋으로 다는 경우가 많다. 험한 오프로드를 달릴 일이 거의 없어 보이는 차들도 범퍼가드로 한껏 멋을 내고 다니는 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시내에서만 달리는 차에 차체 보호를 위해 범퍼가드를 덧대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범퍼가드는 차체의 앞뒤를 감싸고 있으면서 장애물과의 충돌시에 그 충격을 완화시키면서 차체 손상을 막아주는 장치들이다. 따라서 범퍼와 마찬가지로 외부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해야 한다. 강성이 높은 재질은 피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정도 이상의 충격이 가해지면 범퍼가드 자체가 찌그러지면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
범퍼가드를 추가로 장착하면 차체의 길이가 늘어난다. 오버행도 길어진다. 이렇게 되면 경사가 심한 언덕이나 푹 패인 웅덩이 등을 지날 때 차의 앞 또는 뒤가 지면과 맞닿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접근각과 이탈각에서 손해를 봐 오프로드에서의 움직임이 오히려 불편해질 수 있다.
비슷한 소임을 하는 장치로 언더가드가 있다. 하체를 보호하기 위해 철판을 덧대는 것. 오프로드 랠리에 출전하는 경주차들은 차체 하부를 완전히 1장의 철판으로 덮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차체보호를 위해서다. 자동차의 하체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들이 노면에 노출된 채로 있다. 엔진, 트랜스미션은 물론 연료 탱크와 디퍼렌셜 기어박스 등이 노면에 돌출된 장애물에 파손되면 차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물론 왠만한 충격으로는 파손되지 않지만 일단 손상을 입게 되면 차는 꼼짝달싹 못한다.
언더가드는 대게 엔진룸 하부 만을 보호하게 일부만 덮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서스펜션의 로워암까지 덮어주는 풀가드도 사용된다. 험한 길을 가는 SUV에게는 언더가드가 매우 효과적이다. 다만 언더가드를 장착할 때에는 최저지상고가 낮아질 수 있고 접근각도에서 손해를 볼 수도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지붕이 없거나 혹은 없애버린 오픈탑에는 롤바가 있다. 차가 전복될 때 탑승객을 위한 안전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바를 장착해 놓은 것이다. 주로 센터필러에 설치하지만 리어필러에 추가로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두껍고 튼튼한 재질을 사용해야 하지만 너무 두꺼우면 실내 공간을 좁게하고 무거워 연비면에서도 좋지 않다. 대게 직경 50mm 이내의 롤바를 설치하면 무리가 없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