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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선한 눈매는 때로 날카롭게 빛을 발한다. 카메라를 잡고 피사체를 바라볼 때다. 오 환. 자동차 전문 사진작가다. 특히 그는 자동차 경주 사진에 강하다. 자동차 경기가 열리는 현장이라면 어디든 마다않고 달려간다. 현장에 가면 그를 만날 수 있다. 레이싱 현장에서 그는 ‘오 작가’로 통하지만 현장을 누비는 그는 여전히 ‘기자’ 이기도 하다. 그러기를 어느새 20년을 바라보고 있다.


89년부터 자동차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자동차 전문잡지에서 시작했다. 내로라하는 잡지를 두루 거쳤다. 다른 잡지들 보다 자동차 전문지에서는 사진의 중요성이 크다. 사람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모습을 제대로 찍어내는 게 열마디 말보다 중요할 때가 많다. 10년 가까이를 그렇게 잡지 사진을 찍으며 내공을 키웠다.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 험한 길을 마다않고 다니다 보니 사연도 많다. 갤로퍼를 타고 한겨울 산길을 운행하다가 깎아지른 절벽으로 미끄러지는 아찔한 순간을 겪기도 했다. 그 때 차는 겨우 10cm 차이로 바위에 걸려 멈췄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이다. 물 빠진 해변에서 촬영을 하다 빠져나오지 못해 한참을 애먹었던 기억도 새롭다. 비슷한 사연은 많다. 동네 경운기, 근처 공사장의 포크레인, 훈련중이던 군인들이 그때마다 그를 도와 위기에서 탈출하게 해 줬다.


그렇게 찍은 많은 사진들은 독자들에게서 많은 찬사를 받았다. 그의 사진을 보기 위해 잡지를 구독한다는 이들까지 생길 정도였다.


그는 92년 압구정 최갤러리에서 로드 임프레션이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다. 한국 최초의 자동차 사진전이었다. 98년과 99년에는 이년 연속 ‘스피드’를 주제로한 사진전을 열었다. 인사동 사진이 있는 마당에서였다. 2002년에는 ‘정지, 적막 그리고 차가움’을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고 같은 제목의 사진집을 냈다. 자동차 사진집으로는 역시 국내 최초다.


작가의 역량은 현장에서 쌓였다. 처음에 그랬듯이 지금도 그는 현장을 누빈다. 94년 자동차 경주의 꽃인 F1 경기를 일본에서 처음 취재했고, 98년에는 호주에서 열린 사브 9-5 런칭 이벤트를 사진에 담아 국내 16개 매체에 공급했다. 99년에는 영국 펨부리서킷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F3 타이어 테스트에 기록사진가로 참여했다. 모나코 GP, 백두산, 아시아퍼시픽 랠리, 르망, 말레이시아 등 그가 누빈 현장은 셀 수 없이 많다. 모두 자동차가 있는 현장이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그는 클릭 페스티벌 시리즈 공식 포토그래퍼로 참여하고 있다. KGTCR, 슈퍼레이스 등 국내에서 열리는 주여 자동차 경기의 오피셜 포토그래퍼도 맡고 있다. 대림자동차, 금호타이어 등과도 많은 작업을 함께 했다.


오랜 시간 사진을 찍었지만 주제는 늘 한결같다. 자동차다. 자동차와 자동차를 둘러싼 환경, 사람들, 경기 등이 그의 피사체다.


그는 한국에서 자동차 사진을 가장 잘 찍는 사람중 하나다. 자신이 그렇게 주장하는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인정한다. 그는 앞서서 나대는 성격이 아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조용히 입을 닫고 귀를 여는 스타일이다.


어떤 순간에서도 그는 명징한 이미지를 잡아낸다. 쉽게 놓쳐버리거나, 애써 주목하지 않는 순간도 그는 눈여겨 보고 카메라를 들이댄다. 작가의 관찰력은 보통 사람들의 그것과는 달라야 한다는 믿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의 사진 한장 한장은 오랜 경륜이 순간에 녹아내린 결정체다. 순간의 승부를 잡아채는 순발력과 사람의 마음까지 담아내는 따뜻함이 ‘오환 사진’의 매력이다.


자동차를 붙들고 사는 그의 인생이 매스컴의 눈에 띄지 않을 리가 없다. 동아일보, 한겨레 신문등에 그를 소개하는 기사가 나갔었다. MBC 라디오 변창립의 세상 속으로 이사람이 사는 세상에 출연했던 기억도 새롭다고.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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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환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