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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움이 돋보이는 토스카 L6 2.0 CDX

GM대우가 중형차 토스카를 다시 선보였다. 토스카 프리미엄 6. 내수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경쟁이 벌어지는 시장에 새 모습으로 다시 등장한 것이다. 토스카 L6 2.0 CDX를 시승했다.

개성이 강한 모습은 아니다. 중형세단의 숙명이다. 많은 사람들을 폭 넓게 만족시켜야 하는 게 중형차의 숙명. 개성보다는 무난함을 택해야 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부분이 있다. 헤드램프다. 유선형 디자인에 프로젝션 램프가 강한 인상을 남긴다. 뒷모습에서는 빨간 컬러가 눈길을 붙든다. 좌우의 컴비네이션 램프를 잇는 빨간색의 리어가니시가 리어디자인의 포인트다. 측면에서 차를 보면 뒤가 두껍고 앞이 얇다. 앞으로 기울어진 모습이다. 동적인 느낌을 주는 효과가 있다.

휠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플랜지 리스휠이다. 휠 끝부분에 자리한 둥근 테두리, 즉 플랜지가 없다. 17인치 휠이어도 플랜지 때문에 작아보이는데 플랜지를 없애면 더 크게 보인다. 플랜지에 고정하는 균형추는 휠 안쪽으로 숨어들었다. 보기에 더 좋다.

실내는 블랙톤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됐다. 운전자를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스티어링휠과 변속레버, 사이드 브레이크 핸들 등에 원목으로 고급스런 포인트를 줬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에 알루미늄 재질로 덧댄 것도 나름 깔끔하다. 깔끔하고 야무진 마무리다.

GM대우는 매그너스 L6로 중형차에 직렬6기통을 넣기 시작했다. 직렬 6기통 엔진은 실키6 라는 콘셉트로 조용하고 진동도 덜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직렬 6기통의 단점은 공간 배치다. 나란히 일렬로 줄지어선 6개의 실린더를 배치하려면 공간이 넓어야 한다. 때문에 직렬 6기통 엔진은 세로로 배치해는 게 일반적인데 GM대우는 이를 가로로 배치했다. 실린더 사이의 벽을 최소화하는 게 비결이다. 소음진동을 줄이고 공간 배치도 훌륭하게 처리했다.

엔진은 여성적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가늘게 올라가는 엔진소리가 듣기 좋다. 카운터 테너의 음색을 닮은 가늘고 높은 톤이다. 소리가 먼저 차를 끌고 가는 듯한 기분이다. 스티어링휠 반응은 약간의 시간차가 있다. 민감한 스티어링은 운전하는 맛은 좋지만 승객들을 피로하게 만들 수 있다. 편안한 승차감을 위해선 시간차가 있는 게 낫다.

엔진이 파워풀하게 밀어붙이는 느낌은 아니다. 그보다는 여유 있게 따라가는 편이다. 144마력에 1475kg. 마력당 무게비는 10kg를 넘긴다. 시속 120km를 넘기면서 바람 소리가 점증하기 시작한다. 시속 160km에서는 바람소리, 노면 소음 등으로 엔진 소리가 묻힌다.

6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럽게 차를 컨트롤한다. 수동 모드에서는 자동변속이 이뤄지지 않는다. 레드존인 6,500rpm까지 엔진 회전을 올려도 운전자가 변속하지 않으면 그대로 물고 있다. 수동모드에서 ‘변속은 운전자의 몫’이란 것이다. 운전자의 의지를 존중하겠다는 것. 다이내믹한 운전을 즐기는 이에겐 호감이 가는 대목이다. 편안한 운전을 원한다면 애초에 수동모드를 택하지 않을 터. 역시 수동모드에선 자동 변속이 이뤄지지 않는 게 맞다. 기어 단수를 6단 7단으로 무조건 늘리는 게 능사는 아니다. 투자대비 효과가 크지 않아서다. 5단 이상에서는 단수를 늘려도 운전자가 체감할 만큼 개선효과가 크지 않다. 4단에서 5단으로 갈 때 개선효과보다 5단에서 6단으로 갈 때의 개선효과는 확실히 작다.

서스펜션은 잔진동을 잘 걸러준다. 브레이크는 강하게 작동해도 부드러움 잃지 않는다. 대체적으로 부드럽고 편안한 특성을 보인다. 부드러운 주행감각, 안정된 승차감.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들을 두루 갖춘 차다.

1574만원부터 2662만원까지 하는 가격은 합리적이다. 경쟁력도 있다. 연비는 10.9km/l로 3등급에 해당한다.

고급화 되는 시장에서 중형차는 이미 가장 대중적인 차다. 과거 준중형이나 소형차 정도로 인식되는 추세다. 과거 한 두 차종에 불과하던 대형세단이 이제는 차고 넘치는 시대다. 상대적으로 중형차의 위치가 내려간 셈이다. GM대우에서는 사실상 대형세단이 없다. 스테이츠맨이 있기는 하지만 호주 GM 홀덴의 차로 수입차에 가깝다. 토스카 L6가 GM대우의 사실상 최고급 세단인 셈이다. GM대우 가문의 실질적인 맏형 노릇을 해야하는 토스카 L6의 선전을 기원한다.

오종훈의 單刀直入GM대우가 의욕적으로 만들었고 완성도도 높은 차다. 타보면 흠잡을 데가 거의 없을 정도다. 문제는 경쟁력이다. 경쟁차 대비 강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동급의 현대 쏘나타보다 파워 무게 연비 등에서 밀린다. 2.0도 2.5도 마찬가지다.직렬6기통 6단 자동변속기가 제대로 빛을 발하려면 파워나 연비면에서 어느 하나는경쟁차종보다 우월해야하지 않을까.조용하고 부드럽다는 것은일반 소비자들의 체감하거나 비교하기 쉽지 않은,다분히 주관적인 요소다.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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