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브랜드다. 맞짱 시리즈 네 번째로 모하비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3를 비교한 결과다. 모하비는 많은 부분에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3를 능가하는 면모를 보였다. 모하비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3에 비해 크지만 가볍고 힘과 연비도 좋다. 게다가 가격도 싸다. 기아의 고급 SUV 모하비의 첫발은 일단 성공적이라고 평가할만하다. 문제는 브랜드. 랜드로버라는 브랜드는 기아가 넘어서기에 매우 강한 상대임이 분명하다.랜드로버니까 비싸고 기아니까 싸다는 말은 곧 브랜드 가치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다.모하비가 싼 값이 아니라는말도 결국은 브랜드를 두고 하는 말이다.
모하비는 기아가 수입 SUV 등에 대응해 만든 야심작이다. 최고급 SUV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3는 ‘지프’와 더불어 SUV의 양대 산맥으로 일컬어지는 랜드로버의 기대주다. 특히 랜드로버는 럭셔리 SUV의 본가라는 점에서 기아자동차가 넘어서야할 상대이기도 하다. 제원표 상의 수치들을 기준으로 두 차의 우열을 비교해 본다.
▲크기 모하비가 45mm 길다. 실내 공간에 그만큼 여유가 있다. 키는 D3가 77mm더 크다. D3가 머리 윗 공간에 상대적으로 더 여유가 있다고 봐야한다. 너비는 동일하다. 눈여겨 봐야 할 것은 트레드. 같은 너비인데도 모하비의 트레드가 D3보다 훨씬 넓다. 같은 넓이에서 트레드가 넓으면 주행안정성이 높다. 대신 회전반경은 트레드가 짧은 게 유리하다. 좁은 공간에서 회전할 때 트레드가 넓으면 아무래도 불편해진다.
공차중량을 보면 랜드로버 D3가 450kg나 무겁다. 길이가 짧은데도 무게가 더 나가는 것은 다양한 편의장치와 추가 장치들 때문이라고 봐야한다. 모하비도 D3 못지 않은 첨단 장치들을 많이 장착하고 있지만 훨씬 무게가 덜 나가는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 성능두 차종 모두 V6 터보 디젤 엔진이다. 모하비가 배기량은 조금 더 높고, 출력은 훨씬 더 세다. 배기량 차이는 229cc에 불과하지만 엔진 최고출력의 차이는 60마력에 달한다. 모하비의 엔진 효율이 우수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고토크는 D3가 1900rpm에서, 모하비가 2,000 rpm에서 발생해 둘 다 실용적이라 할 수 있다. 역시 모하비가 조금 더 센 토크를 낸다. 이는 대부분 디젤엔진의 특징이다. 디젤엔진은 구조적 특성상 고회전에서보다는 중저속에서 강하다. 고유가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연비는 모하비가 단연 우세하다. D3는 8.8.km/ℓ인 반면 모하비는 10.8km/ℓ다. 모하비가 1리터로 2km를 더 간다. 연료를 가득 채워 80리터를 넣으면 160km를 더 가는 셈이다.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 가격랜드로버 D3는 7,060만원이다. 랜드로버 라인업에서 D3는 프리랜더 다음으로 저렴한 모델이다. 비싸다고 할 사람들이 많겠지만 랜드로버라는 브랜드를 보면 수긍할 수 있는 가격이라는 사람도 적지 않다. 바로 그런 이들이 이 차의 고객층이다. 모하비는 사륜구동모델이 3,940만~4,400만원이다. D3와 비교해서 저렴한 가격이다. 앞서 살펴본데로 성능, 효율면에서 확실한 우세를 보이면서 가격은 싸다는 건 큰 매리트다. 하지만 브랜드 가치를 감안해서 볼 때 ‘그래도 비싸다’는 생각을 가질 사람들도 있겠다. 이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모하비는 물론 기아의 미래가 결정된다. 실제로 두 차를 놓고 어느 차를 살지 고민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워낙 가격차가 크고,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도 달라서다. 하지만 정작 비교해 보면 이처럼 의외의 결과를 만나게 된다. 물론 이는 제원표 상의 수치들을 비교해서 얻은 결과다. 앞서 언급했던 브랜드 가치, 기술적 완성도, 차의 내구성 등을 감안해도 똑같은 결과가 나올지는 장담할 수 없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