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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 母기업 만도 되찾아

현대차ㆍKCC 등 汎 현대가 협력
선세이지 지분 72% 6515억에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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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품 기업인 만도가 8년 만에 한라그룹의 품으로 되돌아갔다.

이에 따라 현재 건설, 콘크리트, I&C 등 3개 계열사를 거느린 한라그룹은 덩치를 키울 수 있게 됐다.

한라건설은 21일 만도 대주주인 선세이지(JP모건, UBS캐피털 합작 투자사)에서 지분 72.4%를 6515억여 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라건설은 또 만도 임원이 보유하고 있는 9.7%(876억원)도 조만간 인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만도 지분인수가 완료되면 만도의 2대 주주인 한라건설(17.9%)과 한라건설 컨소시엄은 만도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한라건설 컨소시엄에는 KCC, 산업은행, 국민연금관리공단 사모펀드 등이 참여한다. 이 같은 인수금액은 미국 사모펀드인 KKR와 자동차 부품업체 TRW가 제시했던 1조1500억~1조2500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낮은 금액을 제시한 한라 측이 인수할 수 있었던 것은 범현대가의 끈끈한 인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항렬의 사촌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 간 협력 논의가 있었다”며 “외국계 사모펀드의 인수설이 떠오르자 현대가에서 1~2주 전부터 매각을 서둘러 결론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사모펀드에 매각되면 현대차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부품 공급처를 잃을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었다. 현대차는 물론 KCC까지 참여해 범현대가인 한라 측이 만도를 다시 품에 안을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특히 만도가 외국계 부품사에 넘어갈 경우 기술 유출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현대ㆍ기아차의 측면 지원 배경이 됐다.

이번 매각은 2년여 전부터 ‘매치박스(성냥갑)’라는 이름으로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이 맡아 진행해왔다.

한라그룹 계열사였던 만도는 1997년 그룹이 과도한 부채를 이기지 못해 부도를 내며 쓰러지자 1999년 분리 매각된 바 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인 고 정인영 회장이 설립한 한라그룹은 외환위기가 닥치기 전 한때 재계 12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삼호중공업 설립이 결정적 화근이었다. 무리한 조선업 투자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부도 처리됐다.

이번에 다시 한라그룹이 만도를 인수하게 됨에 따라 국부유출, 기술유출 논란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만도는 2006년 1조5822억원 매출에 828억원 순이익을 올린 자동차 부품 업체다. 특히 제동 및 조향장치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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